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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부자, 그런데 백수를 곁들인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by 장대지
발레가 계속하고 싶긴 해?
그런데 왜 떨어져? 연습은 하니? 죽도록 하는 거야?
근데 네 발은 왜 그렇게 깨끗하고 예뻐?


유명한 드라마 대사가 불현듯 떠올랐다. 이거 나한테도 할 수 있는 말이잖아?


부자가 되고 싶긴 해?
그런데 왜 돈이 떨어져? 저축은 하니? 죽도록 하는 거야?
근데 네 통장은 왜 그렇게 깨끗하고 예뻐(?)?

할 말이 없다. 부자들이 쓴 책을 읽으면 늘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유형, '적당히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는 사람'과 나는 다를 바 없었다. 막연히 돈이 많았으면, 하는 것은 '바람'이다. 바람은 그저 바람처럼 지나가서 바람인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걸 원해'want'가 아니라 그렇게 될 거야'will'라는 결단이 필요하고 하던데. 내게는 그런 결단이 있었나 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돈을 좇아 일을 하면 몸과 마음이 괴롭고, 사람 나고 돈 났지 돈이 전부냐 하며 때려치우면 통장을 보는 마음이 괴로웠다. 일을 하든 하지 않든 마음은 괴로운 거다. 그렇다면 괴로운 이유가 일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건가? 맨 처음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생각해 보기로 했다.


Q. 나는 왜 일을 하는가?

A. 돈 벌려고. 일해야 돈이 생기니까!


Q. 그럼 나는 왜 돈을 벌고 싶은가?

A. 돈과 시간이 충분해서 배우고 싶은 걸 마음껏 배우고, 사랑하는 존재들과 하하 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Q. 일 안 하고 돈 버는 방법은 없는 거야?

A. 일 안 해도 돈 들어오는 시스템을 만들면 되지!


Q. 그 시스템 어떻게 만들 건데?

여기에 대한 대답과 기록이 앞으로 쓸 백수 일기의 주된 내용이 될 예정이다. 그까짓 일, 해도 안 해도 스트레스받을 거라면 돈 굴리는 시스템이라도 만들면서 받자. 늘 즐기면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헤맸다. 그게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지만, 될 때까지 하다 보면 하나쯤은 등장해 주시겠지.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적성에 맞는 행복한 일이 되든, 시스템을 다 만들어 놓은 다음 행복한 일을 하게 되든, 내 인생을 해피엔딩으로 만드는 건 내 선택이고 책임이니까 이제부터라도 온 힘을 다할 것이다.


넌 꿈이 뭐니?
앞으로 어떻게 살 작정이야?
작정이란 게, 계획이란 게 너한테 있긴 하니?


글 처음에 등장한 드라마 대사의 짝꿍이다. 이 뼈 때리는 말이 달콤 쌉싸름하게 들리긴 처음이다. 이런 매정하고 다정한 질문을 받지 못했다면 꿈도 작정도 없이 그저 되는대로 살아가는 인생이 반복됐을 테다. 나에게 스스로 꿈을 물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 각오인지 물어본다.


꿈. 거창해 보이지만 아주 소소하기도 한 게 바로 꿈 아닐까? 돈과 시간을 자유롭게 쓰며 소중한 존재들과 함께 웃고 싶은 것.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길까지 모두 꿈이 될 수 있도록 오늘을 살아보려고 한다. 흔히 말하는 '꿈'과 '인생의 목표'를 탐구하는 서른 살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용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시작에 앞서, 오늘도 부업 강의를 들으며 일단 고정 월소득을 얻으리라 다짐하는 삐약이 백리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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