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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글을 보내드립니다

에세이레터 오픈 준비중!

by 삼십대 제철 일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줄곧 글을 쓰며 살았다. 글을 쓴다는 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양치하는 것처럼,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는 것처럼. 그저 쓰고 또 썼다.


열심히 할 생각도 없었다. 중학생 때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 소위 일진에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찍혀버렸는데, 한동안 쉽지 않은 시기를 보냈다. 아무도 나와 대화하거나 밥을 먹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되게 힘들진 않았다. 나는 둔한 애였던 것이다! 내 말에 대답이 돌아오지 않고, 어디에도 날 끼워주지 않고, 내내 혼자 있어도 나는 그저 이 상황이 궁금하고 낯설 뿐이었다.


'왜 이러는 거지?'


한동안은 그저 내 착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정도로 눈치가 없었다. 괴롭히는 것도 괴롭힘당하는 사람의 반응이 있어야 할 맛이 나는 건지, 내가 생각보다 시큰둥하자 일진들도 조금씩 흥미를 잃어갔다.


그렇다고 힘들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민망하고 외로웠다. 특히 중학생 때 급식실에서 밥을 혼자 먹는다는 건 거의 공개 처형이나 다름없었다. 그래, 나 공식 왕따.


혼밥은 꿈도 못 꾸었고(헉. 생각해 보니 나는 지금도 혼밥을 못한다), 용돈도 넉넉하지 않았다. 그래서 점심시간 전에 매점에서 과자를 하나 사둔 다음에 점심시간이 되면 친구들이 급식실로 뛰어갈 때, 나는 도서실로 향했다.


거기서 내내 책이나 봤다. '책이나 본다'라는 게 얼마나 귀한 취미인지는 나중에 알았다. 이 시기에 본 글들이 내 안에 쌓이고 쌓여서 나를 키웠다. 마음속에 둥둥 떠다니는 것들을 글로 응집시키고, 알 수 없는 감정들을 정의 내려주었다.


느끼는 바를 글로 표현할 줄 안다는 건, 자유로운 일이었다. 지금도 나는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면서 나를 표현하고 내 세상을 펼친다. 그것만큼 짜릿하고 즐거운 일이 있을까.


하지만 홀로 하려니 아득하다. 글을 써서 수상을 하거나 출간을 해본 경험도 있지만, 그럼에도 어쩐지 나는 아주 멀리서 외치기만 하는 사람 같았다.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건너편에 닿지 못하는.


더 많은 글을 자주 쓰면서 내 글을 읽어주는 이와 소통하고 싶고, 내 안에 꽁꽁 숨겨둔 여러 장르의 글을 공유하고 싶다. 독자가 있으면 지치지 않고 오래 쓸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준비해 온 건


에세이레터!


이미 많은 작가들이 에세이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스레터처럼 정해진 날짜에 이메일로 글을 보내주는 것인데, 주로 유명 작가들이 한다. 유명하지 않은 나는 SNS도 하지 않고, 실명을 쓸 생각도 없다.


하지만 재밌는 콘셉트로 성실히 글을 발행하면서 진심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갈 준비는 되었다. 과연 이런 내게도 구독자가 생길까. 두려움과 설렘을 담아 더 크게 소리쳐보려 한다. 제 이야기 좀 들어보실래요?


※ 에세이레터 공지 ※

오랫동안 준비해 온 에세이레터를 10월 16일(목) 오픈합니다.
1, 6일마다 소중한 독자분들에게 편지를 보내려 합니다.

마음속에 숨겨 두었던 이야기의 먼지를 털어
때 빼고 광 내서 정성스레 꾹꾹 눌러 담아 보내드리려 합니다.

매일 버티듯 일상을 살아가는 그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어른이 되어가는 중인 그들,
공감과 위로, 화해가 필요한 그들이
잠깐 쉬었다 가는 쉼터였으면 합니다.

에세이, 일기, 소설, 리뷰, 여행기 등 다양한 글을 보내드릴 거고요.
에세이레터의 제목, 콘셉트, 방향 등은 오픈과 동시에 공개하니
따뜻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래 링크로 닉네임과 이메일 주소를 적어주시면,
10월 16일부터 오전 7시 모닝 레터로 여러분 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찾아가겠습니다.

구독료는 *2개월 무료* 입니다.
이후에는 소정의 구독제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두 달간 편하게 읽어주신 뒤, 자유롭게 유료 구독 여부를 선택해 주시면 됩니다.

▼▼에세이레터 구독 신청▼▼
https://forms.gle/H4N1ZwEPEd4oyssq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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