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이 있죠?
한곳에 오래 머물면, 부패한다는 의미입니다. 부패하는 형태는 다양한데요. 공통점 있습니다. 본래의 성질, 그러니까 본질이 훼손된다는 겁니다. 맑은 물이 탁해지고 신선한 우유의 맛이 상합니다. 곰팡이가 들기도 하고, 악취가 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부패한다는 건, 생명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네요. 생명이 없는 물체가 부패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으니까요. 생명력이 다하면 멈추게 되고, 멈추니 부패하게 됩니다. 흐르지 않은 고인 물이 썩는 이유가 됩니다. 몸도 움직이지 않으면 퇴화하는 것처럼 말이죠.
몸뿐만이 아닙니다.
사람은 몸과 그 안에서 흐르는 생각으로 존재합니다. 생각도 흐르지 않고 멈추면 퇴화하는 거죠. 그래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피가 아닌, 생각이 흐르게 하라.” 피도 흐르지 않으면 생명을 잃게 되지만, 그보다 생각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피가 멈추면 생명을 잃는 것처럼, 생각도 멈추면 살아있는 이유가 없다는 거죠. 생각은 항상 하는 건데,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생각이 그렇게나 중요한 거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동의하기 어려운 거죠.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생각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감정은 어디에서 오나요?
생각에서 옵니다. 불쑥 올라오는 감정의 출처(?)를 살펴볼까요? 불편한 감정이 올라왔다고 해보죠. 최근에 느낀, 그때의 감정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그냥 갑자기 불현듯 그렇게 감정이 찾아왔나요? 아닐 겁니다. 그 이유가 있습니다. 외부에서 보거나 들은 상황이라고 말할 겁니다. 누군가의 기분 나쁜 말투 혹은 기분 나쁜 행동 때문이라는 거죠. 하지만 정말 외부 영향 때문일까요?
같은 상황이지만, 감정 상태가 다른 적은 없었나요?
후배가 실수했을 때, 한 번은 굉장히 꾸짖었지만, 한 번은 관대하게 넘어간 적이 있지 않나요? 비슷한 비중의 실수였을 때 말이죠. 있었을 겁니다. 그때의 상황을 돌이켜볼까요? 왜 같은 상황인데 다른 감정이 올라왔고, 그에 따른 행동을 했었나요? 전자의 상황은, 후배가 실수하기 전에 안 좋은 다른 일이 있었을 겁니다. 후자의 상황에서는, 기분 좋은 다른 일이 있었을 것이고요. 그렇지 않나요? 사전의 일들로, 후배의 실수를 받아들이는 생각이 달라진 거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감정 상태를 결정한 것은, 후배의 실수가 아니라 본인의 생각이라는 겁니다.
어떤가요?
설득력이 좀 있나요? 생각이 중요하다는 이유가, 설명이 좀 되나요? 외부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생각이 감정을 결정하고, 감정은 행동을 결정합니다. 어떤 생각이 흐르게 해야 하는지 잘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나는 주로, 어떤 생각이 흐르고 있나요? 나를 살리는 생각이 흐르고 있나요? 아니면 나를 죽이는 생각이 흐르고 있나요?
물은 고였을 때 썩습니다.
하지만 생각은 흐르더라도, 어떤 생각이 흐르냐에 따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합니다. 죽이는 생각은, 아예 생각하지 않는 것보다 더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나를 살리는 생각이 흐르도록 계속 방향을 설정하고 그리로 가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 어떤 생각이 흐르게 할 계획인가요? 그 생각이 나를 살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