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롬니 <해밀턴 부인>
[명화로 보는 19세기 역사이야기] 2, 넬슨 제독과 해밀턴 부인 (1805)
-조지 롬니 <해밀턴 부인>
1805년 트라팔가 해전에서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를 물리치고 나폴레옹의 유럽정복의 꿈을 좌절시킨 영국의 호레이쇼 넬슨 제독. 그는 12세에 해군에 입대하여 미국 독립전쟁을 비롯하여 당시의 지중해와 대서양의 거의 모든 해전에서 승리를 거둔 바다의 신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전쟁의 댓가로 그는 1794년 코르시카섬 점령시에 오른쪽 눈을 잃었고, 1797년 빈센트 곶 전투에서는 오른팔을 잃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798년 이집트를 정복하고 인도로 진출하려던 나폴레옹의 프랑스 함대를 추격하여 격파하며 나폴레옹과의 인연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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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3년 드높은 명성을 떨치던 36살의 넬슨이 나폴리에 기항했을 때 나폴리의 환영식장에서 나폴리 주재 영국 대사인 해밀턴 경의 부인인 29살의 엠마 해밀턴과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다. 당시 나폴리 사교계의 유명인사였던 사랑스러운 해밀턴부인을 본 순간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5년후인 1798년 엠마 해밀턴은 나폴리 왕국의 마리아 카롤리나 왕비로부터 프랑스와 나폴리간의 비밀협약과 군대의 주둔 등의 중요정보를 듣고 이를 영국 해군에 알려준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영국 해군은 지브롤터를 돌아 시실리섬에서 보급을 받고 나서 이집트 원정중인 프랑스와 격돌한 나일작전에서 크게 승리를 거두게 된다.
당시 사령관 넬슨은 나일작전의 승리를 도와준 해밀턴 부인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나폴리를 방문하게 되고 여기서 엠마와 넬슨은 재회를 하게 된다. 둘 다 가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뜨거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30살 연상의 엠마의 남편은 이를 알고도 묵인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넬슨을 친구로 생각하고 불륜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기도 하였다. 영국으로 돌아와 넬슨은 엄청난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부인과의 이혼을 감행하였고, 1801년엔 그들 사이에 딸 호레이시아가 태어났다. 1803년엔 남편 해밀턴이 죽으면서 거액의 유산을 엠마에게 남겨주었고, 남편이 죽자 그들은 더 이상 거리낌없이 동거에 들어가게 되었다.
1803년 나폴레옹 군대의 영국침략에 대비해 해군 총사령관이 된 넬슨은 트라팔가 해전에서 승리하면 정식으로 엠마와 결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는 트라팔가르 해전을 승리로 이끌지만 적의 총탄에 맞고 전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엠마는 정부에 반대에 의해 세인트 폴 성당에서 거행된 넬슨의 장례식에 조차 참석치 못하게 되었다. 그 후 그녀는 재산을 관리하지 못하고 빚에 쪼들리다 감옥에 까지 가는 등 실의속에서 고생만하다가 1813년 사망한다.
이 그림을 그린 조지 롬니는 영국의 초상화가로 당시의 영국 초상화의 쌍두마차 조슈아 레이놀즈와 토마스 게인즈버러에 가려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교묘한 묘사와 고전적 화풍의 초상화로 알려진 화가였다. 그는 특히 엠마 해밀턴을 뮤즈로 하여 수십편의 초상화를 그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롬니는 엠마를 모델로 40여점의 초상화를 그렸다고 한다.
원래 이름이 엠마 하트였던 엠마는 대장장이의 딸로 태어나 빈곤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자유분방했던 그녀는 열네살부터 여러 남자를 사귀다가 귀족 찰스 그레빌을 만나 상류층에 필요한 교양과 예절부터 노래와 댄스 등을 배우면서 우아하고 기품 있는 여성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 이후 그레빌의 친구였던 조지 롬니를 만나서 초상화의 모델이 되면서 조지 롬니와도 사랑에 빠졌다. 그런데 2년후 그레빌은 도박으로 진 빚을 대신 갚아준 나폴리 대사였던 백부 해밀턴에게 엠마를 양도하게 되고, 그녀는 나폴리로 건너가 해밀턴 부인이 되었던 것이었다.
그녀의 넬슨 제독과의 파란만장한 사랑이야기는 1941년 비비안 리와 로렌스 올리비에 주연의 영화 <미녀 엠마(That Hamilton Woman)>로 영화화되기도 했던 세기의 스캔들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Nvk8ULEEro
++ 조지 롬니 (George Romney, 1734~1802) <해밀턴 부인 (Lady_Hamilton),_(1791), Blanton Museum of Art, USA 더 보기
엠마 해밀턴과 비비안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