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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코뿔소 Jan 11. 2021

1월 11일 외할매와의 통화

- 여보씨오

- 어 할마이

- 관희나?

- 뭔 맨날 관희냐고 해요 외손주지

- 아아 유핸이로구나

- 그래 유현이지

- 저녁 먹었나?

- 먹었소

- 무어 먹었나

- 통닭 사 먹었지요

- 밥울 안 먹고 통닭이나 사 묵었나? 왜서 밥을 안 먹고 마른 음식이나 묵나

- 마른 음식이 뭐요

- 그까정거 국물이 없어 노으니 마른 음식이지

- 국물이 없으면 마른 음식이요?

- 글쎄 그렇지

- 그래요 마른 음식 먹었소

- 야야, 마른 음식 자꾸 먹지 말고 국물에 따뜻한 밥울 묵어라

- 글쎄 알았어요, 할마이는 식사 하셨소?

- 응 할아버이랑 카레 해 먹었어, 카레에 영양소가 많다더라

- 그렇다데

- 저번쩍에 김장 하고서 허리가 아파가지고 여주 장에도 못 나가겠네

- 어디 자꾸 나가지 말아요 날도 추워빠졌는데 왜서 자꾸 나가

- 글쎄 안 나간다니, 너는 불 잔뜩 때지?

- 할마이 올겨울에 내가 추워 쌔사리가 빠지겠어서 보일러를 잔뜩 땠더니 가스비가 그만 오만원이 나왔잖소

- 그이 뭔 까스나

- 도시까스지 뭐야

- 그래 그렇지, 돈이 마이 나오더래도 불을 잔뜩 때고 자거라

- 나 걱정할 거이 있소? 할마이나 뜨뜻하게 때고 주무시오

- 하여튼 간에 장에 못 나가는데 얼마 전에 동네에 트럭이 왔거니

- 그런데요

- 할아버이가 계란 한 판을 샀는데 유해나, 너 얼마 주고 샀는지 아나?

- 얼마를 줬어요

- 구천 원을 달래더라 계란 한 판에

- 계란 한 판에?

- 글쎄!

- 계란 한 알에 삼백 원이나 그럼?

- 글쎄 그렇다니

- 세상에, 미쳤다 미쳤어

- 씨알도 굵지 않은 거이 한 판에 구천 원을 달래더라

- 내 참

- 출근은 어찌 하나?

- 내 저번 주에 주 사일을 집에서 있고 이번 주에는 사흘 나가요

- 마스크 꼭 끼고

- 할마이는 마스크가 많소?

- 그래 많아 걱정을 말아, 하애튼 간에 그놈의 코레나 때문에 문제다 문제야

- 코로나요?

- 그래 코레나

- 내 걱정 말고 어디 여주도 가지 말고 날도 추워 빠졌으니 집에만 있어요

- 그래 알았어, 밥 든든하게 먹고 불도 잘 때고 코레나 조심하거라

- 예에



강원도 사투리는 언제 들어도 너무나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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