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 허실(虛實)

by 미루

손자병법 제6편 허실(虛實)

나의 강점과 상대의 약점에 따라 진형과 기세를 물과 같이 변화무쌍하게 전개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승리를 이끌어 낸다.



끊임없이 변화하라

한번 전쟁에서 승리한 방법은 다시 사용하면 안 된다. 무궁한 형세의 변화를 끝없이 응용하여야 한다. 군대의 형세는 물의 형상을 닮아야 한다. 물의 형세는 고지대를 피해 아래로 흘러간다. 군대의 형세도 적의 견실한 곳을 피하고 적의 허점을 공격해야 한다. 물이 지형의 생긴 원인에 의해 제어가 되듯이 군대 또한 적의 상항에 따라 승리의 방법을 통제하여 변화시켜야 하다. 그러므로 항상 군대의 형세도 변해야 한다. 물은 항상 일정한 형세가 없다. 적이 변화하는 원인에 따라 나를 변화시켜서 승리를 쟁취하는 자를 가리켜 귀신같은 군대라고 이른다.

故其戰勝不復, 而應形於無窮.夫兵形象水, 水之形避高而趨下, 兵之形, 避實而擊虛, 水因地而制流 兵應敵而制勝. 故兵無常勢, 水無常形, 能因敵變化而取勝者, 謂之神.


전쟁을 할 때에는 물과 같이 유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상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거기에 맞게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것이다. 병법의 기본은 나를 만들고 강점을 길러 철저히 방어를 하며, 동시에 적을 약화시키고 약점을 찾아 신속하게 공략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전설이 되는 것이다.

16세기 스페인에는 아르마다(Spanish Armada)라고 불리는 무적함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 강력한 함대의 명성은 30년밖에 가지 못했다. 무적함대가 당시 해상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성공방식은 갈고리를 이용하여 배를 붙이고 다리를 통해 넘어가서 싸우는 백병전 방식이었다. 그들의 전투력은 당시 세계 최강이었다. 무적함대에 역부족이었던 당시 영국 해군은 전쟁의 승리를 위해 대포라는 신무기에 초점을 두고 이를 경량화 개량하고, 배의 속도를 높이는 기술 연구에 몰두하였다. 그 결과 해상 전투는 접근전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양상이 바뀌었다. 과거의 성공방식인 접근전에만 주력했던 무적함대는 그 명성을 영국군의 날쌘 대포 앞에서 한순간에 넘겨주고 말았다.

회사 조직에서는 꼰대들이 '내가 예전에 해봤는데 안됐어'라며 젊은 이들의 의견을 교묘히 묵살한다. 그때는 안되게 했기 때문에 안된 것이고, 지금은 되게 하면 될 수 있을 것이다. 외부에서 저명한 컨설턴트, 학자가 조직 내부로 들어와서, 큰 역할을 못하는 것은 조직의 외부와 내부에서 일하는 방식을 다르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한다는 것만이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세상 만물은 시간이 지나면 변하니, 과거의 성공 방식을 경계하고, 끊임없이 새로워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하라

적의 진형은 드러나게 하고 아군의 진형은 안 보이게 한다. 즉, 아군의 역량은 전부 한 곳으로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적병은 분산될 수밖에 없게 한다. 아군은 전부 한 곳으로 집중하고 적군은 열 곳으로 분산시키면 열 개의 힘으로 적의 한 곳을 공격하는 것이 된다.

故形人而我無形, 則我專而敵分. 我專爲一, 敵分爲十, 是以十攻其一也.


모든 것을 다 지킨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이고, 모든 사람이 핵심인재라는 것은 핵심인재가 없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즉, 모든 것은 다할 수 없다. 경영관리 서적에서는 기업의 전략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차별화 (Differencitaion) 하는 것이고, 그 두 번째는 가격을 싸게 (Cost leadership)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실제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하려고 했던 기업들이 무수히 망했다. 이는 개인에게도 적용이 된다. 회사 일도 잘하고, 육아도 잘하고, 친구 관계도 좋은 효자란 사막에서 바늘을 찾기 만큼 어렵다. 회사, 아이, 친구, 부모, 취미 등 하고 싶은 것들 중에서 선택과 포기를 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위태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적을 기만하라

아군이 공격할 장소를 적이 모르게 하라. 즉 적이 방비할 장소가 많게 하라. 적이 방비할 장소가 많게 되면 아군이 싸울 적병의 수가 적게 된다. 적병을 나 자신에게 이르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이익의 미끼로 유인하라. 적병이 나 자신에게 이르러 이득이 없다는 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오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하게 하라. 고로 적이 쉬려고 하면 피로하게 하고 포만감이 들 정도로 배부르다면 기아에 허덕이게 하라. 적이 편안하게 있다면 쉬지 못하고 동작하게 만들어라.

吾所與戰之地, 不可知, 則敵所備者多, 敵所備者多, 則吾之所戰者寡矣. 能使敵人自至者, 利之也. 能使敵人不得至者, 害之也. 故敵佚能勞之, 飽能飢之, 安能動之.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은 나의 강점으로 상대의 약점을 치는 것이며, 지는 방법은 상대의 강점으로 나의 약점이 공격당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싸움에서 강점과 약점은 승부처가 되는 것이다. 나의 강점은 크게 보여 상대를 두렵게 하여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고, 약점은 철저하게 숨기는 것이 필요하다. 반대로 상대의 강점은 전력을 다해 피하고, 약점은 한번 잡으면 죽을 때까지 놓지 않는 심정으로 공략해야 한다.

조직에서 변화를 추구할 때, 항상 반대편 세력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반대 세력들이 두려워하는 아킬레스건을 빠르게 찾아 이를 집요하게 이슈화 시키면, 반대세력은 결국 굴복하게 된다. 그리고 진정으로 이기고 싶다면, 이기고 싶은 마음을 들키지 않아야 한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를 중퇴한 엘리자베스 홈즈는 의료진단기기 회사, 테라노스(Theranos)를 창업하고, 국소량의 혈액으로 250가지 질병을 진단하는 '에디슨'이라는 진단키드를 개발하고 있다고 2014년에 발표한다. 이후 이 회사의 주식가치는 90억 달러에 달하게 되었다. 유명인사를 사외이사로 앉혀 놓고,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하는 검은색 터틀넥을 입고 다니는 이 젊은 여성에 모든 사람들은 속아 넘어갔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폭로 이후 이 회사의 기술적 실체가 없음이 밝혀지고, 이 모든 것은 사기극으로 마무리되었다. 비록 사기극이었으나, 전 세계인을 기만시킨 전략만큼은 역대 최고 중 하나라고 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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