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까지 끌고 온 필요 없는 이삿짐을 후회하며 버리기 시작한 게 계기였다. 생각보다 훨씬 홀가분했다. 이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어서 관련 책을 사 보며 미니멀 라이프에 입문했다.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고 줄이자 가장 먼저 공간이 달라졌다. 물건으로 가득했던 방 안에 숨통이 트였고 시원한 바람과 따사로운 햇볕이 내려앉았다. 정리에 재미를 붙인 이후부터는 꾸준히 비움을 실천했다. 수백 개의 물건이 집 밖으로 나갔다. 동시에 가장 부피가 큰 물건이자 지출이 컸던 옷을 돌아보았다. 1년 간 옷 쇼핑 내역을 기록한 후 분석했다. 각성 끝에 다음 해부터 한 해 개수를 정해 실천하는 계획 소비를 목표로 삼았다. 절제의 성취감은 다른 분야까지 도전하게 했다.
물건을 가지는 소유 소비 대신 경험 리스트가 쌓이는 경험 소비가 점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정말 사고 싶은 소수의 물건만 사고 대부분 경험 소비에 투자하는 방식이 좋아졌다. 소비의 방향은 시간구성과 만나는 사람을 결정한다.
미니멀 라이프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 지향하는 삶의 양식이 또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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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까?',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은 무엇일까?'를 찬찬히 고민하는 시간을 거쳤다.
1. 집안 물건을 만족하는 수준까지 줄일 것.
2. 소유 소비보다는 경험 소비를 늘린다.
3. 삶의 투자 방향을 정해 그 분야만큼은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
4. 취향과 안목을 키워 원하는 삶의 그림에 가까워지자.
크게 네 가지였다. 아직 어느 것도 완벽하진 않지만 내가 정한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리라 확신한다. 이 지향점이 앞으로 크게 달라지거나 휘청거리진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최소한의 물건만 가진 극단적인 미니멀리스트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갖고 싶은 물건이 주기적으로 생기기 때문이다. 추억의 물건도 소중히 여기는 편이다. 가진 물건의 개수를 줄이는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일상의 질을 높여가고 싶다.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기로 마음먹은 날부터 이 길에 들어선 일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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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식으로 정착된 모든 것을 유지하련다. 신중히 물건을 사는 것,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일상, 좋아하는 일을 더 좋아할 수 있도록 집중하기. 결국 미니멀 라이프는 나로 향하는 길과 맞닿아 있었다.
몇 년의 시간 동안 어느 시기보다 나와 마주한 시간이많았다. 정리에서 시작된 작은 일상의 변화는 인생에서 소중하게 남겨야 할 것을 명료하게 일러주었다.
앞으로도 스스로가 마음에 드는 삶을 살아내고 싶다. 물건, 공간, 시간, 사람을 아끼며 삶을 디자인할 것이다. 기분 좋은 일상을 위하여, 좋아하는 일을 행복하게 해내는 사람으로 나날이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