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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CM DS Dec 08. 2018

Số 4 호치민 인문 사회 대학교

어학당을 가보자

EP. 9 In 호치민 Campus Life


  오늘은 어학당 첫 수업이 있는 날. 학교가 어떻게 생겼는지 대충은 봤지만 수업은 어디서 하고 몇 시에 시작하며 교재는 무엇인지 나는 아는 것이 없다. 이 모든 게 베트남어과 과사무실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곳을 찾아가게 되고 드는 생각이 블로그가 활성화되지 않고 베트남에 아는 사람이 없다면 과연 여기를 찾아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딜 봐도 여기가 베트남어과 과사무실입니다.라는 말을 없고 그냥 건물만 하나가 있다. 의문을 가진 채 수업 시간표를 받고 설명을 듣는다. 무슨 말인지 거의 못 알아들었다. 내가 알아들은 것은 수업하는 건물의 위치와 수업시간(종이 적혀 있다.) 그리고 교재는 따로 구매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냥 사라는 말이다. 그렇게 교재를 사서 수업을 듣는 건물을 갔다. 건물 1층에는 책을 파는 조그마한 서점이 있다. 근데 내가 방금 자그마치 30만 동을 주고 산 책 복사본을 떡하니 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 30만 동이면 몇 끼를 먹을 수 있는 거야.. 

반대편에서 바라 본 학교 모습

  그리고 들어간 긴장되는 첫 수업. 수업을 듣는 인원 10명 정도였다. 한국인, 일본인, 프랑스인, 대만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어색했다. 정말 정말 어색했다. 그때 마침내 옆에는 일본 사람(코키)이 앉았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나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그때 정적을 깨며 Xin chào라는 인사와 함께 들어오신 선생님. 나의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EP. 10 아- 아! 아.. 아? 악. 아악. 성조가 뭐길래...


  무슨 일이든 기초가 중요하다. 기초가 튼튼해야 일을 수월하기 처리할 수 있다. 베트남어도 마찬가지, 베트남어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성조, 알파벳 공부. 아는 것이 아무리 많다 한들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정말 열심히 들었다. 열심히 들을수록 어렵다. 그리고 내 귀가 잘못되었는지 의심하게 된다. 성조가 6개.. 베트남어를 공부하기 전에 베트남어는 성조가 6개라서 힘들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성조가 6개? 그게 뭔지 몰랐다. 그리고 그게 뭐가 어렵겠냐는 생각을 했다. 후회 중이다. 그 생각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 그런 말을 꺼내지 않으리라, 성조라는 것을 익히는 것도 어려웠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10배 정도 어려웠고 그 말을 듣고 이해한다는 것은 1000배 정도 어려웠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나 본문 공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아니 지금 가장 자신 있는 내가 조금이나마 공부했던 부분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따라 하며 뿌듯해하고 있을 때 선생님은 옆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자기를 소개하라고 하신다. 내 옆에는 일본 사람(코키)이 앉아있다. 호치민에서 일본 사람과 베트남어로 이야기를 하게 될 줄 몰랐다. 나와 나이가 비슷했기에 서툴지만 열심히 서로를 소개했다. 그렇게 우리는 2개월 간 함께 할 서로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전혀 모르는 외국인과의 첫 개인적인 대화, 다른 나라, 다른 환경, 수 천 킬로 떨어진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그 느낌, 처음으로 언어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EP. 11 복습의 습관화.


어느 순간 2시간이 지나갔다. 오후 3시, 한국에 있었으면 친구들과 늦은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친구들과 저녁 약속을 잡을 시간. 하지만 나는 지금 호치민에 있다. 나의 오후 3시는 간단하게 늦은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서 오늘 수업을 복습하는 시간이다. 나는 어떻게 보면 복습에게 습관화를 당해버렸다. 23살 미친 듯이 놀고 싶었고 미친 듯이 친구를 사기고 구경하고 돌아다니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혼자라서 공부를 했고 혼자라서 혼자를 벗어나기 위해 더 열심히 했다. 나는 그렇게 공부를 하면서 누가 봐도 정말 단순하고 무식한 방법의 베트남 호치민에서 나의 첫 번째 목표를 세웠다. 베트남어를 연습해서 서툴러도 2달 안에 누군가의 도움 없이 베트남 친구를 사귀자는 첫 번째 목표를 가졌다. 한국사람들과 친해져 놀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다. 과연 내가 이 목표를 성공했을까? 그건 나중에 할 수 있을 것이다. 

복습의 시작
그렇게 나는 오늘 베트남에서의 첫 목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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