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밀물 Aug 27. 2024

강의 노래

오늘의 시 1

강의 노래

은빛 물결 위에 서서

나는 이야기를 듣는다

물살이 속삭이는 이야기

강을 건넌 이들의

한숨과 웃음소리


진 초록 벚나무

짙고 검은 알알이

나의 뿌리는 깊이 내린다

이 땅은 내 것이 아니지만

그 품에 안겨

나도 자란다


이슬 맺힌 풀잎 향이

별들의 궤적보다

더 위대로울 때

어린아이처럼 신나

폴짝폴짝

강이 안아준다


별들은 고요히 지켜보고

고양이의 울음

밤을 가른다

작은 속삭임을

외로이 노래하는 나는

그저 지나가는 손님


어제의 그림자

오늘의 숨결

내일의 후회

시간의 물결 속에

나를 녹여

한 편의 시가 된다


다시 오지 않을

뜨거운 밤공기

차갑게 식어진 기억

이 순간에 녹아내린다

강은 나를 받아들이고

나는 강을 노래한다


끝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내 이야기도 흘러간다






----


책방을 동탄의

치동천 수변상가로 옮긴 지

벌써 석 달이 지났습니다.

치동천에서 만난 초록 자연은

한없이 작아지는 내게

늘 따뜻하게 속삭여 줍니다.

잘하고 있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