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경쟁과 기술의 혁신이 이끄는 버추얼콘텐츠 생태계 미래
버추얼 콘텐츠의 대중화를 이끈 기술과 플랫폼
한국의 버추얼 콘텐츠 산업은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위치의 한국 철수 이후 치지직과 SOOP(숲)이 양분한 국내 스트리밍 시장에서 버추얼 콘텐츠는 단순한 틈새 장르를 넘어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플레이브(PLAVE)를 비롯해 아뽀키 등의 폭발적 인기를 뒷받침하는 언리얼 엔진 기반의 기술 혁신은 버추얼 콘텐츠 생태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트위치의 빈자리는 치지직과 SOOP이,
국내 플랫폼간 경쟁 속 버추얼 콘텐츠의 부상
네이버 치지직은 버추얼 콘텐츠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5년 3월 가상 배경 스튜디오 '비전스테이지'와 3차원(3D) 콘텐츠 전문 제작 스튜디오 '모션스테이지'를 공개했다. 이러한 인프라 투자는 단순한 플랫폼 제공을 넘어 콘텐츠 제작 생태계 전반을 지원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치지직 방송 중 약 20%는 버추얼 방송이라는 수치는 버추얼 콘텐츠의 시장 침투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네이버가 자체 구축한 모션 캡처 스튜디오는 최대 9명까지 동시 캡처가 가능한 규모로, 국내에선 엄청난 규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치지직은 트위치 국내 이탈에 발맞춰 관련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구독 이어받기 프로모션을 벌여 2000명 이상을 유치했고, 이들의 팔로워 수는 이전 플랫폼 대비 평균 2.4배 증가했다. 여기에 모션캡쳐스테이지와 비전스테이지등의 인프라와 치지직 메인 화면 노출과 홍보 지원까지 더해지며서 치지직은 스트리머 친화형 플랫폼으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한편 SOOP은 보다 디테일한 지원 정책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해 SOOP 누적 방송 수 기준 버추얼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약 5배 성장했다는 대외 발표는 이들이 변화는 시대에 발맞춰 플랫폼의 아이덴티티를 버추얼콘텐츠 생태계에 집중함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여기에 SOOP은 올해 3월 모바일 환경에서도 '버추얼 방송'을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SOOP'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버추얼 모드'를 도입으로 스트리머는 실제 얼굴이 아닌 가상의 캐릭터나 3D 아바타 등을 앞세워 방송이 가능해졌다.
버추얼 아바타는 스트리머가 원하는 이미지로 직접 설정할 수 있으며, 이는 '모바일 버전에서도 버추얼 방송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스트리머 니즈를 반영했다는게 SOOP의 입장이였다. 이들은 그동안 외부 프로그램을 활용해 PC 웹 환경에서 버추얼 스트리밍을 진행해 왔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고사양 PCfmf 요구하는 탓에 스마트폰에서는 사실상 방송할 수 없는 환경이였다. 이에 스트리머·유저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버추얼콘텐츠 제작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모바일 버추얼 모드를 선보였음을 시사했다. 버추얼 방송 활성화를 위한 회사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SOOP은 최근 버추얼 스트리밍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스트리머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자사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버추얼 스트리머를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인 '프리블록스'에 버추얼 팬덤 커뮤니티 공간(팬덤 월드)을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끊임없이 대내외 파트너십과 자체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버추얼 메이크오버' 프로그램 구축을 발판으로 아바타 품질 보증, 외주주문제작 등의 스트리머 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버추얼콘텐츠 제작 패러다임의 변화 촉진
언리얼엔진 기반의 버추얼콘텐츠 제작 보편화 기대
소속사 블래스트는 모션캡처 촬영 과정에서 아티스트 간에 애니메이션으로 표현 과정에서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전환할 수 있는 리타기팅 솔루션을 개발해 언리얼 엔진과 통합했다. 이는 매 촬영 때마다 발생하는 인물의 마커의 위치간에 오차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보정하고, 가상환경에 반영해 몰입도 높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언리얼 엔진과 결합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렇게 시네마틱 영상과 라이브 방송을 위한 통합 파이프라인 구축을 완성한 블래스트는 플레이브는 시네마틱 영상을 매 앨범 발매 시 제작하고 라이브 방송을 지난 1년 반 동안 매주 4시간씩 진행하면서 언리얼 엔진 중심의 리얼타임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기존의 블렌더, Maya 등 DCC 툴(디지털콘텐츠제작 툴) 중심 제작공정에서 벗어나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렌더링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게 언리얼 엔진을 중심으로 한 통합 제작 환경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메타휴먼의 보급화로 버추얼콘텐츠 유통 다각화 기대
무엇보다도 에픽게임즈는 메타휴먼 기술을 통해 디지털 휴먼 제작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2022년 언리얼 엔진용 신규 메타휴먼 플러그인 '메시 투 메타휴먼'을 지원하는 메타휴먼 프레임워크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에는 단 몇 분만에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메타휴먼 애니메이터'를 언리얼 페스타 등에서 선보였다. 이는 많은 CG 작업이 필요한 콘텐츠에 언리얼 엔진이 활용되면 비용이 대폭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는 점이 제작사들의 적극적인 도입을 이끌고 있다.
특히 실시간 렌더링 기술의 발전으로 메타 휴먼 제작이 실시간으로 용이해짐에 따라 버추얼콘텐츠 시장 대중화에 적극 기여할 것이며, 이미 라이브 쇼핑에서 쇼 호스트로 등장하거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기에 앞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사용이 확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튜브 시장을 넘어 UGC 시장 진입에
국내 버추얼콘텐츠 업계가 First mover가 될 수 있게
한국의 버추얼 콘텐츠 생태계는 플랫폼 경쟁과 기술 혁신이 만들어낸 독특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 치지직과 SOOP의 경쟁은 버추얼 콘텐츠 제작 인프라의 발전을 가속화했고, 언리얼 엔진을 중심으로 한 에픽게임즈의 생태계 전략은 한국 콘텐츠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앞으로 언리얼 엔진6이 탄생될 시점에는 버튜버와 메타버스 UGC의 융합이 단순한 기술적 진화를 넘어서 인간의 디지털 존재 방식 자체를 새롭게 정의할 것이다. 이는 물리적 신체의 제약을 넘어선 가상현실 속 새로운 형태의 자아 표현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시대로 진입을 의미한다.
이에 우리나라의 창의적 콘텐츠 제작 역량이 이들 기술과 플랫폼간 결합이 버추얼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 그 기술을 활용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느냐가 버추얼 콘텐츠 생태계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