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는 혼자 보러 다녀올게!
평일에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난 뒤에 주말 동안에는 함께 붙어있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보통은 남자 친구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린 다음 같이 늦은 아침을 먹은 후 주로 내가 계획한 일정을 소화한다.
나는 주말에 집에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다양한 것을 해보는 걸 좋아한다. 특히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바로 클래식과 전시회이다. 클래식 입문자와도 같은 단계이기 때문에 다양한 음악을 듣고 연주회를 다니고 있다. 그리고 전시회는 평소에도 좋아했는데 최근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많이 완화되어 다양한 전시회들이 열리고 있기에 거의 매주 찾아다니는 편이다.
그리고 나는 이 시간을 남자 친구와 함께 하길 원했다.
하지만 남자 친구는 집돌이고 평일에 빡빡한 스케줄을 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주말엔 집에서 푹 쉬는 걸 원하는 타입이다. 처음엔 내가 다니는 전시회, 공연 등을 같이 다녔는데 점점 남자 친구가 피곤해하는 게 보였다. 사람은 역시나 피곤해지면 짜증도 늘고 안보이던 것들도 보이는가 보다. 처음엔 뭐가 문제인지 둘 다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느낀 것은 각자 온전히 쉬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서로가 원하는 쉼, 휴식의 의미가 달랐다.
나는 주로 주말에 전시회, 연주회를 다니는 걸 좋아한다면 남자 친구는 집에서 온전히 쉬는 것으로 휴식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호했기에 우리의 쉬는 방식은 달랐던 것이다.
나는 남자 친구가 나와 같이 살기 전에 주말 중의 하루를 온전히 날 위해 쓰고 남은 하루를 쉬었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
휴식이 필요한 사람을 끌고 여기저기 다녔으니 주말이 지나도 뭔가 개운치 않았던 게 당연했던 것이다. 남자 친구는 한동안 어깨에 곰 한 마리 있는 것과 같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그제야 나는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책을 찾았다.
바로 전시회는 내가 혼자 가는 것! 아니면 취향이 맞는 (여자 사람) 친구와 함께 가는 것으로 정했다. 물론 남자 친구도 본인이 흥미 있어하는 전시회에 가는 일정이면 같이 간다. 하지만 각자의 휴식 방법이 다르기에 우리는 서로의 방식을 존중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에도 나 혼자 연주회를 다녀오는 동안 남자 친구는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서로 다르면 어때! 맞춰가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