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있는 나무와 돌이 천 길 높이 산에서 굴러 떨어지게 하라
전술에는 원칙과 변칙이 혼용되어야 하고, 완벽한 공격과 방어법은 없으니, 항상 변화에 대비하고, 기세를 가질 수 있도로 하라.
앞선 진형(陣形) 편이 유형적인 병사 수와 조직의 형태를 다루었다면, 이번 기세(氣勢) 편은 병사의 사기, 조직문화와 같은 무형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단순하게 병력의 숫자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을 하는 자는 정석의 원칙으로 대적하고 기술의 변칙으로 승리한다. 그러므로, 변칙을 잘 운용하는 자는 하늘과 땅처럼 작전이 궁색해지지 않고, 강물처럼 고갈되지 않는다. 종료된 것처럼 보이면서도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해와 달과 같다. 죽은 것처럼 보이면서도 다시 생동하는 것이 사계절의 변화와 같다. 대규모의 군대를 통솔하던 중, 적의 기습공격을 감수하더라도 패배하지 않는 것은 기이한 변칙과 정석의 원칙을 조화롭게 운용함에 의해 가능하다. 군대가 공격할 때는 숫돌로 계란을 부시듯이 적의 허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凡戰者, 以正合, 以奇勝. 故善出奇者, 無窮如天地, 不竭如江河. 終而復始, 日月是也. 死而復生, 四時是也. 三軍之衆, 可使必受敵而無敗者, 奇正是也, 兵之所加, 如以단投卵者, 虛實是也.
싸움에 정석이란 없다. 싸움의 세계에서는 이기는 것만이 진리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정공법의 원칙과 기습과 같은 변칙을 혼용해 써야 한다. 과거에 승리한 전법을 항상 사용하면 나중에 필패를 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잘 나가던 직원이 승진을 한 후에 저성과자로 돌변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승진을 통해 기대되는 역할과 업무가 바뀌었는데, 아직도 사원, 대리 시절에 일하던 방식으로 차장, 부장의 업무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에, 항상 이런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하고 있는 것을 조금 더 잘하는 것으로는 장기적으로 위태로울 수 있다. 이런 경우, 우리는 달라짐으로써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소리의 기본은 다섯 가지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조합되면 모두를 다 청취하기가 불가능하다. 색의 기본은 다섯 가지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조합되면 모두를 다 관찰하기가 불가능하다. 미각의 기본은 다섯 가지에 불과하지만, 이것이 조합되면 모두를 다 맛보기는 불가능하다. 전술도 원칙과 변칙의 두 가지에 불과하지만, 기정(기습과 정공)이 변화하면 모든 것을 알기는 불가능하다. 기정은 서로 생동하여 순환하는 것으로써 단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능숙하게 그 모든 것을 궁리해 낼 수는 없다.
聲不過五, 五聲之變, 不可勝聽也, 色不過五, 五色之變, 不可勝觀也. 味不過五, 五味之變, 不可勝嘗也. 戰勢不過奇正, 奇正之變, 不可勝窮也. 奇正相生, 如循環之無端, 孰能窮之
TV는 빨강, 초록, 파랑의 세 가지 삼원색을 바탕으로 무한한 색채를 화면에 나타내 준다. 이와 같이 몇 가지 정공법과 변칙이 서로 조합되면, 무궁무진한 전략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공격법이나, 모든 것을 막을 수 있는 방어법은 있을 수 없다. 그리하여, 병법서에서는 필승(반드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불패(지지 않는 것)를 목표로 한다. 항상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정보를 수집하여, 실시간으로 최상의 공격과 방어를 만들어 내야 한다. 방심, 교만, 나태해지는 순간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이 순간이 적에게는 최고의 공격 기회가 될 것이며, 상대가 잘못 만난다면,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격렬한 물이 질풍처럼 흘러 무거운 돌을 떠내려가게 하는 것이 기세다. 사나운 새가 질풍처럼 날아와 짐승을 채가는 것이 절도이다. 그리하여 전쟁을 잘하는 자는 기세가 험하고 그 절도가 짧다. 그 기세는 잡아당긴 활과 같고 그 절도는 발사된 화살과 같다. 잘 통치된 군대에도 혼란이 발생한다. 용감한 군대에도 비겁함은 생겨난다. 강한 군대에도 나약함은 발생한다. 잘 통치되는 것과 혼란을 결정하는 것이 병력 수의 적절한 편성이다. 용맹과 비겁을 결정하는 것이 기세다. 막강함과 나약함을 결정하는 것이 진형이다.
激水之疾, 至於漂石者, 勢也. 지鳥之疾, 至於毁折者, 節也. 是故善戰者, 其勢險, 其節短. 勢如확弩, 節如發機. 亂生於治, 怯生於勇, 弱生於强. 治亂, 數也. 勇怯, 勢也;强弱, 形也.
처음부터 규율이 잡히고, 용맹하고, 막강한 조직이란 없다. 대부분 처음에는 혼란하고, 두렵고, 나약한 조직일 것이다. 이런 조직은 조직구조, 리더십, 시스템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잘 통치되는 조직은 조직구조가 정교하고 지휘통제가 명확하다. 용감한 조직은 조직장들의 리더십이 탁월하다. 막강한 조직은 훌륭한 시스템이 뒷받침되어 있다. 조직의 리더는 격렬한 물이 흘러 무거운 돌이 떠내려 가듯이 변화를 조직 내에 불어넣어야 하고, 사나운 새가 질풍처럼 날아와 짐승을 채가는 것처럼 절도 있게 관리해야 한다.
고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전쟁의 승패를 기세에서 구하지, 사람(병사)을 문책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능력 있는 자를 택하여 임명하고 그에게 기세를 준다. 기세를 잘 조정하는 자는 전쟁을 할 때 병사들을 목석처럼 전환시킨다. 목석의 성격은 편안한 곳에서는 정숙하고, 위태로운 곳에서는 움직인다. 네모난 것은 정지하고 원형의 것은 굴러간다. 고로 기세를 만들어 전쟁을 잘하는 자는 돌과 나무를 천 길 높이의 산에서 굴러 떨어트리는 것과 같다. 이것을 기세라 한다.
故善戰者, 求之於勢, 不責於人, 故能擇人而任勢. 任勢者, 其戰人也, 如轉木石. 木石之性, 安則靜, 危則動, 方則止, 圓則行. 故善戰人之勢, 如轉圓石於千인之山者, 勢也.
전쟁을 잘하는 자는 병사들이 잘 싸울 수 있는 기세를 만들지 못한 것을 탓하지, 목숨을 걸고 싸웠던 병사를 탓하지 않는다. 이는 훌륭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일을 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에 힘쓰는 것과 같으며, 한 개개인의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리고 싸움을 이끄는 자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찾아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모든 싸움을 혼자 할 수 없다. 각 영역별도 전문가의 도움과 협력이 같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분야별로 같이 일을 할 사람이 잘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아는 것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성공을 위해, 우리는 사람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하물며,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자신의 묘비에 이렇게 적었다. "자신보다 더 유능한 사람들을 다룰 줄 알았던 사람이 여기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