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버추얼콘텐츠, 이젠 수익고도화가 필요(1)

대중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 구축

by 미술관

버추얼콘텐츠, 이젠 수익고도화가 필요(1)

대중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 구축

현재의 딜레마 : 가격과 수익성 사이

현재 중소 규모의 버추얼 아이돌 콘서트 티켓이 4~5만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당연 플레이브 및 이세계아이돌 등 유명 버추얼아이돌 콘서트는 돔구장 등에서 진행되며 20만원까지 육박하기도 한다) 이는 콘서트 공간적 위치와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개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기에는 부족한 금액으로 업계에서는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버추얼콘텐츠 생태계 초기 단계로 불가피한 선택이다. 다양한 소비층 대상으로 진입장벽을 낮추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가격 설정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 제작비와 기술 투자 대비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버추얼 아이돌 산업의 성장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

결국 핵심은 명확하다. 티켓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수익을 증대시키려면, 오프라인 콘서트에 참여하는 관객 수 자체를 늘려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대중의 인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중매체 노출, “선택이 아닌 필수”

버추얼 아이돌이 아직 팬덤과 얼리어답터에게만 소비되는 콘텐츠로 남아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TV를 비롯한 주요 대중매체에서의 노출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이돌 산업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대중성 확보는 언제나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다. 버추얼 아이돌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과거 아바드림(Ava Dream)이 실제 아티스트와 협업 무대를 선보였던 시도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었다. 휴먼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히 무대 하나를 만드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낳는다. 버추얼 캐릭터가 '진짜' 무대에서 '진짜' 가수와 함께 호흡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이질감을 줄이고 자연스러운 수용을 이끌어낸다. "버추얼도 결국 하나의 표현 방식일 뿐"이라는 인식의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점진적 노출 전략으로 “이질감에서 친숙함으로”

버추얼 아이돌의 대중매체 진출은 단계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갑작스러운 등장은 오히려 거부감을 키울 수 있다. 이에 여러 전략이 필요시 된다.

우선 국내 K-pop 아티스트와 게스트 출연이다. 인기 휴먼 아이돌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하거나 음악 프로그램에서 듀엣 무대를 꾸미는 방식이다. 이미 대중에게 친숙한 아티스트와 함께함으로써 버추얼 아이돌은 '낯선 존재'가 아닌 '새로운 협업 파트너'로 인식된다.

다음으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다. 버추얼 아이돌이 토크쇼나 게임 예능에 출연해 인간적인(혹은 캐릭터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실시간 모션캡처와 AI 기반 대화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이를 통해 버추얼 아이돌은 단순한 '영상 속 존재'를 넘어 '소통 가능한 캐릭터'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위 사항을 통해 독자적인 음악 프로그램 출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오프라인 콘서트 참가로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질 것이다.


일본 사례에서 배우는 생활 밀착형 전략

일본은 버추얼 아이돌과 버추얼 캐릭터가 가장 성공적으로 대중화된 시장이다. 그 성공의 핵심은 단순히 '공연장'이라는 특별한 공간에만 머물지 않고 소비자 일상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는데 있다.


하츠네 미쿠의 생활 밀착 전략

하츠네 미쿠는 콘서트를 넘어 일본인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은 캐릭터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도시락, 음료수 패키지에 등장했고, JR 동일본 철도와 협업해 홋카이도 신칸센 특별 도색 열차를 운행했다.

이러한 접근은 소비자들에게 "버추얼 캐릭터는 특별한 팬들만의 것"이라는 인식을 깨뜨렸다. 출퇴근길 편의점에서 여행 중 탄 기차에서, 지역 축제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면서 버추얼 캐릭터는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닌 '익숙한 일상의 일부'가 됨을 보여줬다.


키즈나 아이와 지자체 협업 모델

버추얼 유튜버 키즈나 아이는 일본 관광청의 공식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지방 지자체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치바현 관광 홍보 영상에 출연하고, 지역 특산품을 소개하며, 실제 관광객 증가라는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는 버추얼 캐릭터가 단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실질적 경제 가치를 창출하는 존재'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국내 버추얼 아이돌, 우리나라 일상 침투 전략, 유통 및 패션 채널과 전방위 협업

물론 이는 한국에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CU, GS25 등 국내 대표 편의점 체인과 협력해 버추얼 아이돌 캐릭터를 활용한 도시락, 음료, 과자 패키지를 출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단순 패키지 디자인을 넘어,QR코드를 통해 독점 음원이나 포토카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집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매일 수백만 명이 방문하는 편의점에서 버추얼 아이돌을 마주치는 경험은, 자연스러운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짐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여기에 MZ세대 중심으로 패션 브랜드 협업도 염두해 볼 수 있다. MZ 세대층이 선호하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나 SPA 브랜드(무신사 스탠다드, 스파오 등)와 협업 컬렉션을 출시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버추얼 아이돌이 입은 의상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거나, 캐릭터 그래픽을 활용한 한정판 라인을 선보이는 것이다. MZ세대에게 '입을 수 있는', '소유할 수 있는' 버추얼 아이돌은 훨씬 친근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수익화의 선순환 구조 만들기

대중매체 노출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팬덤이 확대된다. 팬덤 확대는 콘서트 관객 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티켓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개선하는 결과를 낳는다. 더 나아가 관객 수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늘어나면, 대형 공연장 사용이 가능해지고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동시에 대중매체 노출은 부가 수익원도 창출한다. PPL, 광고 모델 계약, 캐릭터 라이선싱, 굿즈 판매 등 다각화된 수익 구조가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버추얼 아이돌이 '대중적 IP'로 자리잡으면 단순히 콘서트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된다.


결국 대중성이 곧 수익성이다

버추얼 아이돌 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의 4만원대 티켓 가격 구조에서 벗어나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해야 한다. 그 해답은 대중매체를 통한 노출 확대에 있다. 휴먼 아티스트와의 협업 무대, 예능 프로그램 출연, 단독 음악 프로그램 무대 등 단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버추얼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과 이질감을 낮춰나가야 한다.

여기에 일상 속에서 부담없이 마주하는 빈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도 요구된다. 아침 출근길 편의점에서, 지하철에서, 카페에서, 스마트폰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버추얼 아이돌과 마주칠 때 거부감은 사라지고 이들과 친밀감은 배가 될 것이다.

대중성 확보는 단순히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수익 구조 전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변화다. 일반인이 더 많은 사람들이 버추얼 아이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 비로소 이 산업은 틈새 시장 또는 서브 시장 개념을 넘어 주류 엔터테인먼트로 도약할 수 있다.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12화창작패러다임 변화 그리고 버추얼 콘텐츠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