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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의적 백수 Apr 09. 2019

6. 휴가는 눈치껏 당당하게!

신입사원을 위한 휴가 이야기

입문교육도 끝나고, OJT도 끝나고... 진짜 회사원이 되었다. 월급도 받아보면서 왜 사람들이 월급이 로그인하자마자 로그아웃했다고 하는지, 왜 월급통장을 텅장이라 하는지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리후생도 직접 경험해 보며, 다른 회사에 취업한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눠봤을 것이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르다 보면 어느새 휴가 시즌이 코 앞으로 다가온다. 오늘은 내가 휴가를 어떻게 썼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내가 입사했던 2008년만 해도 삼성에는 매년 근속연수에 따라 가산되는 일반 휴가가 있었고, 이외에 특별휴가라는 게 있었다. 신입사원은 이전 근무기록이 없으니 특별휴가만 8일이 있었다. 이후에 특별휴가가 없어지고, 신입사원들은 연차가 없었던 시기도 몇 년 있었던 걸 보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참고로 지금은 법적으로 신입사원에게도 연차휴가를 주는 것으로 보장하고 있다. (2018년 5월에 근로기준법 개정으록 입사 1년 차 최대 11일 휴가 보장)


삼성에서는 2년 차면 연차가 15일 보장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근속연수에 따라 2년마다 1일씩 늘어났다. 내가 육아휴직을 시작하던 2019년 3월 기준으로 내 연차는 20일이었다. (10년이 되었다는 뜻...ㅡㅡ;;;;)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해보면 사실 신입사원이 연차를 쓰기는 만만치 않다. 조직이 아무리 유연하고, 수평적이라고 할지라도 신입사원이 연차를 쓰기 어려운 이유는 있다. 그것은 바로 언제 써야 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입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조직의 연간 사이클을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어떤 업무가 어느 정도 로드가 걸리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차는 어떻게 써야 할까?


연차 쓰기 노하우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선배 활용하기

가장 좋은 것은 보통 사수라고 불리는 바로 윗 선배를 활용하는 것이다. 선배가 어느 시기에 휴가를 쓰는지를 파악해보면 대략적인 조직의 연간 사이클 중에 그나마 여유가 있는 시기가 나온다. 보통은 월말에는 정산을 위해 바쁜 부서가 있을 것이고, 어떤 부서는 프로젝트가 몰리는 시기가 있다. 이런 시기들을 잘 맞춰서 쓰면 되는데, 선배들은 대충 몇 번의 사이클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 (내 선배 중에는 신입사원이 빠져가지고 휴가 쓸 생각 한다고 하는 선배도 있었다. 요즘은 그런 사람 거의 없겠지만...)


연차 리셋 직전에 쓰기

눈치를 안 보고 연차를 쓰는 방법 중에 하나는 연차가 새로 리셋되기 직전에 쓰는 것이다. 삼성은 3월 1일을 기준으로 연차가 새로 리셋이 되는데, 이전 연말이 되면 연차를 독려하는 공지들이 많이 올라온다. 사실 연차를 독려하는 이유는 회사 입장에서 연차보상비로 나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간혹 어떤 회사에서는 부서장 평가에 부서원 휴가 사용을 반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평가 직전, 연차가 리셋되기 전에 휴가는 비교적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회사가 너무 좋아서 휴가를 쓰라고 권장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휴가를 즐기는 방법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남들과 반대로 휴가 가기

아예 남들이 잘 가지 않는 시기에 휴가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여름휴가라는 생각으로 많은 사람들이 여름에 휴가를 사용하는데, 굳이 더운 여름에 밖에서 고생하고 싶지 않다면 차라리 9~10월이나 겨울 휴가를 추천한다. 요즘은 해외여행을 많이 하기 때문에 각 계절별로 여행할만한 국가들이 많아서 충분히 휴가를 즐길 수 있고, 비수기에는 항공료나 숙박료를 절약해 안 그래도 가벼운 신입사원의 주머니 부담을 덜 수 있다.


대학생 방학시즌에 휴가 가기

대부분 신입사원들은 미혼일 테니, 이것도 개인적으로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혼자 여행 가는 것을 꺼리는 타입이거나 혼자 가기에는 조금 위험하다고 느끼는 국가를 가고 싶을 때에는 패키지여행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인도, 네팔, 남아공 등등) 그런데 보통 패키지여행은 나이대가 높은 분들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과 패키지여행을 가고 싶다면 대학교 방학 시기를 이용하면 좋다. 꼭 이성을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끼리는 같이 지내도 덜 불편하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갑자기 휴가를 가게 되어서 나이대가 좀 있는 분들과 인도 패키지여행을 가 본 적이 있는데, 거의 사진사 노릇하다가 시간을 다 보냈다. 그런데 다행히도 현지 가이드가 다행히 동갑이어서 매일 같이 술 마시고, 자연스럽게 인도 현지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회사는 연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다음 해에 연차 보상비로 지급하고는 한다. 하지만 이것도 노사 간 합의가 있으면 전부 보상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통상임금 기준으로 일할 계산해서 받는 연차보상비보다는 유급휴가인 연차를 최대한 사용해 쉬면서 일하는 게 더 이익이지 않나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본다.


PS. 삼성전자 같은 경우에는 연초에 미리 휴가 일정을 취합해서 시스템에 반영해 무조건 그 일정에 휴가를 가도록 해서 눈치를 덜 보고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떤 시스템보다도 상사의 눈치를 안 보고 휴가를 쓸 수 있는 회사가 최고이지 않을까... (과장 3년차때 간부가 휴가를 2주나 낸다고 엄청 잔소리하던 팀장이 생각난...그리고 휴가 갈 때가 되니 엄청 생색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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