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하여
지난번에 쓴 글에 이어서 오늘도 글을 써 본다. 나머지 5가지에 대한 이야기다.
6. 불편한 대중교통
제주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렌터카를 이용해 여행을 한다. 이는 대중교통이 육지에 비해서 불편한 것도 한몫을 한다. 제주의 대중교통은 여느 시골의 대중교통 같은 느낌을 준다. 시내를 연결하는 버스를 제외하고는 어떤 버스는 1시간에 1대, 혹은 몇 시간에 1대씩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제주 사람들도 자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버스를 타 보면 느끼겠지만, 대부분 자가운전이 어려우신 어르신들이나 학생들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제주의 인구가 100만도 되지 않기 때문에 버스를 수도권처럼 자주 배차하는 것도 한계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나마 택시 환승할인(800원), 버스 노선 개편 등을 통해 조금은 나아진 상황이고, 어느 다른 곳 보다도 버스 내에서 Wifi는 잘 터진다는 장점도 있다.
7. 운전하기 어려운 교통상황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자가운전을 하다 보면 제주는 참 운전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우선 도로에 차가 많지 않다는 점은 어디에서보다 운전하기 편한 상황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렌터카를 운전하는 초보운전자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운전하기가 어렵다. 갑자기 끼어들기, 급정거 등 자칫하면 사고 나기 일쑤이고, 재수 없게 렌터카와 사고가 나면 렌터카 업체는 배째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운전을 해야 한다. 그리고 주차 상황도 여의치 않다. 시내에 들어간다고 하면 더 주차공간이 부족한데, 길 양쪽에 주차하는 것은 물론 빈 공간만 보이면 차들이 빼곡히 주차되어 있다.
8. 비싼 물류 배송비
너무나 많이 알려진 내용이지만, 제주까지의 물류비는 좀 비싸다. 온라인 쇼핑을 하더라도 제주, 도서산간 지역의 추가 배송비가 붙는 것처럼 제주도 내에서 오프라인으로 뭘 사더라도 결코 육지보다 싸지는 않다. (물론 제주에서 생산된 삼다수나 당근 같은 것을 제외하고. 참고로 삼다수도 편의점에서 사면 비싸고, 하나로마트 같은 곳에서 제주도내 판매용으로 되어 있는 것을 싸면 엄청 싸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배송비를 줄이기 위해 이리저리 온라인 쇼핑들을 뒤져보는데, 쿠팡에서는 그나마 일부 품목들이 무료배송되어 활용할 수 있다.
9. 실효성 없는 제주도민 할인
제주도민으로 주소지를 옮기면 여러 가지 할인 혜택이 있다. 물론 항공권도 할인이 가능한데, 사실 자세히 보면 할인폭이 크지는 않다. 항공권 같은 경우도 할인권이나 특가상품은 할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와 차이가 없고, 그나마 일반권일 때만 할인이 되는데, 그 폭도 10~20% 정도다. 굳이 제주도민 할인을 받지 않더라도 할인권을 구매하는 것이 더 싼 것이다. 그리고 관광지 같은 경우도 도에서 운영하는 관광지는 30% 정도 할인이 되는데, 민간 관광지가 많은 제주는 몇몇 곳에서 10% 정도 할인받을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실제로 제주도민 할인이라는 구색만 갖추고 있을 뿐, 실효성은 별로 없다.
10. 지역주민과의 갈등
제주에 와서 듣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몇몇 곳에서는 토박이로 살고 있는 제주도민들과의 갈등이 있다. 타운하우스 단지에서 집을 짓는데, 이장이 와서 쓸데없는 걸로 트집 잡거나 시비를 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마음에 들지 않으면 타운하우스 단지 바로 옆에 농업용수 물탱크를 짓는다거나 마을 이장이 가진 건물 앞에 공영주차장을 만드는 등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강한 권한을 마을 이장들이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외지인 입장에서는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도 일부 존재한다.
이리저리 써 놓고 보니 불만만 가득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어딜 가나 이런 비슷한 문제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이런 불만들도 현실이구나 생각하고 일부는 받아들이고,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거라면 바꿀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