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뉴질남편 Aug 29. 2022

결혼과 경력단절

아내 이야기

결혼을 함으로 여성이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는 한국과는 달리(특히 한국교회 안에서), 이민을 와서 아내의 삶은 참 많이 달라졌다. 좋은 남편을 만난 것도 요인이겠지만(응?) 아내도 반드시 일을 해야만 살 수 있는 뉴질랜드 이민의 삶이 아내의 삶을 경력단절이 아닌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게끔 만든 것 같다.


한국에서는 결혼 후에 목사의 아내인 사모로 살아가야 했던 숙명이 운명인 줄 알았던 아내, 하지만 이민을 와서 공부를 하고 직장을 잡아 일을 하는 아내를 보면 지금까지 따라와 준 그녀가 안쓰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아내에게 결혼은 경력단절이 아닌, 그녀 인생에 전혀 없던 경력을 만드는 기회가 되었고, 더 공부를 권하고 직장 잡으라고 권하는 가장으로서의 내 리더십 덕분에 엄마나 목사의 아내가 아닌 그녀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결국 아내도 남편 하기 나름이고, 남편도 아내 하기 나름이다. 한쪽만 죽어라 희생해서 한쪽만 바라보거나 자식만 바라보는 불쌍한 인생이 되지 않기 위해 서로가 자아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이런 이야기를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한국에 있는 선배 형님께 들려드리니 깜짝 놀라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는 형이 배운 학문을 삶으로 실현하며 살아가고 있구나 대단하다!”


정말 이게 대단한 것일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살아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기에 그리고 내가 만약에라도 먼저 가면 아내 혼자 삶을 살아내야 하기에 나는 이런 선택을 했을 뿐이다.(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괜히 사모라는 틀 안에 여자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틀 안에 아내를 가두지 말고 강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독려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자립하고 함께 동역할 수 있게 육아든 살림이든 네 거 내 거 없이 상황에 따라 둘이 닥치는 대로 같이 살아내야 하는 삶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세 가지 견뎌야 할 무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