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살피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부드러움과 단호함을 병행하여 내부(병졸)를 다스린다. 적을 쉽게 보거나, 있는 그대로 믿어서는 안되고, 상대의 움직임은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 장수는 병사를 너무 가깝게도, 멀게도 지내지 말아야 하며, 명령을 할 때는 부드러우나, 엄격한 군율이 조직에 자리 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아무런 고려 없이 적을 쉽게 보는 자는, 필히 사로잡힐 것이다.
夫惟無慮而易敵者, 必擒於人.
물론 적도 강한 상대와 약한 상대가 있을 것이다. 강한 상대라 묘산이 나오지 않는 다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며, 약한 상대라면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것이 상책이다. 이렇게 적은 철저하고 신중한 분석의 대상이다. 적을 쉽게 본다는 것은 전쟁과 싸움의 기본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오히려 지지 않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싸움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만사에 저절로 되는 일이란 없다. 아주 작은 사소한 일이라도 그 뒤에는 뜨거운 땀방울들이 흘렀다는 것을 깊이 새겨야 한다.
적병의 군영과 대치하던 중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적이 싸움을 하려고 하지 않고 또한 물러나지 않을 때에는 필히 세심히 적의 근황을 살펴야 한다. 군대란 병력이 많다고 이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무력만 믿고 진격해서는 안 되고 만족스러울 정도의 힘을 모아 적을 쳐낼 준비를 하고, 항상 인재를 취득하여 임무를 맡기야 한다.
兵怒而相迎, 久而不合, 又不相去, 必謹察之. 兵非益多也, 惟無武進, 足以倂力料敵, 取人而已.
나라의 강함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꼭 군사력만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력, 인구, 기술 수준, 사회제도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나라의 강함을 이야기한다. 마찬가지로 싸움의 상대를 평가할 때는 무력뿐만이 아니라 지략, 행실, 관계, 주변 등 다른 요소들을 필히 같이 고려해야 한다. 힘만 믿고 싸우려 드는 것은 하수 중의 하수나 하는 행동이다.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에디슨과 같은 동시대의 훌륭한 발명가 였으나, 정반대로 사회적으론 성공하지 못한 니콜라 테슬라를 보고 성공을 위해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하고, 타이밍, 지속성, 자원조달 등도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전쟁을 수행하는 그 과정에 있는 것들이 모두 중요한 것이지 어느 한 곳에만 의지해서는 아니된다.
병졸이 아직 장군과 친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벌을 주면 속으로는 불복할 것이다. 복종하지 않으면 운용하기가 곤란할 것이다. 병졸이 이미 장군과 친해졌는데 마땅한 벌을 행하지 않으면, 운용하기가 불가능하다.
卒未親附而罰之, 則不服, 不服則難用也. 卒已親附而罰不行, 則不可用也.
어떠한 사람에게 벌을 줄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아직 사람들과 친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벌을 주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기에 사람들과 친해지기 전에 맨 처음에 위엄을 보여서 사람들 스스로가 먼저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학창 시절, 선생님들이 수업 첫날 아이들을 긴장시키는 것과 같은 맥락이며, 처음부터 잘해주는 것이 나중에 역효과를 일으키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그리고 친분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친분이 충분히 만들어진 다음에야 건설적인 벌을 줄 수가 있다. 장수는 병졸과 친분이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된다. 언젠가 친분이 용병의 걸림돌이 되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동고동락한 모든 병사를 함께 갈 수는 없다. 아무리 가슴이 아프더라도, 두고 가야하는 것은 두고 가야 한다.
명령은 부드러운 말로 하고, 통제는 무력으로 할 때, 필히 승리를 취하게 된다.
故令之以文, 齊之以武, 是謂必取.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지위가 높은 사람은 아랫사람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런 윗사람이 너무 세게 말을 하면, 아랫사람이 힘들어지게 된다. 고로 윗사람은 항상 부드럽게 말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부드러움 뒤에 강력한 통제가 있어야 한다. 그 통제는 회사의 규율이 될 수 있고, 조직문화, 신뢰, 가풍이 될 수 도 있다. 이것이 받쳐지지 않은 상황에서 장수의 부드러운 명령은 그저 만만하게 보일 것이다.
적군의 언행이 공손하지만 준비를 계속하는 것은 진격하려는 것이다. 적군의 언행이 강하게 진격하려는 것처럼 하는 것은 후퇴하려는 것이다. 경전차가 먼저 나와 측면에 배치되는 것은 출격하려는 진형이다. 약속 없이 화친을 청하는 것은 음모가 있는 것이다. 분주히 돌아다니며 전차의 진형을 만드는 것은 공격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반쯤 진격했다 반쯤 후퇴하는 것은 유인하려는 것이다.
辭卑而益備者, 進也. 辭詭而强進驅者, 退也. 輕車先出其側者, 陣也. 無約而請和者, 謀也. 奔走而陳兵車者, 期也. 半進半退者, 誘也.
싸움을 하기로 한 적대적인 상황에서는 상대의 말과 행동을 절대로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적의 말과 행동에 속지 않고 대응해야 한다. 적이 불리한 상황에 있을수록, 더욱 교활하게 전력의 부족함을 역전시키기 위한 계략을 펼칠 것이나, 나의 전력이 강하면 강할수록, 상대의 움직임이 조용하면 조용할수록 더욱 세심히 적을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