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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섭 Dec 12. 2018

당신을 위로하는, 나폴리탄 스파게티

여섯 번째 접시, 여섯 번째 이야기

 누구나 하염없이 쓸쓸해지는 날이 있다. 자신의 그늘을 타인에게 드러내기 싫은 순간, 어떻게든 공허해진 나를 채우기 위해서 생각하는 밤. 그런 생각 모여 일본의 만화 원작이며 이제 익숙한 이름이 된 '심야식당',이 곳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과 몸의 허기를 달랜다. 거기서 그들은 위로를 얻는다.

 

심야식당의 마스터 - 출처 넷플릭스-


 위로가 필요한 오늘


 심야식당의 '마스터'는 알 수 없는 인물이다. 늦은 시간 영업을 시작해서 술도 제한을 두는 식당. 정해진 메뉴는 없지만 매일 '돈지루'를 끓이고 손님을 기다리는 남자. 누가와도 항상 일관된 태도의 모습, 잘 들어주는 사람. 그는 매력 있다. 매일 밤거리에서 방황하는 이들이 심야식당의 문을 열고, 저마다의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각자의 사연과 함께 찾아온다. 그런 그들을 '마스터'는 잘 들어준다. 들어주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 오늘이었다.

 

나폴리탄 스파게티

어디 지역의 요리세요?


  가장 먼저 나폴리탄 스파게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손님이 묻는다 '마스터 이 스파게티는 어디 요리인 가요?' 나도 보면서 저건 당연히 나폴리가 들어가니, 이태리 어딘가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었다. 당연하게 이름에 근본이 드러나는데.. 망설임 없이 생각할 수 있었다. 아니었다. '나폴리탄 스파게티'는 완벽히 일본의 요리다.  번역되는 어체에서부터 다른데. 나폴리의~라는 이탈리아어는 이미 Napolitana이며 우리가 아는 나폴리탄을 검색하려면  Napolitan으로 검색해야 한다. 즉 우리는 모르고 있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난 후, 미국이 일본에 들어오면서 만들어진 이 요리는 미군의 주둔지에서 생겨났다. 대량의 토마토 케첩과 면을 그냥 비벼먹는 것에서 발전하여, 토마토소스에 면을 볶고 채소와 햄을 추가한 요리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부대찌개처럼 미국의 주둔과 함께 생긴 요리라고 보면 편할 것 같다. 


 나폴리탄 스파게티는 일본의 대중적인 요리로, 어느 경양식집에나 준비가 되어있는 추억의 요리였다고 한다. 젊은 세대의 추억이 아닌, 이전 세대의 추억이 스며든 요리. 일본의 대중문화에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만화 심야식당뿐 아니라 '응답하라 시리즈'를 원작자로 알려진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에서도 꼭 카페에서 나폴리탄 스파게티를 팔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에게 얼마나 친숙한 요리인지 알 수 있다.

아다치 미츠루의 크로스 게임 

나폴리탄 스파게티

 

재료: 토마토 케쳡, 소시지, 양파, 피망

마늘, 올리브유, 스파게티면

후추, 파마산 치즈

1. 사용할 재료를 썰어서 준비한다. (이 사진은 3인 기준)

2.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재료를 모아서 볶아준다.

    *마늘-양파-피망-소시지

    *불맛이 날 정도로 아삭한 식감은 취향

3. 삶은 면을 넣고 볶는다

   *알덴테(심이 있음)도 좋지만 푸익은 일본 스타일

4. 토마토 케첩을 넣고 비비고 볶아준다.

    *간단하다 하지만 맛이 있다.

완성.
이렇게 만들기도 가능하다.


맛도 좋다


 일본인들도 모로 가도 10중에 8은 맛있다는 이 요리. 간단하고 맛있다. 설명하자면. 우리에게 익숙한 토마토 케첩에 적당한 채소의 싱그러움과 소시지가 주는 짭짤함이 균형감이 좋다. 새콤달콤하고 짠맛이 도는 보편적인 맛에 씁쓸한 피망이 색다름을 준다. 그리고 파마산 치즈를 듬뿍 올려 먹으면 고소해지고, 핫소스를 뿌려먹으면 살짝 매콤해진다. 얼마든 변형이 가능하고, 베이컨을 더 넣어서 고급스럽게 먹어도 좋다. 간편하고 맛도 좋다. 싫어할 수 없는 무한한 매력이 있는 스파게티다.


먹고 힘내자


 요리를 먹으면 힘이 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먹어서 힘내고 싶은 날이 있었다. 영화 속 요리로 설명하기 이전에 '심야식당'을 드라마로 많이 봤고, 이전부터 요리가 궁금했다. 그 속에 사람들이 저마다 가지는 사연과 위로를 받는 과정은 현실적이지 않지만, 납득은 가능했다. 올해 초 나는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많이 풀었다. 종로에서 어학점수를 마련하기 위해 학원을 다녔다. 학원비 아껴보자고 조교를 했는데 아침 8시에 학원에 나가서 두시가 되어야 점심시간이 생겼다. 진짜 많이도 먹어댔다. 하지만 욕심이 크면 우물도 깊다고. 참 많이 힘들었다.


 전염시키기 싫었다. 모두 비슷한 고민에 힘들어하는데, 위로를 받는 사람이 되어 의존하기 싫었다. 혼자서 풀어야 했고, 자연스럽게 부엌에 들어가서 팬에 온도를 높였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먹을 수 있는 양을 보통 만드는데 그 날은 6인분짜리 면을 다 삶았다. 푸짐하다 못해 과한 양의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속으로 말했다 '먹고 힘내자'그리고 마법처럼 힘이 났다. 


 위로가 필요한 날, 나폴리탄 스파게티는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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