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천차만별 연봉 이야기
취업 준비를 하면서 회사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중에 하나가 바로 연봉이다. 취업을 목표로 하는 회사의 업종에 따라 연봉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러다 보니 모회사의 관계사나 계열사라는 것만 알고 지원해서 입사해 보면 크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늘은 연봉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연봉의 많고 적음은 있다
회사 생활하면서 다양한 관계사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연봉 이야기가 오고 가는데, 우선 삼성을 기준으로 내가 들은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연봉은 아래의 순서였다.(계약 연봉 기준으로)
금융권 > 중건설 > 전자 > 서비스
여기서 금융권은 삼성생명, 화재, 카드, 증권 등을 말하고, 중건설은 삼성중공업, 물산 건설 등이다. 그리고 전자는 삼성전자, 전기, 디스플레이, SDI 등이다. 서비스는 제일기획, 에스원, 에버랜드 등이다.
사실 계약 연봉만을 기준으로 보면 금융권이나 중건설이 연봉이 높은 편이다. 물론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건설 분야는 실적이 크게 부진하면서 연봉 동결 혹은 반납이 이어져 높지 않을 수는 있다. 일례로 2017년도에 삼성카드에서 온 대리 저 연차 직급의 후배가 하나 있었는데, 연봉을 서로 이야기하다 보니 삼성카드 대리 1년 차의 연봉이 제일기획 과장 1년 차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계약 연봉이 전부는 아니다
계약 연봉을 기준으로 하면 이야기했던 것처럼 금융권이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맞다. 하지만 연봉 외에 삼성그룹의 경우는 과거에는 PI, PS라는 보너스 제도가 있었다. 물론 현재에도 이름만 TAI, OPI로 바뀌었지만, 보너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PI는 Productivity Incentive, PS는 Profit Sharing의 약자로 PI의 경우에는 상, 하반기 각 1회씩 생산 목표를 달성 정도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이고, PS는 연말 회사의 초과이익에 대해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지급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경우에는 최근 실적이 부진했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PI, PS를 채워서 받고는 했다. PI는 기본급의 100%, PS는 연봉의 50%까지 지급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들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기본급을 기준으로 하는지, 연봉을 기준으로 하는지에 따라 신문 기사에서 보이는 숫자는 크게 차이가 난다. 가령 SK하이닉스의 경우 1700% 보너스 지급이라고 했지만, 이는 월 기준급의 1700% 인 것처럼 말이다. 어쨌든 이렇게 보너스까지 포함해 보면 금융권보다 삼성전자가 총급여는 더 많은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최근에 삼성화재 같은 경우에는 PS율도 높아서 전자보다 많이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연봉만을 보면 어디를 노려야 할까
연봉을 취업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면 그럼 어떤 회사에 지원을 해야 할까?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금융권이나 정유업계가 가장 좋을 것이다. 업무량에 비해서 연봉이 높은 곳이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로 정유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자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직급 높고, 나이도 좀 있으시지만, 격무에 시달리지도 않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바둑을 두시거나 신문을 보고 계시는 분들도 계시다는 이야기도... 갈수록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증가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직업적으로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금융권의 경우에도 디지털 자산이 증가하는 등 기존의 금융시장이 재편되고 있지만, 덕분에 새롭게 등장한 카카오 뱅크나 토스 같은 금융권에서는 높은 연봉으로 인력들을 빨아들이고 있어 다른 업종보다는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연봉만을 보며 취업할 것인가
세상에는 연봉이 높지만 숨겨진 직장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예전에 삼성그룹에 있던 화학계열사였던 삼성토털도 대표적인 예다. 당시에 200여 명 밖에 안 되는 직원 숫자로 공장은 자동화되어 있어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 PS도 전자의 눈치를 봐서 48%나 49%만 지급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다. 이런 것처럼 금융권을 제외하고 공장 자동화로 기계가 큰돈을 버는 회사들을 찾아보면 알짜 기업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앞서 관계사들 연봉에서도 언급했듯이 서비스직은 업무량에 비해 연봉이 많이 짠 곳들도 있다. 광고회사, 놀이동산, 병원 등은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고, 다른 기업들 중에도 유통 분야는 연봉이 많이 낮은 편이다. 본인이 분명히 해당 분야에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없다면 쉽지 않다.
나는 개인적으로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짧은 기간 일하고, 돈을 모아서 나오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연봉보다는 사람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돈을 많이 주는 직장도 시간이 흐르면 돈에 대한 감각은 무뎌지기 마련이고, 같이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로 나 또한 인개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같은 회사 동기들보다 많은 보너스와 높은 고과들을 받기도 했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한다. 갑질을 해야 해서 받는 스트레스와 폭언, 폭설들까지... 이런 것들이 정작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당연하다. 그리고 연봉이나 월급만큼 워라벨이 유지되는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월'급'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조직이 사람을 대하는 '급'이다
※ 앞서 연봉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의 코로나 사태는 업종별 연봉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될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