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붕어빵, 참을 수 있을까?
붕어빵의 계절이 돌아왔다.
얼마 전, 옷장에 있던 겨울옷을 점검했다.
이제 날이 쌀쌀해져서, 언제 겨울로 틀어질지 모르니 미리 대비가 필요했다.
아직은 근처에 잠깐 나갈 때 냉장고 바지를 입어도 괜찮지만, 길가에 붕어빵 천막들이 나와 있는 것이 보인다. 오후에는 붕어빵 냄새가 골목을 채우기 시작힌다. 추운 공기보다는 붕어빵으로 겨울이 오고 있음을 실감했다.
벌써 10월의 말이라니, 11월이라니.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가는 것이 신기하고, 무언가 조급해지기도 하지만 해가 갈수록 빠르게 가는 시간은 내가 어른이라 불리는 게 더 당연해진 나이가 되었음을 이야기하는 것만 같다.
사실, 어른보다는 성인이 되었음을 실감하는 것은 아무래도 씀씀이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붕어빵을 원 없이 먹는 게 소원이었는데, 성인이 된 이후에 붕어빵 6개를 사 먹었을 때는 정말 행복했다. 엄마는 좋아하지 않을 철없는 소비에 성인이 된 것을 느끼다니, 어른이 되긴 한참 멀었다.
내 철없는 소비를 유도하는 간식은 붕어빵만이 아니다.
문화예술사 실습이 있어 오늘은 아침 러닝을 생략, 스트레칭만 하고 버스에 올랐다. 도착한 곳은 천안으로, 내가 좋아하는 붕어빵의 친구 격인 호두과자가 있다.
다만 지금은 내 건강을 책임지는 일주일의 관찰 일기를 쓰고 있기에, 선물용 호두과자만 사고 입에 넣지는 못했다. 사실, 터미널에 있는 이마트 베이커리며, 빵집, 편의점 메론빵까지 유혹이 많았는데, 이 관찰 일기가 아니면 실패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일기 덕분에 오늘의 점심은 구운란 두 개, 두유로 참고, 저녁도 돌아와 기숙사 밥을 먹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금방 지워질 아쉬움이고 잘 때 즈음에는 만족감으로 바뀔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