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자영업자 _ 03
무려 1910년에 최초 출간되었다는 책 [불멸의 지혜]
이 책의 서문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경제적 자립, 더 나아가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실천서라고 적혀있다. 이론과 상상에 근거한 논문 같은 책이 아닌 실용적인 매뉴얼이 담긴 책이라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은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알려주지만 마음이 닫혀있는 사람이 읽으면 다소 뜬구름 같은 소리라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는다고 당장 부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자영업에 유의미한 솔루션이 담겨있지도 않다.
다만, 적어도 자영업에 임하는 '나'는 '나의 마음가짐'은 달라지게 만들어준다.
부에 닿은 사람들이면 모두 거쳐갔다는 생각과 행동을 돈 내는 일도 아니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따라 해보고 싶어 지기 때문이다.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그것을 받을 일치된 행위로 주파수를 맞춰 놓지 않으면 그 모든 매일의 기도와 생생한 생각들은 내게로 가장 빠른 노선이 아닌 일반적이거나 느린 속도로 오게 됩니다.
그러다 당신이 생각을 멈추고 그것이 내게 오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거나 믿지 않게 되는 날, 그 모든 것도 그 자리에 멈춰 나에게 올 길을 잃고 맙니다
결국 이 책의 핵심은 욕망을 고정하라는 것.
목표를 머릿속에 분명하게 그리고 있으라는 것.
자신이 얻고 싶은 삶과 부, 행복을 얻었다는 가장 낙관적인 내 안에서 솟아 나온 열정과 결심을 써두고 그것만을 생각하고 믿으며 그걸 향해 나아가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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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닐 때 길을 잃은 느낌이 1이었다면, 자영업을 하며 길을 잃은 느낌은 100이었다.
직장에서 나는 100명 중 1명의 일을 하면 되는데, 자영업을 하는 나는 100을 전부 내가 해내야 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사업의 절대적 규모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크지 않아 보이는 이 자영업을 위해 나의 많은 것(퇴직금.. 대출.. 시간.. 등등)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길이 안 보일 때의 두려움은 직장생활에서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자아실현을 고민하던 직장인에서 갑자기 삶, 생계 그런 것 자체를 고민하게 되었달까?
한 달에 나가는 고정비는 고정이었고, 그건 내가 어떤 수를 써서든 그 돈 이상을 벌어야 함을 의미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철학적인 고민은 사치였다.
직장을 다닐 땐 워라밸을 지키는 것이 제1원칙인양 스스로에게 많은 시간을 선물했는데, 자영업을 하다 보니 그럴 수가 없었다. 나의 라이프는 곧 매출 하락을 의미했기에.
시스템에 집착했지만 자영업을 시작한 지 반년이 지난 지금, 고백하자면 나는 시스템을 확립하는데 실패했다.
나 없어도 돌아가는 매장을 만드는 일을 실패했기에 내가 늘 매장에 상주해야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를 지키는 것은 실로 참 힘겨운 일이었다.
다만, 라이프를 거의 잃다시피 한 지금의 내가 잊지 않기 위해 되뇌는 한 가지는 지금 나의 하루하루는 이 일을 시작할 때의 내가 굉장히 원하던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매장을 갖기를, 나만의 사업을 하기를 직장 다니는 내내 그려왔고, 꿈꿔왔고, 이제야 그 기회 속에 들어와 있다는 걸 반복되는 나날들에 밀려 잊지 않으려고 매일 상기한다.
나의 매장에 나와 나만의 일을 한다는 것은 내 모든 시간이 내 선택 안에 존재함을 의미한다.
내가 선택한 일은 대체로 나에게 그렇게까지 최악일 수 없다. 내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건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보통 최악의 일은 개인의 선택 밖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갑자기 몸에 큰 병이 생겼다던지, 길을 가다 사고를 당했다던지 같은 그런 방식으로. 나의 예상범위 바깥에서 선택권 없이 닥쳐온다.
설령 퇴직금과 대출금을 잃어 빚쟁이가 된들, 그건 내 선택 안에서 일어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조금 여유로워진다.
물론 자영업이 망한다면 벌어질 일들을 감당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테지만, 그래도 이런 정신승리 같은 생각이 때로, 아니 대체로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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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돈이 된다는 말, 믿으면 실현된다는 말.
사실 그렇게 쓰인 책들을 볼 때마다 자주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된다. 믿기만 해서 될 것 같으면 세상 누가 저 하고 싶은걸 못 이루고 살았겠나 싶다.
하지만 막상 며칠만 해봐도 내 선택이 옳았다는 믿음, 나는 결국 잘 될 거고 잘 된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향해 열심히 오고 있다는 그 믿음을 지속하는 건 정말 정말 정말 어렵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그 믿음을 집어 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붙잡아두는 중이다.
나는 꼭 내가 그리는 모습의 내가 되고 싶으니까.
무엇을 하려 하든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과거 속에서 행동할 수는 없습니다. 과거를 마음에서 지워버리는 것, 그것이 이미 지나갔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으며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시간일 뿐, 이미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자영업을 하면서 원래는 하지 않았는데, 하게 되는 일 1위가 후회다.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가 없는 편인데, 돌이켜보면 그간의 삶에서 그럴만한 리스크를 짊어진 일이 없던 거였구나 싶다.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여기랑 거래를 했으면 어땠을까 같은 사소한 후회들을 하루에 적어도 세 개씩은 하는 것 같다. 이 일이 의미 없음을 알았지만 멈추기가 쉽지 않았는데, 위 문장처럼 지워버려야지.
지금만을 현실만을 살아야지 싶다.
하루하루는 성공한 날이거나 실패한 날 둘 중 하나입니다.
원하는 것을 얻은 하루는 성공한 날입니다.
성공하는 날이 매일매일이면 결코 부자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성공이라면 반드시 부자가 될 것이며 원하는 그 일이, 그것이 이뤄지게 될 것입니다.
하려던 것을 이루지 못한 하루는 실패입니다.
실패하는 날이 하루하루가 쌓이며 결코 부자가 될 수 없습니다. 원하는 것은 결코 내 인생에 도달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실패입니다. 그 결과는 삶 전체로 봤을 때 상상하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일 수 있습니다.
아주 따끔했다. 따끔한 말이었다.
하려던 것을 이루지 못한 하루는 실패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건, 내가 그만큼 실패한 나날들을 많이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루지 말자. 오늘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아서 실패하지 말자.
브런치에 글도 꾸준히 올려보자. 이런 기록이 있어야 나중의 내가 서른의 나는 어떤 생각 안에서 살았는지 기억할 수 있을 테니.
직업을 변경하든 변경하지 않든, 현재 종사하고 있는 사업과 활동에 전념하십시오.
이미 하는 사업을 건설적으로 활용하고 매일 하는 일상의 업무에 진심을 다하는 시간 속에 내가 원하는 사업으로 전환될 힘이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과 활동에 전념하라는 건, 1910년부터 적힌 진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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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생계비 대출이 증가하고, 고물가와 불황에 직격탄을 맞지 않은 업종이 없는 작금의 타이밍에 자영업에 종사 중인 현실을 가끔은 후회한다. 주로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다 싶을 때 그렇다.
하지만 몇 번을 되돌아가도 나는 같은 선택을 했을걸 알기에, 내가 한 선택이 내가 그린 꿈과 닿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다.
그런 길을 가는데 무척이나 도움이 되는 책이다.
두고두고 나를 의심하게 될 때마다, 내게 읽어주고 싶은 그런 책이다.
이렇게 [불멸의 지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