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섬타로 May 15. 2024

당신에게 타로가 필요한 이유

{숲섬타로} 열여섯 번째 상담일지



  남자 친구가 지금 다니는 직장에 매여있는 것 같아요. 그곳 차량을 사용하는 대가로 할부금을 본인이 내더라고요. 그곳을 그만두면 그 차도 반납해야 한대요. 그대로 다니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당장 중고차라도 사는 게 나을까요? - 내담자님의 질문



  손님들의 질문 중 흔한 것은 A가 좋을까요, 아니면 B를 선택하는 쪽이 좋을까요?라는 질문이다. 두 가지 모두 선택했다는 가정하에 카드를 펼쳐본다.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가 확연히 좋다면 답변도 명쾌할 텐데, 대체적으론 두 선택 모두 장단점을 가지며 특히 두 가지 모두 괜찮은 선택이거나, 두 가지 모두 조금은 하강하는 흐름일 경우가 많다. 선택의 결론은 A냐 B냐,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본인이 가진 에너지나 상황의 흐름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객에게 두 가지의 선택지 모두를 보여주는 영화나 드라마들이 있다.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슬립의 능력을 지닌 주인공들은 자신이 겪은 과거의 결과를 뒤바꾸거나 되돌리기 위해 몇 번이고 그 시간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대부분 그 결과를 바꾸지 못하고 좌절하거나, 그 순간을 모면하더라도 선택과 무관하게 이야기는 같은 지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이 결과에 대한 원리를 타로카드의 메이저 카드 22장 중 10번째 카드 운의 수레바퀴(The Wheel of Fortune) 카드로 설명하고 싶다. 


 

운의 수레바퀴 카드는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순환의 흐름과 이동을 상징한다



  우리가 거대한 수레바퀴를 타고 있다고 가정하면 가장 정점에 있을 때를 기점으로 서서히 내리막을 향해 하강하다가 바닥에 닿은 후 서서히 상승운을 타고 다시 정점을 향해 올라갈 것이다. 운이란 사람이 변경할 수 없는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뜻한다. 전환점, 완성이나 이동, 운명적인 변화나 행, 불운의 기회가 오는 일 등도 이 카드에 속한다. 바퀴는 우리가 사는 세상 자체를 상징하는데 계속해서 회전하는 일 자체가 '영원한 일은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지금 가장 정점에 있더라도 그 일은 끝날 수 있고, 지금 가장 불행한 듯 느끼더라도 그 시간은 끝나고 서서히 상승하는 운을 타고 좋아질 수 있는 것이다. 그 순환과 변화 자체가 우리의 삶인 것이다.



  언제나 상황은 변할 수 있단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변한다고 불안할 일도, 슬플 일도 없을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성숙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며 기꺼이 변화할 의지가 있는 자만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 결국 스스로 기회를 찾고, 많은 일들을 경험하며 배우는 수밖에 없다. 문제를 대비하고 주어진 상황은 받아들이며 서서히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만이 지금의 자리를 벗어나 앞으로 나아간다. 타로는 0번 바보 카드로부터 시작해 10번 운의 수레바퀴를 지나 21번 완성과 종결을 뜻하는 세계 카드로 마무리된다. 타로 자체가 거대한 수레바퀴를 한 바퀴 회전하는 여행에 빗댈 수 있다. 카드 한 장마다 그 안의 정과 역의 뜻이 숨어 있고, 장단점이 있다. 단 한 장도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카드는 없다. 마치 우리의 매일과 순간이 내 마음먹기와 해석에 따라 행불운이 뒤바뀌기도 하고 평온하기도 불안하기도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1년과 10년의 운을 결정하고, 내가 살아온 인생의 흐름을 만들고, 앞으로의 날들을 결정짓는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태도와 마음가짐이다. 그것이 내 결정에 색깔을 부여하고 힘을 결정짓는다. 결국 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나 자신의 선택인 셈이다. 



  선택의 장단점을 알려드리고, 실은 이 두 가지 중 무엇이든 실행하는 남자 친구의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가 결정될 것 같다는 설명을 드렸다. 다행히도 손님은 내 해석을 찰떡처럼 잘 알아들으셨다. 



  아, 그러네요. 맞아요. 언제나 그랬어요. 본인의 결정보다는 저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 말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 사람이 결정하도록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게 좋겠어요. 자신의 선택에 스스로 책임지길 바라면서도, 저 역시 그걸 늘 방해했던 것 같아요 A든 B든 그 사람이 결정하도록 기다리며 저도 제 할 일을 해야겠어요. - {숲섬타로}의 열여섯 번째 상담일지 中



  자연의 많은 것들은 저절로 균형을 이루고 중용을 찾는다. 우리들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에 우리 안엔 저절로 정화하고 조화를 이루는 균형추가 존재한다. 그러나 복잡한 현대사회는 우리의 원래 습성조차 잃어버린 채 방황하고 병들게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평온을 찾기 위해 요가를 하고 명상을 한다. 차를 마시고 취미활동을 하고 사우나를 하고 산책을 한다. 사람들이 선택하는 수많은 도구들 중 타로가 있다. 타로는 내면의 상태를 비추기도 하고, 현재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결국 타로카드를 사용해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상태는, 타로 없이도 저절로 나를 알아차리고 균형 있는 상태, 주변과 나 자신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스러운 상태로 존재하는 일이다. 상담이 끝나고 나면 기도하게 된다. 타로가 없어도 될 정도로 당신의 하루가 평온하길 바라게 된다(단, 손님 없이는 타로리더의 존재도 무의미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다).





* 숲섬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이전 19화 타로와 단골손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