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볼까 - 태국+싱가포르 #0
이번 여행은 싱가포르 항공 이벤트를 구경하다 비행기 표를 결제해버리면서 시작되었다. 어느 날 예전에 이용했던 싱가포르 항공의 마일리지가 아직도 남아있는지 궁금해서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6년 전의 일이라 마일리지도 없고 심지어 로그인 계정도 지워지고 없었지만, 어쩌다 보니 그곳에서 내 마음속의 여행지 목록 중 하나였던 태국 끄라비 행 표를 얻었다.
싱가포르 항공 프로모션 (서울 출발)
https://www.singaporeair.com/ko_KR/kr/special-offers/flight-from-Seoul/
그때가 작년 11월 말이었고 여행은 해를 넘긴 3월에 10일 동안 떠나는 일정이었다. 4개월이 지난 후에 떠나는 휴가가 가능할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실은 여행 기간이 5~6일 정도인 줄 알고 괜찮겠다 생각하며 결제까지 해버린 후에 기간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바로 취소하려고 보니 수수료가 150 달러($, 약 17만 원)였고 일정을 바꾸면 적어도 35만 원은 더 내야 했다. 그래서 이건 운명 비슷한 거라 여기며 일단은 그냥 두고 일 때문에 정 시간이 안되거든 그때 취소해야지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싱가포르는 6년 전에 한 번 친구와 다녀왔었다. 여행 이후로 쭉 칠리 크랩에 빠져 서울의 칠리 크랩 집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먹었었다. 서울에서 칠리 크랩을 자주 먹으러 가던 가게가 없어지는 바람에, 다른 곳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점차 칠리 크랩 앓이를 하게 되면서 싱가포르는 칠리 크랩을 먹으러 꼭 다시 가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곳은 센토사에서 숙소였던 곳의 수영장이었다. 정글처럼 꾸며져서 너무 평화로웠던 그곳의 그 기분이 그리웠다.
그래서 나는 싱가포르 항공으로 가는 끄라비 행 비행기 표가 싱가포르를 경유해서 가는 것이어서 더 좋았다. 싱가포르에 가능한 긴 시간 동안 머무르기 위해, 갈 때 24시간과 올 때 10시간 경유를 선택했다. 항공사에 연락해서 좀 더 길게 변경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맑은 바다 위에 가만히 떠있거나 스노클링을 하며 물속 세상 구경을 즐긴다. 그리고 휴양지에서 조용히 지내는 여행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때 꼭 가봐야지 하며 생각하던 곳이 태국의 끄라비 섬이었다. 막연히 갈 수 있을까 그려보기만 하던 곳을 곧 가게 되다니 정말 설레었다. 가까이에 피피섬이 있어 멋진 바다를 정말 실컷 볼 것 같아서 더욱 좋았다. 그리고 이번 여행은 휴양지로 가는 만큼 천천히 여유 있게 즐기기로 했다.
혼자 여행을 한다면 가는 곳이 안전한 지, 인적이 드문 곳에 가거나 짧은 투어를 할 때 혼자여도 괜찮을지 더욱 조심하게 된다. 처음에는 혼자 비행기 표 예약을 했지만 여행 취향이 비슷한 유나 님과 운 좋게 일정을 맞출 수 있어서 같이 가게 되었다. 유나 님은 몇 년 전에 일을 같이 하면서 알게 되었고, 최근에 여행했던 하와이(오하우, 빅아일랜드)와 오키나와(미야코지마) 두 곳을 같이 다녀왔다. 여행 친구가 생긴 덕분에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일정을 짜는 도구로 구글 지도의 '내장소> 지도'를 이용하고 있다. 날짜 별로 레이어를 만들어두면 원하는 날짜만 보이게 할 수도 있고 동선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센토사, 태국에서의 일정은 끄라비에서 투어와 온천, 피피섬에서 휴양을 하기로 크게 정해두었다.
끄라비 일정
https://drive.google.com/open?id=1tpRGi2DXHe0Zj4WwO3-aA_0-YXQBGGp8&usp=sharing
싱가포르 일정
https://drive.google.com/open?id=1DwTVaaEdlCZ0BbyJWepzyPxH0FJmNpnB&usp=sharing
이번 여행을 위해 기내용 20인치 캐리어를 새로 장만하였다. 원래도 짐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는 '가능한 현지 조달'형이지만, 온라인 체크인으로 출국장을 바로 통과하고 여행지 간 이동도 편히 하기 위해서 '매우 현지 조달'형으로 다니기로 했다. 그동안 모여있던 유용한 일회용품들과 짐이 많아질 경우에 버려도 괜찮을만한 옷이나 신발들을 캐리어에 넣어본다. 여행지에 가서 화장품, 목용용품 등 무언가 필요할 때는 가능한 저렴하거나 작은 것으로 사고 그곳의 옷, 신발 등을 사서 착용하면 짐 부피도 줄일 수 있고 현지인이 된 기분까지 들어 여러모로 편리하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