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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물 Sep 10. 2024

스물네 시간의 잠

오늘의 시 4



스물네 시간의 낮과 밤중에
손바닥 위 모래알처럼 흘러내리는 시간
산란한 마음을 깊은 잠에 용해시킨다

끝없는 하강 속에서
나는 비로소 나를 만난다
떨어지며 날아오르는 역설

달빛 아래 깊은 잠 속에서
매번 내쉬는 숨을 기억하라고
모든 세포에 속삭인다

이제 오직 낙하 그 자체
순간이 확장되고 생가슴 울리면
이것이 살아있음의 증거

청사진대로 살 테니 그만 헤매렴
매일 낙하하며 매일 비상하며
꿈결 같은 삶의 순간

애써 지울수록 더 커지고
붙잡으면 더 빠르게 사라지는
불안의 씨앗 대신 단단한 뿌리를 내린다

기다리지 않고 그저 존재하며
뭇별 가득한 밤하늘을 보려
완전한 깨어남으로 나는 잠든다




-------


 

"스물네 시간의 잠"이라는 이 시는 잠에 대한 제 개인적인 경험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잠을 줄여가며 일을 놓지 못했던 저는 잠이 곧 궁극의 목표이다라고  맘먹은 뒤로 요즘 푹 잘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때로는 깨어있는 순간들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고, 그럴 때마다 일상적인 걱정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스물네 시간의 낮과 밤중에 / 손바닥 위 모래알처럼 흘러내리는 시간"이라는 구절은 제가 하루 종일 느끼는 시간의 흐름과 그 안에서의 제 의식 상태를 표현한 것입니다. 때로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가도, 어떤 순간에는 한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지곤 했습니다.


달빛 아래 깊은 잠 속에서 / 매번 내쉬는 숨을 기억하라고 / 모든 세포에 속삭인다"
"끝없는 하강 속에서 / 나는 비로소 나를 만난다"는 구절은 잠을 청하는 밤뿐 아니라 낮의 명상이나 성찰의 순간에 경험한 것을 표현했습니다.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그 순간들은 마치 끝없는 하강 같았지만, 동시에 가장 본질적인 '나'를 만나는 경험이었습니다.

"청사진대로 살 테니 그만 헤매렴"이라는 구절은 이러한 깨어있음의 상태가 제 삶의 방향을 더 명확하게 해 주었다는 개인적인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걱정과 방황에서 벗어나, 제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따르겠다는 결심을 표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완전한 깨어남으로 나는 잠든다"라는 구절은 제가 이루고 싶은 경지,  즉 깨어있음과 잠듦의 구분이 없어지는 완전한 현재 인식의 상태를 표현했습니다. 쉽진 않겠지만 조금씩 나은 인간이 되려 노력해 봅니다

이 시는 제 일상의 경험, 꿈, 그리고 삶에 대한

여러 책들을 읽음으로써 얻은  확장된 사유와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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