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슈를 묻는 문항이 등장할 때면 어렵다기 보단 무엇을 작성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 평소 시사에 관심이 많고 적고를 떠나 주제의 적합성을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우선 당연한 이야기부터 하자면, 정치와 종교 내용은 절대 안 된다. 이건 의견을 넘어 신념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종이나 성별갈등처럼 논란이 되는 사항은 피하자. 면접관도 사람이기 때문에 갈등에 민감하다.
그밖에 어떠한 소재든 모두 가능하다. 우리가 쓰는 건 시사 논평이 아니라, 자소서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소개할 수 있다면 어떠한 주제든 활용할 수 있다.
주제가 너무 심오하지 않아도 된다. 애초에 심오한 주제들은 아직까지도 해결 방안이 없거나 사회적 합의가 어려운 문제들이다. 평소 깊게 관심을 가진 내용이 아니라면 내용만 어설퍼진다.
또한 회사와 관련된 주제가 아니어도 된다. 산업 동향이나 미래 전략들을 열심히 찾아서 작성하는 경우가 있는데, 관심사가 일치한다고 해서 가산점을 받는 문항이 아니다.
이 문항에서 보는 것은 논리적 사고와 판단력, 인성과 가치관의 영역이다. 평소 관심 있던 주제, 전공에서 깊게 고민한 내용이 기업의 산업군과 일치한다면 잘 어필할 수 있을 뿐이지, 꼭 일치하지 않아도 된다.
의외로 재밌게 읽었던 뉴스기사나 사회적으로 겪었던 일화를 담는 것도 좋다. 이런 내용들은 진지하고 지루한 자기소개서, 면접에서 탈출할 수 있는 분위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좋은 예시로 마라탕이 있다. [ 최근 몇 년 사이, 마라탕 가게가 골목 상권에도 많이 보일 정도로 확산되었습니다. 포털사이트의 데이터를 조사해 보면 치킨과 비슷한 검색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치킨보다 검색량이 많기도 했는데, 외식의 절대강자인 치킨을 따라잡을 수 있던 이유는 커스터마이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서론부터가 흥미롭다. 길을 지나가다 우연히 본 마라탕 가게가 떠오르기도 하며, 정확한 통계 데이터를 가져올 수도 있다. 또한 치킨과 비교하면서 정말 그 정도로 인기 있는지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아낸다.
[ 마라탕 말고도 치킨의 검색량을 뛰어넘은 식품들은 많았습니다. 탕후루를 비롯하여 최근에는 두바이 초콜릿까지 식품 트렌드는 빠르게 변합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유행뿐이었으며, 유일하게 살아남은 식품은 마라탕뿐입니다. 다른 식품과의 차이는 커스터마이징입니다. 고정된 맛이 아니라 소비자가 좋아하는 재료들을 골라 담고, 소스 또한 직접 조합하여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이 내용을 B2C 기업의 자소서와 엮으면 어떨까? 소비자들의 다양한 개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제품의 다각화, 변화를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흥미롭게 여길 것이다. 주류, 라면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과거에는 대표 제품 하나가 독보적으로 높은 매출을 유지했지만 요즘은 프리미엄라인부터 보급형까지 정말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의 반응까지 검증하면서 마라탕처럼 높은 성과를 달성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회 트렌드를 활용한다면 자신만의 시각을 유감없이 드러낼 수 있다. 다만 유의할 것이 있다. 그저 무엇이 트렌드였다는 식으로 작성만 한다면, 자기를 소개하는 자소서의 의미가 퇴색된다.
예시에서 중요한 한 문장을 꼽으라면 '마라탕의 확산 이유는 커스터마이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이다. 자신의 견해를 반드시 드러내야 하며, 이 견해에 명확하고 논리적 근거(데이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