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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을 채운 공감 May 01. 2022

기다림(林)

천천히 가도 괜찮아



‘기다림(林)’이란

숲을 헤치며 들어가 봤더니,

나이테로 엮인 세월들만 우뚝 솟아 있었다.

합을 맞춘 듯 침묵하는 하늘 아래

고인물들은 영롱한 빛을 비추고,

결 따라 기대어 모인 꽃잎들 사이로

생명은 여지없이 피어나고,

존재로서 고갯짓 하는 풀잎들 사이로

흐트러진 날의 끝을 잡고자

숲을 헤치는 내가 있었다.




고장 난 시계 추 처럼

호흡곤란을 일으킬 만큼

더디게 움직이는 인생이 있다.

제멋대로 거꾸러져 뒤섞여버린 인생

흐물 거릴 정도로 곱씹다보면, 

헛되어 지나가는 시간이 없음을

세 걸음 뒤쳐진 뒤에야...

희미하게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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