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결과가 나온 날, 담임이 상기된 표정으로 교실에 들어섰다.
"자, 이번 시험 결과가 나왔다. 손미나 일어나."
'왜 굳이 일어나라고 하는 거지?'
미나는 긴장된 마음으로 벌 받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나가 이번 중간고사에서 전교 1등을 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손미나가?"
"와, 진짜 대박이다"
"반장은? 반장보다 잘 봤다고?"
담임이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미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멀리서 반장이 차가운 눈빛으로 미나를 바라봤다.
"자, 미나. '갑자기'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 친구들에게 좀 말해 줄 수 있겠니?"
담임은 '갑자기'라는 단어에 유독 힘을 주어 말했다. 미나는 담임이 뭔가 의심스러워한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어떻게 된 건지 미나 역시 알 수 없었다. 다만 이상한 할머니가 준 노트에 쓰면 모든 게 현실이 되었다. 미나는 어젯밤 가채점을 한 시험지를 책상 위에 펼쳐놓고 이게 혹시 꿈이 아닐까 몇 번이나 팔과 볼을 꼬집어 보았다. 하지만 꼬집을 때마다 아픔은 고스란히 미나에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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