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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해리 Jan 06. 2023

놀이

시를 절대 쉽게 쓰지 않겠습니다

매서운 꽃폭죽이 터질 때

나는 그 아래서 넋을 놓았던 것 아닐까


매캐하게 떨어지는 꽃잎에도

나는 그 아래서 믿을 수 있었을까


뿌리 없는 꽃이 사라진 빈 구멍에도 

나는 그 아래서 여전히 꿈자리를 헤매었을까


빛나는 건

별,

모래알, 

윤슬,

이슬,

눈동자


그건 순이었음을


송두리째 흔들렸던 하늘도

움이었음을

폭풍우와 먹구름과 안개도

한이었음을

봄바람에 넘실넘실 떠나니

그 순간은 왕이 아니었음을


영원한 건

별,

모래알,

윤슬,

이슬,

눈동자,

그리고 여명의 한 줄기


시절이 아니라 

그건 순이었음을


2022.10.10 오전 2시 59분

2022.10.13 마침 



보이지 않는 걸 

보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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