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왔어~~”
“응. 왔어?”
지소는 경쾌한 발걸음으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다.
“기분 좋아 보이네? 오늘 뭐 재밌는 일 있었어?”
요즘 부쩍 기분이 좋아 보이는 딸의 모습에 지소의 엄마도 안심하듯 웃으며 물었다.
“아니, 그런 건 없는데 암튼 나쁜 것도 없어”
지소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지소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학교에 가면 지소를 좋아해 주는 친구도 있고, 무엇보다 누군가 자기를 뒤에서 욕하지 않고, 따돌리지 않는 게 정말 다행스러웠다. 사실 지소는 그전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자아이가 지소를 좋아한다는 이유였다. 마침 그 남자아이를 좋아하던 여자아이가 자기와 친하게 지내는 아이들과 지소를 험담하기 시작했고, 지소의 사진을 몰래 찍어 자기들끼리 돌려보며 sns에 올리기까지 했다. 결국 그 사건으로 학폭위가 열리고, 그 친구들에게 봉사활동 명령까지 내려졌지만 지소와 지소의 부모님은 전학을 택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그 아이들의 얼굴에는 진심은 없었다. 지소는 그 아이들이 있는 학교를 계속 다니는 것이 이전의 괴롭힘보다 더 견디기 힘든 괴롭힘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전학 온 지소는 절대 그 학교에서 눈에 띄는 여자아이들의 심기를 건들지 않아야지, 조용히 지내야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소는 예쁘게 생긴 아이였다. 최수빈은 지소에게 관심을 보이며 먼저 친하게 지내자고 손을 내밀었다. 알고 보니 최수빈은 자신의 주변을 예쁘고, 잘생긴 아이들로 채우고 싶어 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자신이 예쁘다는 말을 들어야 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무리 지어 다니며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는 걸 즐기는 듯했다. 지소는 그런 최수빈의 모습이 어쩐지 유치했지만, 또다시 따돌림을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얼마 안 있으면 고등학교를 가고, 그때는 좀 더 거리를 두고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언제부터인가 최수빈의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수빈이의 괴롭힘의 대상이 될까 봐 전전긍긍하며 수빈이가 누군가를 괴롭히면 동조했다. 때로는 직접 물건을 빌리고 되돌려주지 않으며, 때로는 같이 험담을 하며. 하지만 그럴수록 지소의 마음은 불안함으로 곪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몇 달 전, 최수빈이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못하기 시작하면서 지소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소는 이제 학교가 즐거웠다. 그리고 공부에도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지소는 좀 더 노력해서 가고 싶은 대학도 생겼다.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은 지소는 00 대학교에서 연기 공부를 진지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더 알아보고 도전해 볼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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