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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모니카 Oct 20. 2020

평화의 마을에서 보여 준 사랑


아침에 살짝 햇빛이 비추는 듯하더니 한 낮엔 뜨겁게 내리쬤다. 반가웠다.


숙소에 머물면서 제일 좋아했던 공간


미사 시작하기 전에 야외 제대 뒤편에 있는

*청동 십자가(*나중에 따로 이야기 해드릴게요^^)에 들렀다가 우리가 늘 미사 하는 자리에 앉았다.
오늘따라 유독 사람들이 많았다.


야고보성당 가는 길 포도밭


'오늘 무슨 날인가?...'

유럽 국가 국기들도 걸렸다. 축제 분위기였다.

'진짜 무슨 날인가?'

영문도 모르고 미사가 시작됐다. 그저께 한국순례팀들이 또 들어왔다. 덕분에 오늘도 라디오로 한국어 통역을 들을 수 있었다.


햇살 좋은 날 야고보 성당


신부님 강론이 시작됐다. 와우! 듣자마자 깜짝 놀랐다.

'와~', '세상에~!', '어머나!', '이야.. 대단하다!'...
연실 추임새를 넣으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즐겨 앉는 아름드리 나무 밑 야외벤치. 거의 이 곳에 앉아 미사를 드렸다.



오늘부터 <국제 장애인들을 위한 피정> 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로 8회째입니다.
저는 피정을 준비하는 이들 안에서
경이로운 일을 보았습니다.
모두 하나로 일치된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너무나 다른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모두 일치를 이루었습니다.

서로에게 '섬김'의 자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섬기는 자세가 있을 때 일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메주고리예 본당 식구들은 섬기는 마음으로 자신들의 집을 무료로 내놓았습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해서

본당 식구들은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였습니다. 

올해는 '2,250명'이 오셨습니다.

이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일치를 이룹니다.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으로 하는 일들은 인간의 논리로는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이롭습니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아무리 힘든 일 중에도,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사랑한다면,

가족과 이웃을 받아들인다면, 일치는 이루어집니다. 우리 모두 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국제 장애인들을 위한 피정의 날 신부님 강론 중에서 일부



모두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영성체를 영하기 위해 양쪽으로 줄 서 있는 순례자들


이 곳은 '평화의 마을'이라 불린다. 그래서 그런지 다녀가신 분들은 한결같이 평화를 느끼고 간다. 평화의 마을에서 보여 준 큰 사랑, 이들의 일치는 섬기는 자세에서 나올 수 있었다는 신부님 말씀이 감동이었다.



섬기는 자세...


출처-페이스북 페이지 photo by 'Radiopostaja MIR međugorje'
누군가를 위해 초를 봉헌하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이다



사랑은 다른 이를 섬겼을 때, 누군가를 섬겼을 때 이루어질 수 있다. 나누고 베푸는 일은 쉽지 않다. 사랑이 없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누군가를 섬겨 본 일이 있었나. 섬기 듯 대해 본 일이 있었을까. 간혹 있었다 하더라도 얼마나 될까.'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다들 실천하면서 살지는 못하는데...
평화의 마을 사람들은 진짜 사랑을 세상에 보여줬다. 따뜻하게, 친절하게 그리고 낮은 자세로 섬기며.



한 수 제대로 배워간다. 사랑이 어떤 건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몸소 느꼈다. 순례란 길 위에서 우리는 삶의 지혜를 하나씩 얻는다.  


오늘은 <사랑>이다!



진심을 다해 섬기 듯 전하는 이 곳 사람들의 사랑에 진한 감동을 받았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며 오른손으론 엄마 손을 잡고 왼손으론 루칠라 손을 잡았다.

'평화를 빕니다~!'

저절로 환하게 퍼지는 미소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에 더 소중하게, 따뜻하게 살피며 인사를 했다.


그렇게 우리의 섬기는 자세는
제일 작은 곳, 그렇지만 제일 필요한 곳인
가족, 우리 안에서부터 시작됐다.


야외 묵주기도 길에서 로사맘과 모니카 루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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