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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창범 Oct 04. 2023

5. 투자자한테 화내면 안 돼?

MZ사회생활기록부 > 예비창업자 노윤재편 (5)

7월 6일, On Air


<호수공원 철인삼종경기를 메타버스로?>

 

** 괄호 안은 소리 내서 읽지 말고 운영자만 보세요! 굳이 안 적어도 되지만 누구에게든 하소연을 하고 싶어서요... 

  

저는 호수공원의 바깥사람입니다. 프로젝트로 근처에 몇 달 파견을 나왔어요. 

(방송을 하는 시간은 제가 호수공원 벤치에 앉아 하루의 화를 삭이는 시간입니다.) 

그러다 몇 번 방송을 듣게 됐어요.

    

저는 에이젼시의 마케터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주로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해요. 메타버스를 아시려나요? 이 세계와 유사하지만 사람들이 바라는 요소들을 넣어 구현한 가상의 온라인 공간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주로 집에 머물던 그 암울한 시기에 오히려 훌쩍 커버린 사업이죠.

     

회사는 호수 중앙의 놀이공원을 운영하는 대기업, L사에서 프로젝트를 의뢰받았습니다. 

(사실 비딩을 거쳐야 하는데 대표님 수완으로 저희 회사가 프로젝트를 가져왔어요. 덕분에 견적이 턱없이 낮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인력보다 투입된 인력이 많이 부족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PM이자 마케터인 저, UI 기획자인 후배 한 명은 그래서 몇 달 전부터 L사의 본사에 파견을 나왔어요. (하루종일 이 일만 한다는 말이죠.)


메타버스의 구축은 크게 '공간 기획'과 '공간 디자인'을 진행하고 마지막으로 디자인된 배경과 오프젝트, 인터랙션 요소, 그리고 외부 콘텐츠 링크를 메타버스 공간에 적용하는 '공간 제작 단계'로 진행됩니다. 

(아, 좀 어렵나요? 그냥 그런 게 있구나 하고 넘어가시죠.)

     

지금 열심히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오래 하고 있어요. 늦여름에 오픈해야 하는데, 디자인, 개발할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데, 아직 기획도 끝나지 않았어요. 클라이언트의 요청사항이 데일리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녁을 먹고 야근을 하기 전 호수공원에서 화를 삭입니다.)




아, 프로젝트 내용을 설명드려야겠네요.      

놀이공원을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 L사는 오랫동안 이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유통을 중심으로 백만 가지 정도의 분야에 손을 대 대기업이 됐지만 결국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게임으로 대박을 친 T게임회사에 넘어갔어요. 그래도 브랜드는 강력해 'L'이라는 이름은 유지하고 있어요.) 


(주인이 바뀐 L사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곳엔 L사의 백화점도 있고 놀이공원도 있고 호텔도 있다 보니 교통 정체가 여간 심한 게 아니에요. 그래서 거액의 환경부담금을 턱 내놓았어요. 그리고 놀이공원이 자리 잡은 이곳 S호수에도 그들의 (‘마지못한) 선의’가 다다랐어요. 오랫동안 놀이공원이 자리 잡은 만큼 흐르지 않는 이 호수엔 오염물질도 많이 쌓였겠죠? L사는 호수 밑바닥까지 싹싹 긁어 청소를 하겠다고 공언을 했어요. 그리고 (나름대로 작업이 마무리지어졌다고 생각했는지 이제 자신들의 선의를 부각할 수 있는) 캠페인을 준비했지요. 

바로 S호수 철인삼종경기였습니다. 


뫼뷔우스 띠의 한쪽에서 달리고 마치면 나머지 한쪽에서 사이클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호수에서의 수영으로 마무리를! 결과적으로, ‘수영을 할 수 있을 만큼 호수가 깨끗해졌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었나 봐요. 그런데 캠페인의 파급효과를 동네도, 국내도 아닌 해외까지 널리 미치고 싶었는지 유사한 내용의 콘텐츠를 메타버스에 담아, 실시간으로, 오프라인 행사와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메타버스는 도통 진행이 되질 않았어요. 새로 오신 임원과 기존 L사의 임원 사이에 좀처럼 의견이 모아지질 않았습니다. 새 임원은 기존 임원이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모른다고 무시하고 기존 임원은 L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헤리티지를 잇기 위해서 자잘한 것들까지 과도한 신경을 쓰셨죠. 마치 오프라인 행사장을 준비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아직도 기획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본사의 압박을 받고 있어요. 개발자들은 일정이 더 미뤄지면 개발 못한다고 아우성이고 디자이너들은 왜 시안이 컨펌이 안 되는지, 벌써 몇 번째 시안인지 아냐며, 이건 조율을 하지 못하는 기획자 탓이라며 아우성입니다.)




* 하... 앞으로 할 얘기를 생각하니 이렇게 괄호에 속마음을 넣어 쓰다 보면 '듣는 사람들'에게는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그냥 읽어주세요. 어차피 그래도 될 상황입니다.


어제 실무자 회의에서는 제가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의사결정이 안 되면 메타버스는 만들 수 없다고 또박또박 얘기했죠. 클라이언트 김 부장님은 다 이해는 하지만 자기는 결정권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회의실을 나올 때 등 뒤로 우리 회사 대표님에게 전화하는 김 부장님의 통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곧 대표님 전화가 왔죠. 손해를 보더라도 디자이너와 개발자를 더 투입할 거니까 걱정 말고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달라구요.


후배와 저녁을 먹고 호수공원 벤치에 앉았습니다. 후배는 제 눈치를 보다가 요즘 프리다이빙을 배우고 있다고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후배가 뭔 죄겠어요. 그래도 제 기분 맞춰준다고 노력하는 걸 보니 괜히 미안했어요. 


그런데 후배는 갑자기 신발을 벗고 그 위에 주머니에서 꺼낸 물건들을 올려놓더니 저에게 한마디를 남기고 물에 풍덩 뛰어들었습니다.


"선배~ 스트레스는 수용성이래요!"


프리다이빙을 배웠다는 후배는 수영을 전혀 못하는 것처럼 물속에서 버둥거렸습니다. 제가 어버버 하고 있는 사이 호수공원을 달리던 몇 명의 남자들이 물에 뛰어들어 후배를 건져 올렸습니다.


후배는 한참을 앉아 흐느끼(는 척하?)고 있었습니다. 물에 들어갔던 한 남자가 자신은 C일보 기자라며 무슨 일인지 물었습니다. 후배는 여전히 흐느끼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신발 위에 있던, 접힌 쪽지를 가리켰습니다.


그 남자는 그 쪽지를 펴 내용을 쓱 읽더니 후배의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어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 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났어요.


'L사 여전한 갑질. 하청업체 직원 무리한 업무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호수공원에 뛰어들어!'


프로젝트는 중단됐고 저와 후배는 사표를 내고 회사를 나왔습니다.

후배의 행동은 딱히 문제화되진 않았습니다. 한참 L사가 회사 이미지를 관리하던 때였거든요. 그래서 이런 후속 기사로 마무리를 하며 조용히 합의가 됐습니다.


'호수공원에 뛰어들었던 하청업체 직원, 실은 철인삼종경기 출전을 위한 연습이었다?'


다음 달 말이면 이곳에서 철인삼종경기가 펼쳐지겠죠? 전 이 사연을 마지막으로 이곳을 떠납니다.

안녕히.  



* 윤재는 고민 끝에 이 사연을 소개했다. 이 호수공원과 관련되어 꽤 중요한 '사실'과 '맥락'이 담겨있는 스토리였기 때문이다. 물론 괄호 안의 내용은 얘기하지 않았고 후반부의 내용도 조금 생략했다. 


 하지만 이 선택이  L사가 동.말.스.를 주목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걸 윤재는 알지 못했다.



#멘토링


* 멘토링 :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특정한 사람에게 지도와 조언을 하면서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시키는 활동 <네이버 국어사전>

     

윤재는 정부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지원해 선정됐다. 국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프로그램이었다. 윤재와 같은 예비창업자를 포함해 전국에서 50여 개 팀이 선발됐다. 윤재는 OT 때 강당에 모인 50여 개 스타트업 사람들을 보며 왠지 주눅이 들었지만 고등학생 예비창업자의 당찬 발표를 보며 용기를 얻기도 했다.   


전담 멘토가 생겼고 종종 마케팅과 상품개발, 투자 등에 대한 공동 교육이 진행됐는데 윤재는 빠짐없이 참석했다. 지금은 하나라도 더 배워야 했다.     


최근에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대한 외부 강사의 교육이 있었다. 강사는 오랫동안 에이젼시에서 UX(사용자 경험)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데 UX의 핵심 과정인 서베이(고객 검증)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데도 유용하다는 걸 수 차례 경험하고 새로운 제품의 디자인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현재 소위 가장 잘 나가는 디자인 에이젼시를 이끌고 있었다.     


그리고 교육의 막바지, 각 업체들의 발표가 진행됐다. 매번 교육은 기업들이 그날 배운 포인트를 반영한 포맷에 자신의 사업을 적용, 작성해 발표한 뒤, 강사가 이를 평가함으로써 마무리된다.




한 여성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ESG 시대에 맞춰 각 기업의 탄소배출 현황을 실시간으로 측정, 이를 보여주는 대시보드와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었다. 그녀는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ESG시대가 도래한다는 말을 듣고 평소에도 환경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개발자를 섭외해 기술을 개발, 3년 만에 상용화 서비스를 내놓았다. 그리고 기업에 이를 서비스하고 구독료와 컨설팅 비용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게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하지만 3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고 ESG는 너무나 큰 트렌드였다. 그녀가 서비스를 론칭했을 때 이미 여러 서비스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에겐 진정성이 있었지만 자금이 부족했다. 돈냄새를 맡은 수완 좋은 사업가들은 이미 큰 투자를 받고 속도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만났다. 그런데 시장에 문제가 있었다. 대기업은 대체제가 있음을 내세워 가격을 낮추려 하고 중소기업은 심각성은 알지만 서비스를 도입할 만한 자금이 부족했다. 아니 ESG에 그만큼의 비용을 쓰려하지 않았다. 그렇게 두 타깃의 장단점을 명확히 알게 된 그녀는 결단이 필요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어느 쪽에 올인할지, 그게 현재 그녀의 고민이었다. 


그녀의 발표는 끝났다.  강사는 시종일관 손바닥으로 얼굴을 받치고 손가락들로 얼굴을 감싼 채 심각한 표정으로 발표를 듣다가 발표를 마치자마자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의 사업 내용과 고민을 잘 모르겠어요. 방금 발표한 걸 1분 안에 요약해 보세요.”     


그는 소위 ‘엘리베이터 피치’을 그녀에게 요구한 것이다. 엘리베이터 피치란 언제 어디서 심지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사업에 필요한 중요한 사람을 만났을 경우에도 반사적으로, 심지어 효과적으로 짧은 시간에 자신의 사업을 매력적이고 심플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발표법이다.      

그녀는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자세를 바로 하고 최대한 1분 안에 사업 내용을 요약해 설명했다.


“제가 고객이라면 안 삽니다.”     


강사는 시니컬하게 총평을 던졌다. 그리고 말을 이어나갔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녀도 그렇겠지만 윤재도 당황스러웠다. '정말 모른다는 건가?'     


“차별점이 뭔가요?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당신이 서 있는 곳이 탄소배출과 관련된 글로벌 콘퍼런스의 한 부스예요. 한 사람이 와서 당신의 서비스는 뭔지 물었어요. 3초 안에 답을 해야 합니다. 뭐라고 하겠어요?”

     

“탄소 배출량을 자동으로 측정해 보여주고 컨설팅을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그 사람은 갔어요. 뭐 옆 부스랑 똑같은 얘기네 하면서요. 자 다음 분 발표하세요!”

     

이전 교육에서도 멘토나 강사들은 수업의 마지막은 기업들의 발표로 마무리했다. 객관적이고 엄정한 피드백이 함께였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그녀는 '사업에 대한 조언'을 바랐고 강사는 '발표 형식'을 지적했다. 그것도 깨 부수겠다는 태도로.






언젠가부터 ‘경연’ 형식의 콘텐츠가 트렌드가 되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각종 경영 프로그램들에선 가수 지망생이든, 한때 잘 나갔던 뮤지션이든, 걸그룹, 보이그룹 멤버든, 경연이라는 '경쟁의 플랫폼'에서 평가를 받았다. 그들의 반대편에는 평가를 하는 '멘토'라는 존재가 있다. 멘토들도 물론 자신의 평가에 대한 정당성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하지만 꽤 많은 멘토들이 ‘무례한 모습’을 보인다. 그게 개성이라 생각한다. 플랫폼 안에서 멘토는 '갑'이기에 그럴 수 있다.


윤재는 이 현장에서 그런 기시감이 들었다. 차별점에 대한 지적은 수긍이 갔다. 하지만 그 차별점이 현실화되는 과정과 시간은 녹록지 않다. 처음엔 당연히 차별점을 정리하고 시작했겠지만 그게 실체화되는 과정에선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녀도 그런 시간을 보냈을 거고 예상치 못한 경쟁에 타깃을 명확히 해야 하는 시점으로 보였다. 이곳은 이미 성공한 스타트업이 오는 곳이 아니지 않나.

     

윤재는 씁쓸했다. 이런 과정에서 살아남아야 ‘사업’이라는 걸 할 수 있는 건가? 내가 하고 있는 건 저들의 관점에서 ‘사업’이라 할 수 있는 건가?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다녀오며 윤재는 그 대표에게 뭔가 위로의 말이라도 한마디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의실에 들어서 그녀를 발견한 순간 그런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자료를 바리바리 싸들고 자신에게 독설을 던졌던 강사 옆에 앉아 자신의 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이 생태계, 무섭다.'     


금세, 다음 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기계음이 예정된 시간에서 1초의 오차도 없이, 강의실에 울려 퍼졌다.




FAQ


* 윤재는 교육이 끝나고 잠시 담당 멘토를 만났다.


윤재 : 멘토님, 멘토링이 너무 살벌한 거 아니에요? 무슨 <스우파>나 <쇼미더머니>도 아니고.


멘토 : 그 강사님이 좀 그렇긴 해요. 그런데 그게 또 그분을 섭외하는 이유기도 하죠. 

일반적인 스타트업은 대표가 금수저가 아닌 이상, 투자유치가 필요한데 투자자(엔젤 투자자, AC, VC의 심사역 등)들은 판단이 빨라요. 투자를 받으려는 기업 대표는 발표, 그리고 질문에 답변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우리는 그 모의고사를 제공한다고 보면 됩니다. 윤재 씨도 이 생태계에 들어왔으면 이 생태계에서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해요. 

문제와 그 해결책, 시장, 경쟁상황과 차별점, 비즈니스 모델, 시장 진입 전략, 로드맵 등등을 아주 심플하게 정리해 누가 물어도 바로 대답할 수 있도록요.  


윤재 : 화는 나도,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거죠? 아까와 같은 상황에서도.


멘토 : 음... 그냥 일종의 이 생태계에서의 언어라고 생각하는 게 어떨까요? 냉정하게 말해 결국 더 간절한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할 듯해요. 사업 잘 키워서 투자자들이 윤재 씨의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경쟁할 그날까지는 '투자를 간절히 받으려는 이의 언어'로, 파이팅입니다!



다음 이야기


사업계획서를 쓸 때,


“요새 저렴하게 적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들이 많아서 그 정도의 기능은 2,000만 원이면 충분해요~ 내가 개발이나 솔루션 선택은 도와줄게요. 알바비나 잘 챙겨 줘요!”


라 자신 있게 말했던 동준은 소리소문 없이 입대해 버렸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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