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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숲섬 May 22. 2024

나의 수호천사로부터

{숲섬타로} 열일곱 번째 상담일지


 "제게 수호천사가 있다면 지금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지...
 그 천사가 주는 메시지를 듣고 싶어요."


 단골손님에게서 받은 요구사항이었다. 허무맹랑하다거나 터무니없다는 생각보다는, 어쩌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이렇게 잘 알고 계실까 신기하게 여겨졌다. 수호천사의 메시지라... 타로가 주는 조언의 메시지를 자주 읽어드리고 있었는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잠시 막막했으나, 카드를 펼치자 곧 전해야 할 말들이 명확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타로를 읽을 땐 무조건적인 집중과 연결, 그것이 전부이다. 수호천사는 그의 곁에 있는 게 분명했다.




 "세상을 탐험하며 맞게 되는 온갖 감정들이 날 힘들고 지치게 할지라도 그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일을 가장 즐거워하시잖아요. 늘 타인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고 챙기느라 그동안 나를 챙길 시간이 없었어요. 내 마음은 늘 뒤로 밀쳐져 있었어요. 지금 답답함, 조급함을 크게 느끼는 이유는 내 마음이 주는 신호를 오랫동안 무시해 왔기 때문이에요. 타인들에게 하듯 내게도 깊은 관심과 관용이 필요해요. 가장 먼저 내가 내 마음을 이해하고 나를 편들어줘야 하는데 언제나 타인 먼저 배려하느라 마음이 이제는 지쳐버렸어요. 지금의 지치고 힘든 감정마저, 외롭고 불안한 감정마저 나 자신의 일부라는 사실을 그저 인정하기만 해도, 가만히 나를 안아주기만 해도, 편안하게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된대요. 곧 힘을 되찾을 수 있대요. 생각해 보면 정말 어렵고 힘들었을 때도, Y님은 안전했고, 건강했고, 다시 일어섰어요. 나를 지켜주고 응원하는 존재는 언제나 내 편에서 내가 나의 삶을 살아가기를,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가장 가까운 곳에 내 편인 사람들이 있어요. 늘 함께 해서 고마운 줄 몰랐던 그들에게 "고마워요."라고 소리 내어 표현해 보세요. 더 많이 웃게 되고 사랑하게 될 거래요.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당신에게, 내가 늘 말하는 것처럼." - {숲섬타로}의 상담일지 中에서



 우리 안에는 늘 두 개 이상의 의지가 공존한다. 선과 악, 천사와 악마, 혹은 긍정과 부정이라 이름 붙일 수 있겠다. 두 의지는 함께 떠오르지만 결국 선택을 받고 하나의 힘으로 고정된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우리의 삶의 태도 역시 결정되게 된다. 나에겐 늘 천사가 곁에 있다고, 혹은 늘 불운이 함께한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내게 일어나는 사건들은 선택할 수 없지만, 그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만은 언제나 나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 그리하여 결국 수호천사를 내 곁에 존재하는 진실로 만드는 의지야말로, 인간이 가진 놀라운 능력인 것 같다. 어쩌면 신이라는 존재도 고대의 인간들에 의해 발명된 존재인지도 모른다. 이 상담 후로 나도 내 수호천사가 나에게 주는 메시지를 들어보게 되었다. 고요한 마음으로 믿고 상상해 본다. 날개가 있든 없든 선선한 표정으로 내 표정을 들여다보고 내 이야기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는 수호천사의 존재를. 


  타로리더가 된 뒤로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요동치며 변화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았으나 존재하던 것들을 조금씩 알아보게 되면서 삶은 좀 더 깊고 풍요로운 기운으로 가득 찬 신비롭고 거대한 정원 같다. 작지만 내게 주어진 공간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며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가꿔가고 싶다.




* 숲섬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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