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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오미 Oct 07. 2020

감정일기

쉿!

4월부터 꾸준히 빠짐없이 감정에 대한 일기를 적었다. 어떤 상황에 나의 감정이 변화했고 그 감정으로부터 어떠한 마음이 들었는지를 말이다. 사소한 일들까지 구체적으로 적은 것은 아니지만 간단하게 기록을 해두었고 감정으로부터 마음의 힘듦이 깊어질수록 조금 더 칸이 큰 곳에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적어두었다.


오늘 잠시 감정이 흔들려 감정 일기책을 꺼내 4월 처음으로 적은 일기를 다시 읽어보았다. 다시 읽는 내내 그동안 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감정일기 다시 읽는 내내 "정말 불안했구나", "열심히 버텼구나", "충분히 애쓰고 있구나", "잘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항상 아침에 일어나서 꼭 지키는 루틴이 있듯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과 이해하는 시간은 필요하다. 때로는 감정에 의해 잘하고 있던 것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고 때로는 감정에 의해 마음이 어느 순간 상처로 가득하여 다시 일어설 힘이 없을 때까지 힘들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무기력해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또한 우울함으로 가득 차 침대와 한 몸이 되어 계속 잠을 자기도 한다. 물론 마음이 아플 때에는 잠을 계속 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너무 오랜 시간 동안 마음이 아픈 상태로 방치 하진 않길 바란다. 자신의 마음은 스스로만이 알아줄 수 있고 먼저 손 내밀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으로부터 가장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로부터 알아주길 바란다면 그때 그 순간 동안은 위로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다시 우울한 감정이 느껴지고 정말 누군가가 당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을 땐 또다시 마음의 상처를 받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우선 마음이 힘들거나 지쳤다면 자신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마음이 편안해지는 노래 즉 클래식이나 잔잔한 팝송을 들으며 나만 볼 수 있는 감정일기를 적기도 한다. 또한 그때 그 상황에 이렇게 했던 것이 맞을까? 라며 나의 행동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그것이 감정에 치우친 잘못된 행동이 었을지라도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되 다음에는 조금 더 인지하고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마음이 지쳤다면 잠시 쉬어가도 된다. 우리의 인생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닌 자신과의 경쟁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슬픔과 기쁨 사이에서 반복된 감정을 만나겠지만 그래도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면 어떠한 일도 충분히 이겨 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엄마, 저는요
혼자 돌아다니며 세상의 따뜻함을 느꼈고,
그만큼 앞으로 나는 무수히 많은 슬픔을 겪게 될 거라는 걸 알았어요.
하지만 잘 이겨 낼 수 있다고, 슬픔보다 따뜻함이 더 많은 세상이라는 것도 알아요. 
엄마, 저는 이런 여행을 하고 있어요."
- <우물 밖 여고생 중에서> - 

오늘만큼은 오랫동안 지쳐있던 마음을, 그동안 무기력했던 마음을, 자신의 잘못을 자책으로 돌렸던 마음을 모두 따뜻하게 안아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정답이 없는 인생 속에 자신만의 정답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충분히 애쓰고 있는 당신에게 오늘만큼은 조금이나마 따뜻함이 더 많이 물들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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