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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완짹슨 Nov 10. 2024

'대만式' 중국어, 들어보셨나요?

번체를 사용하는 대만의 중국어.

이제 더 이상 '대만(臺灣)과 태국(泰國)'을 헷갈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러나 대만이 중국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혼동이 많은 듯하다.  

https://brunch.co.kr/@kingka840625/119

대만어와 중국어에 대한 차이점은 위 글을 읽어보면 좋을 듯하며, 오늘은 '대만이 모국어로 사용하는 중국어'도 대만式, 다시 말해서 대만 스타일의 중국어는 무엇이 다른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간체와 번체의 차이 :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지만 들을 때마다 헷갈리는 이 차이점도 전달하고자 한다.


※ 간체(簡體)를 사용하는 중국  / 번체(繁體)를 사용하는 대만

학창 시절 서예를 배웠거나 학교에서 한문 수업에 집중을 했다면? 어렴풋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다만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나도 그중 한 명) 일 것이다. 하지만 대만에서 자리 잡고 살아가야 하는 나에게 이 2개를 구분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했다. 왜냐하면..


대만에서 간체를 사용하면 '중국에서 왔냐?'
라는 질문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좌측은 '번체', 우측은 '간체'로 구분되는데 '한(漢, 汉)'은 구분을 하지만 '자(字)'의  경우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차이점을 알아두면 좋은 이유

물론 중국어를 할 줄 아는 것만으로도 이방인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만, 현지에서 긴 시간 함께하기 위해서는 간체보다는 번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중국이 아니라 대만이라면 말이다. 아무래도 메신저나 SNS으로 대화를 할 때 간체를 못 알아보는 대만 친구들도 있기도 하고 나만 간체를 사용하면 알게 모르게 이질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잠시 머무는 여행객과 달리 대만에서 터를 잡고 살거나, 대만 회사와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면 번체를 알고 사용하는 것이 '이질감보다는 동질성'을 주면서 한결 더 가까워지기 좋은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로마 기호'를 사용하는 중국의 간체 and '주음부호'를 사용하는 대만의 번체

자, 그렇다면 이쯤 생기는 궁금증이 있을 수 있는데 바로 휴대폰으로 중국어를 어떻게 입력하냐?이다. 

(중화권에서 해외살이를 한다면, 영어 외에도 중국어 자판 사용법을 아는 것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 중국, 타자 원리 (한어병음 : 漢語拼音)

일반적으로 노트북이나 휴대폰 모두 한글과 영어 타자기가 기본값일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음과 모음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어도 자음, 모음이 있냐? 그건 아니다. 하지만 그 원리는 비슷한데 바로 한글이 자음과 모음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처럼 중국어도 발음 기호로 글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알파벳을 입력하면 그에 해당하는 모든 중국어가 나타나며, 그중 원하는 글자를 선택하는 식이다>

WO SHI SHANG BAN ZU : 이를 그대로 발음하면 '워 쓰 쌍빤주'라고 읽는다. 중국어 글자가 워낙 많고 그 글자를 타자기에 다 담을 수가 없으니, 로마 기호로 그에 맞는 글자들을 찾아서 입력하는 방식이다. 


※ 대만, 중국어 타자의 원리 (주음부호 : 注音符號)

<대만식 '주음부호'를 입력하면 글자가 완성되는 형태이다>

쉽게 생각해서 중국에서 한어병음이라는 로마체를, 번체는 사용하는 대만의 주음부호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구매 한 휴대폰으로도 해당 언어 설정이 가능하니 궁금하다면 직접 시도해 보기를 바란다)


아주 쉽게 생각해서 '중국 사람들은 간단한 걸 좋아해서 간체 사용, 대만 사람들은 번잡한 걸 좋아해서 번체 사용' (물론 실제로 그런 게 아니라, 나의 구분법이라는 것! 을 명심해 두길 바란다) 정도로 이해를 하면 좋을 듯하다. 



대만에서 살아갈 것이라면

처음에는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이 다른 나라의 언어이고 그 체계이다. 특히나 익숙한 알파벳이 아닌 이상 더욱더 앞이 캄캄하게 느껴지겠지만 결국 하면 다 되는 게 언어이다. 나 또한 그 과정을 지나 온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왕이면 대만에서 주음부호로 중국어를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그 이유에는 현지인들이 좋아하고 신기해한다. 


뻔한 이야기겠지만, 그들과 한 걸음씩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도. 그들 시선에서 외국인이 이것도 할 줄 알아?라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이기 때문에 꽤나 특별하게 다가갈 수 있다. 


더 나아가 기본적인 대만어의 경우 단어 몇 개 정도만 외우고 있어도 어색한 첫 만남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요령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번체를 공부하면 간체는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번체를 쉽게 쓰도록 만든 것이 간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체를 익힌 상태에서 번체를 익히는 것은 상당히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서 처음 공부할 때 어렵게 배워두는 것이 좋음을 말해주고 싶다. 


묘하게 다른 발음의 차이

아참, 글자만 다른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사투리처럼 중국 본토 사람들의 중국어와 대만 사람들의 중국어도 살짝 어감이 다른데 처음에는 구분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묘하게 그 다른 점이 귀에 들려온다.

대만에 거주한 지 1년쯤 지났을까? 나는 그 차이점을 이렇게 정의 내리기로 하였다. 중국어인데 목소리가
크면 중국인이고, 일본 사람처럼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중국어면 대만인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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