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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칠이칠 Feb 27. 2023

떠난다 했을 때

고마움과 감사함 그리고 미안함을 품에 안고

퇴사 의사를 비춘 건 12월 초, 퇴사를 한 건 12월 말.

거의 한 달 사이에 퇴사가 이루어졌다.

마침 업무 조정으로 인수인계를 하던 시기에 이뤄진 퇴사였기에 비교적 무리 없이 빠르게 진행됐던 것 같다.


퇴사 이야기를 꺼내기 전 과연 어떤 반응일지가 궁금했다.

4년에 가까운 시간을 한 회사에서 보냈었고, 그 회사는 나의 첫 회사였기 때문에.

처음이었던 만큼 노력을 하지 않은 시간이 없었고, 열심이 아닌 시간은 없었다고 

스스로 여길 수 있는 시간이 가득 찼던 나의 첫 회사였기 때문에.


그렇게 퇴사 의사를 비추었을 때의 반응은 '너를 잡을 순 없다'는 반응이 가장 컸었다.

이전에도 조금씩 회사 이외와 이후의 일과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팀장님도 그랬고,

단순히 회사의 대표와 직원 사이보다는 더 가까운 이런저런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대표님도 그랬다.


"네가 열심히 했던 건 인정, 하지만 널 붙잡을 순 없다"

"지금 붙잡아 회사에 남는 것보다 그 시기에 네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는 게 앞으로의 인생에 더 큰 변화와 도움을 줄 거다. 그게 외국에서 살고 싶다고 하는 것인 게 좋다. 대신 그곳에선 지금과는 다른, 한국에서의 너와는 다른 모습으로 시간을 보내고 와라"


이 말을 듣기 전까진 '한 번을 안 붙잡네? 그래도 한 번쯤은 붙잡을 줄 알았는데...'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이 말을 듣곤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감사함이 가득 찼다.


누구보다도 어쩌면 나보다도 나를 잘 알기에 해줄 수 있는 말과 반응.

단순하게 직원 하나가 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날 생각해서 해주는 조언과 말들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한국에서의 너와는 다른 모습으로 시간을 보내고 와라"

"지금의 너라면 하지 않을 것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그것을 하나씩 해봐라"


이 말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로운 시간을 갖는 것으로 여행을 좋아하게 되었고 조금 더 긴 그 시간을 만끽하고 경험해 보기를 꿈꾼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단순히 여행보다는 조금 더 긴 시간을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의 나라면 하지 않을 것들을 그곳에선 시도와 도전해 보는 시간을 보내리라'


그렇게 나의 첫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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