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섬타로} 열다섯 번째 상담일지
몇 개월 내내 함께 하게 되는 손님이 있다. 비슷한 연배에 비슷한 성향을 가진 서로가 잘 맞는 탓도 있고, 사연과 속마음을 속속들이 알게 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늘 오전 9시쯤 찾아주시는 Y라는 손님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면 마무리의 시간 즈음엔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는 함께 성장하는 중이다. 함께 울고 웃다 보니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어쩌면 우리가 짓는 표정도 꽤 비슷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분은 오래 만나오며 마음 편치 않았던 남자 친구에 대해 정리하고 싶은 마음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매일 온전한 자신을 찾기 위해 수행 중이다. 매번 비슷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질문의 방향성도, 타로가 보여주는 대답의 흐름도, 이제는 일관성을 갖고 더 단단해지는 중이다. 시간이 가도 이렇게 함께 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기에 우리가 함께 성장할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친구 중에도 정기적으로 타로를 보는 친구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질문을 하지만, 진짜 중요한 질문은 자신의 현재 위치와 성장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를 때,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복해서 질문하다 보면 객관적인 내 상태를 체크하게 되고 소중한 조언을 얻을 수도 한다. 타로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에겐 유난히 타로 결과 역시 척척 들어맞는다. 분명 그 결과를 믿는 그대로 만들어내는 사람의 의지라고 생각된다. 여러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때 들은 그 결과를 반드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을 때 사람은 더욱 노력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타로의 순기능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인간이 가진 잠재의식의 힘은 무엇보다 강력하다. 남다른 높은 이상을 지니고 더 높은 차원을 꿈꾸고 준비하는 자에겐 그에 맞는 결과가 따라온다. 그 이상이 그저 꿈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로 실현되기 위해선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겠지만, 노력 못지않게 강력하게 믿고 밀어붙이는 힘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앞의 두 사람의 믿음은 너무나 특별하고 강력하다. 반드시 자신이 잘 될 것이란 믿음,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내 인생은 잘 풀려나가고 있다는 믿음 말이다. 타로카드가 먼저 보여주지 않아도, 그들은 분명히, 언제나 믿고 있었다. 터무니없이 짧고 연약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한 인간의 생을 건너가는데 희망, 믿음, 의지와 긍정, 특히 사랑이라는 연대의 감정이 주어졌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많은 이들에게 타로가 애매모호하고 불안정한 마음을 씻어주는 큰 응원과 믿음의 씨앗이 되어주길 바라며 오늘도 두 손 모아 기도하게 된다.
...... 마법은 우리를 구속하거나 억압하는 세속적 법칙과
영적 법칙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그 모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것이든 될 수 있다.
- 메리 K. 그리어 <황금 새벽의 여인 Women of the Golden Dawn>의 저자
* 숲섬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