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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AI 채팅앱 열풍이 이끌 버추얼콘텐츠 산업

Z세대가 보여준 '관계의 진화'가 버추얼콘텐츠 성장에 기폭제가 될

by 미술관

지난 6월 와이즈앱리테일이 AI 챗봇 앱 사용 현황 결과 발표에 따르면, AI 캐릭터 채팅 앱 ‘제타’의 월간 활성 사용자는 304만 명에 불과하지만 사용시간에서는 5,248만 시간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용자의 일평균 사용 시간이 약 2시간이라는 놀라운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한국인들이 평균 유튜브 시청 시간이 1시간인 것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수치로 Z세대가 AI 캐릭터와의 대화에서 기존 미디어를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몰입을 경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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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중심의 캐릭터 AI 채팅앱 열풍

데이터로 본 캐릭터 AI의 급성장.. 결국 Z세대에게 새로운 디지털 관계가 필요

제타, 크랙, 채티, 다글로 등 캐릭터 AI 채팅 앱들이 상위권에 다수 포진하는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전체 사용자 중 90%가 10~20대라는 제타의 사용자 분포와 현재까지 제타에선 250만 개의 캐릭터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이러한 열풍의 규모를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시간 투입의 차이다. Character AI의 평균 사용 시간이 약 120분인 반면, 챗GPT의 평균 사용 시간은 고작 7분에 불과하다. 이는 정보 검색 중심의 AI와 관계 형성 중심의 AI 간 근본적 차이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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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AI 열풍의 배경에는 Z세대 특유의 ‘디지털 네이티브’적 특성이 있다. 팬들 사이에서만 공유하던 덕질 문화가 또래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으며 좋아하는 대상이 생기면 덕질을 위해 커버 영상을 만드는 것을 비롯해 자신만의 AI 챗봇까지 만드는 모습이 관찰된다. 이들은 단순 소비자가 아닌 적극적인 창작자로 참여한다. 현재 Z세대가 캐릭터 AI와의 상호작용 자체가 하나의 창작 과정이 된다. 이들은 캐릭터에게 던지는 질문, 상황 설정, 대화의 흐름 모두가 창작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기존의 일방향적 창작과는 완전히 다른 '협업적 창작' 모델로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처리 능력이 결합되어 예측 불가능하고 독창적인 콘텐츠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것을 엿 볼 수 있다.


커뮤니티 중심의 누구나 콘텐츠 생산 가속화 시대

Z세대의 콘텐츠 소비 패턴은 기존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 이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객체로 머물지 않고, 그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 활동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캐릭터 AI 환경에서 이러한 특성은 더욱 강화된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고, 서로의 캐릭터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때로는 캐릭터 간의 크로스오버 스토리(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등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캐릭터 AI 플랫폼에서는 창작과 커뮤니티 활동이 분리되지 않는다. 창작 자체가 커뮤니티 참여의 한 형태이며, 커뮤니티의 반응이 다시 창작에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이는 Z세대가 추구하는 '참여형 문화'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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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AI 붐 현상, 버추얼 콘텐츠 생태계 성장에 가교 역할

AI 기반 엔터테인먼트의 대중화는 다양한 유저들이 AI기술(툴)을 기술로 인지하는 것을 넘어 놀이(도구)의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접근하는데 부터 시작된다. ChatGPT 등 범용 AI 모델이 정확성과 일관성을 추구하고 '환각(Hallucination)'을 오류로 여기는 반면 Spotwrite-1은 논리를 뛰어넘는 상상력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 여기에 ‘환각’마저도 '꿀잼'으로 연결되는 점이 현재 Z세대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기존의 소비형 미디어와 다르게 참여형 엔터테인먼트의 탄생을 의미한다. 실제로 제타에서는 사용자가 스토리 속 캐릭터가 되고 관찰자가 아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면서 이야기(대화)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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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AI와 융합될 차세대 콘텐츠 탄생 기대

이렇게 AI 기반 콘텐츠 제작 도구들이 캐릭터 AI와 결합하며 새로운 창작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데 이는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 탄생을 예측해볼 수 있다.

기존 웹툰은 작가중심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형태라면 독자가 주인공의 선택을 결정하면서 선택적 스토리텔링 전개를 기대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웹툰’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는 AI 캐릭터가 실시간으로 스토리 분기점 생성하고 다양한 유저의 환경과 취향에 맞게 다른 스토리결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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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해 6월 네이버 웹툰의 AI 캐릭터 구현해 최근 누적 메세지가 1억건을 돌파한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 웹툰 캐릭터의 말투와 성격을 AI로 구현해 독자들이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가 더욱 확산될 것이며, 이는 또 다른 파생콘텐츠 탄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K-POP의 팬덤문화도 새롭게 펼쳐질 가능성도 높다. 우선 AI기반의 버추얼 아이돌이 팬과의 맞춤형 소통이 가능할 것이며, 가상콘서트에서 개별적 인터랙션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아이돌과 팬과의 소통은 또 다른 콘텐츠시장을 기대해 볼 수 있으며, 버추얼 아이돌과 팬들이 만들이 새로운 수익모델이 창출될 가능성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는 개인에 맞춤된 ‘인터랙티브 경험’의 주류화를 이끌 것으로, 사용자와 AI가 함께 이야기를 만들면서 스토리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예측 불가능한 즐거움과 재미는 또 다른 콘텐츠 시장 탄생으로 여겨진다. 바로 기존의 일방향적 콘텐츠 소비 패턴에서 양방향 상호작용으로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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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환경 속 관계맺기의 진화가 이끌 넥스트콘텐츠 산업에 집중

캐릭터 AI 채팅앱 붐은 단순 기술 트렌드를 넘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새로운 관계 맺기 방식을 보여준다. 이런 환경이 버추얼 콘텐츠 생태계로서는 매우 반길만한 상황이다. 캐릭터 AI를 통해 참여형, 개인화, 인터랙티브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팬덤은 이제 수동적 소비에서 '능동적 창조'로 변화하고, 개인화된 콘텐츠가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는 새로운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버추얼 콘텐츠 산업 전반에 거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도전 과제들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지속가능한 버추얼콘텐츠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팬덤의 진화와 같이 창작 민주화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동시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캐릭터 AI가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하고 새로운 형태의 소통과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 발전해 나간다면 우리의 버추얼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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