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민 그레더의 <섬>
어느 날 섬에 오게 된 한 남자가 있었고 그를 둘러싼 섬사람들의 움직임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낯선 이방인은 기괴한 색깔로 덧씌워졌으며 결국 실체 없는 공포가 섬 전체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집단 광기에 둘러싸인 섬사람들은 배고프고 힘없는 이방인을 곡괭이로 위협하여 뗏목에 태워 파도 속에 떠밀어버린다. 사람들은 섬 둘레에 높은 장벽을 쌓고 감시탑도 세우고 스스로를 높고 깊은 섬안에 가두었다. 마지막 장면에 검은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에 불에 타고 있는 배가 보인다.
섬안의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증오하고 그렇게 그 안을 맴돌다 공멸하겠지. 배타성에 대한 인간의 민낯을 만난 이 그림책이 지금의 우리와 무척이나 닮아 있다.
서로를 믿지 못하고 상대방을 배제하고 혐오하는 지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삽시간에 온 세상이 얼어붙었다. 우한 교민들을 전세기로 데리고 와서 격리시설에 들어가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혼돈이 있었는지.. 게다가 중국을 혐오하고 서양에선 동양을 혐오하기 시작했다.
물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하여 예방하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한 때다. 그렇지만 사람은 바이러스가 아니다. 중국에 파견 나간 우리 이웃이고 중국에 터를 잡은 우리 친인척이기도 하며 중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우리 자식들이기도 하다.
우리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외로운 '섬' 이 되어 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갇힌 불안하고 외로운 섬 생활이 시작되고 있는 듯하다.
불타는 장면의 마지막 장은 '멸'로 가는 우리가 연상되어 무섭기까지 하였다. 총으로 망할 줄 알았던 인류가 '균'과' 우리가 망쳐놓은 '자연'으로 멸의 길을 가고 있는게 아닌가 걱정이 한 보따리다.
우리 동네 학교가 문을 닫았다. 수업일수 열흘이나 남았는데 돌연 문자가 오고 확진자 회사가 코앞이라 휴업명령을 받았다며 졸업식과 종업식이 취소되었고 졸업장과 통지표는 우편으로 배달될 것이라고 했다. 그곳을 보고 다른 학년의 반으로 이동하면 된단다. 아이에게 설명을 했는데 무서운 뉴스를 보면서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다. 친구들과의 마지막 인사나 선생님과의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간도 없이 부랴부랴 이루어진 종업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부가세를 가까스로 맞춰놓고 인건비와 겨울 비수기로 3개월 예비비를 설정해놓았는데 일상이 얼어붙어 장사가 안된다.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통장 잔고가 바닥나기 시작했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 모든 영세상인들은 올 겨울이 혹독하다.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코로나로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에서 원자재 부품이 넘어오지 않아서 결국 자동차 공장들이 줄줄이 멈춰 섰다.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