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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변화 리더십 스킬,
요청(request)

인간이 가진 잠재된 심리 중 하나는 존재감 확인이다. 존재감 확인은 ‘나는 도움이 되는 사람인가?’, ‘나는 필요한 사람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뤄진다. 인간은 조직에서, 사회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낄 때 수동적 태도에서, 능동적 태도로 바뀌고, 비협조적 행동에서 협조적으로 행동으로 변화한다. 그렇다면 ‘도움이 되는 사람’,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요청”이다. “요청”은 조직 구성원을 ‘고용된 자’에서 ‘필요한 자’로 변모시키고, 비협조적 행동을 협조적 행동으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만들어 낸다.

 매년 새해가 밝는다. 모든 리더가 출발선에 서는 것이다. 누군가는 경험이 있고, 누군가는 경험이 없다. 경험이 있든, 없든 리더는 모두 미래에 대한 “걱정”과 “기대” 그리고 “열정”으로 충만하다. “걱정”, “기대”, “열정” 3가지 마음이 출발선에 서는 순간 리더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든다. 리더는 출발선을 넘어 성과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그런데 성과를 향해 리더 혼자 달릴 수가 없다. 조직이라는 무리를 이끌고 뛰어야 하는 것이 리더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훌륭한 성과를 만들고자 한다면 훌륭한 펀처(puncher)가 되어야 한다. 훌륭한 펀처(puncher)가 되지 못한다면 조직을 짊어지고 뛸 수밖에 없고, 성과는 커녕 출발선에서 한 발자국 나아가는 것도 힘들다. 오늘은 훌륭한 펀처(puncher)가 되는 리더십 스킬을 행동심리학의 유명한 실험인 ‘다렌의 행동 실험’을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다렌의 행동 실험

 Wahler, Peterson, Morison이 쓴 “Behavior Research and Therapy(1965)”란 논문에 재미있는 실험 내용이 실려 있다. 6세 다렌의 행동실험이다. 6세의 다렌은 상당히 비협조적인 아이다. 언제 자야 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며, 언제 놀 수 있는지 결정할 때마다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기 위해 부모와 씨름을 하던 아이였다. 다렌의 부모는 아이의 치료를 위해 워싱턴 대학교의 가제트 아동발달치료센터(Gatzet Child Developmental Clinic)를 찾았다. 아이의 행동 치료를 위해 실시한 놀이 실험에서 다렌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엄마에게 상당히 비협조적인 행동을 구사했다. Wahler 박사는 다렌의 어머니에게 다렌이 비협조적인 행동을 구사할 때 철저히 무시하고, 협조적 행동을 구사할 때 지지하도록 요구했다. 다렌의 실험의 결과는 놀라웠다. 다렌의 비협조적 행동이 “0”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다렌의 비협조적 행동은 무엇 때문에 개선된 것일까? Wahler 박사와 그의 실험팀들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다렌의 행동 뒤에 보인 어머니의 반응 때문이다. 
 리더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성과는 조직 구성원의 행동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훌륭한 성과를 창출해내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의 협조적 행동을 리더는 이끌어 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다렌의 행동 실험이 리더들에게 시사하는 점은 적지 않다.


다렌의 행동실험으로 배우는 리더십 스킬

첫째, 행동을 선택하라!
 
다렌의 부모는 아이가 비협조적에서 협조적으로 행동하길 원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어떤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명확하다는 것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표적 행동이라고 한다. 리더라면 성과 창출에 필요한 행동을 표적 행동으로 선정해야 한다. 표적 행동은 추상적인 범주가 아닌 구체성을 띄어야 한다. 그래야 오해의 소지가 없다. 예를 들자면 “친절하다”가 아닌 “미소 짓다”처럼 말이다. 그리고 행동의 변화 여부를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관찰하고, 측정할 수 없는 행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뿐더러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다.


둘째, 행동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다렌의 부모는 아이의 행동변화를 위해 무시와 지지를 활용했다. 다렌의 비협조적 행동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하고, 협조적 행동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지지의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리더도 성과창출을 위해 선정한 표적 행동을 구성원이 행할 수 있도록 적합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적합한 방안이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 피드백할 수 있는 것’, ‘여러 번 사용해도 좋은 것’, ‘피드백에 걸리는 시간이 적은 적’ 이 4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 Beverly Potter는 ‘사람 경영을 위한 행동적 접근(1980)’에서 유용한 방안들을 제시한 바 있다. 그것은 칭찬하기, 미소 짓기, 고객 끄덕여 주기 등 ‘특별한 관심’과 휴식, 휴가, 업무 외 활동 시간 제공 등 ‘근무시간 조정’, 승진, 주식 및 수당 지급 등 ‘금전적 지원’ 그리고 의사결정 참여, 정책결정 참여 등 ‘참여기회’다. Beverly Potter가 제시한 방안을 참고해 조직 구성원의 행동 강화에 적합한 방안을 리더라면 찾아 운용해야 한다. 


셋째, 사전에 공유하고, 설명하라!
 
다렌의 행동실험에서 Wahler 박사는 어머니에게 다렌이 비협조적 행동을 하게 되면 철저히 무시하고, 협조적 행동을 하면 긍정적 반응을 지시했다. 즉, 다렌의 행동에 따라 어머니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것을 다렌이 체험하고, 느끼게 한 것이다. 이 점에 리더는 주목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실행하기 전에 계획을 공유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사전에 공유되지 않은 계획 실행은 오히려 화만 불러올 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넷째, 일관성을 유지하라!
 
다렌이 비협조적 행동을 했을 때 만약 어머니가 무시하지 않거나, 협조적 행동을 했을 때 즉각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다렌은 혼란에 빠졌을 것이고, 협조적 행동을 증가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조직 구성원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일관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은 변화하지 않거나,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구체적으로 피드백하라!
 
Wahler 박사는 다렌이 협조적 행동을 때 어머니에게 긍정적 반응과 더불어 요구한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다렌의 협조적 행동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어떤 행동이 어머니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고, 어떤 행동을 하면 어머니의 긍정적 반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를 알게 한 것이다. 리더도 다렌의 어머니와 같아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에서 무엇이 구체적으로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방향으로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강화할 수 있다. 


행동변화를 위한 리더십 기본 스킬은 “요청”이다. 

 다렌의 행동실험에서 어머니가 다렌의 비협조적 행동을 감소시키고, 협조적 행동을 증가시킨 핵심은 “지시”가 아니라 “요청”이다. “요청”은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인간의 잠재된 심리를 작동시킨다. 요청받은 일을 수행하면서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게 만든다. 그리고 존재감 확인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따라서 요청은 비협조적 상황을 협조적 상황으로 변화시키고, 비협조적 행동을 협조적 행동으로 변화시키는 기적을 만들어 내는 힘이라 할 수 있다. 
 리더는 앞서 언급한 바 있듯 성과를 창출해 내야 하는 사람이다. 성과는 리더 혼자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업무수행 활동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따라서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의 협조적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요청’은 리더가 발휘해야 할 기본 스킬이라 할 수 있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을 ‘고용된 자’에서 ‘필요한 자’로 변모시키고, 성과 창출을 위한 협조적 행동을 증가시키는 요청의 스킬을 갖추고, 제대로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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