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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을 채운 공감 Feb 18. 2019

향으로 남긴 기억



향이 좋아, 머문 곳이 있다.

코 끝에서부터 나를 사로잡은 그 향.


향이 이끈 그곳엔,

마음 깊은 곳에 무심히 접어둔 기억과

마주하며 웃고 있는 내가 있었다.


지난날 몸부림치며 거부했던 기억은,

코끝에서부터 찾아온 가녀린 향으로

뒤섞인 채 나와 재회하고 있었다.


거침없이 내 기억의 시선을 사로잡는

향의 기품에 놀라, 나는 숨의 끝이

안 보이는 순간까지 향의 기억을

내 안에 담아보려 했다.


그러나, 기억의 재회를 이끈 향은

그 모든 것이 ‘덧없음’을 말하며

빗물에 씻겨나간 페인트처럼,

무감각하고 구석진 기억 너머로

흐릿하게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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