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 완전해 보였고
그래서 그 길을 고집했지만
결국 행성의 길은 *찌그러진 원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상을 향한 집착에서 한 걸음 물러설 때
진보의 여지는 조금 더 넓어집니다.
*확연한 타원의 형태는 이해를 위한 과장입니다.
혹시 '발견'은
'발이 본다(見)'는 뜻 아닐까요?
발견의 확율을 높이려면
발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름난 학자들이
그러했듯이.
좋은 기억력을 가진 이들이 부럽긴 합니다만
창조적 변화란 망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요?
육면의 형태를 잃고 단맛이 되는 각설탕처럼.
껍질과 알맹이로 나누려 들면
실재를 놓치게 됩니다.
숨 막히는 열대야부터 수도관 터지는 혹한까지,
이 모든 거대한 변화는 지구의 자전축이
조금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견지하고 계신 당신만의 각이 있나요?
합리와 효율,
예술과는 좀 거리가 있지요.
인생이 예술이라면
한 번쯤 대책 없이 흐트러져야
작품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