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역량으로 소통을 가장 많이 언급한다. 아마 주장하기가 가장 쉬워서 그럴 것이다. 어떤 경험을 해왔든 일단 대화를 한 기억이 있다면 모조리 소통으로 취급한다. 정말 큰 오산이다. 모든 대화를 소통으로 칭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소통을 역량이라 말할 수 없다. 편의점에서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결제와 관련된 대화를 한다.
많은 지원자들이 조별과제에서 팀원 간 불화가 있을 때 소통능력으로 해결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해결했는지 구체적으로 담지 못하는데, 실제로는 술 한 잔 마신 게 전부인 상황이 대부분이라 그렇다. 그건 역량이 아니다. 사람이 밥을 먹는 게 당연한 것처럼, 사람이기 때문에 공동체/사회생활을 하면 자연스레 대화를 하는 것일 뿐이다.
역량으로 표현할 수 있는 소통은 갈등 포인트를 찾아서 해결하는 설득 영역에 가깝다. 불화가 있었다면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듣는 게 아니라, 불화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논리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혹은 당사자들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어야 한다. 얽혀 있던 실타래를 마구 풀어헤치는 게 아니라, 어디가 꼬여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정확하게 한 올 한 올 풀어간 내용만이 소통이라 할 수 있다.
명확한 근거 사례가 있더라도 나는 되도록 소통을 언급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신입사원이든 경력직이든 이미 기존 시스템 안에 새롭게 들어가는 입장이므로, 누군가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신입사원 지원자라면 갈등 포인트를 찾는 건 고사하고, 자신이 선배들에게 대화라도 쉽게 건넬 수 있는 성향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소통은 인성 측면에서 다루는 역량이다. 그런데 인성 측면으로 다룰 수 있는 강점이 너무나도 많다. 책임감, 성실함, 협동심, 끈기, 도전정신, 능동성, 탐구정신 등 자신 한 명에게 한정하여 쉽게 풀어낼 수 있는 소재가 많은데 굳이 주장하기 어렵고 난해한 소통을 사용해야 할까. 만약 소통을 역량을 활용하고 싶다면 선배라는 딜러를 위해 한 몸 사라지 않는 최고의 서포터가 되겠다는 방향으로 다루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