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공부하지만, 성적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는 아이.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스킬 함양에 힘쓰지만, 실제 업무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직원.
아이와 직원의 문제는 도대체 무엇일까?
배움과 훈련의 성과를 일상생활 속에서 적용하고,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전이(transfer).
전이(transfer)를 통해 아이와 직원의 문제를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배워보자!
집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 수학도 척척, 영어도 척척, 과학도 척척이다. 공부를 알아서 척척하고, 난이도가 높은 문제들도 어려움 없이 푼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는 행복하다. 그리고 아이에 대한 기대도 크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게 아이가 들고 오는 성적표만 보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평소 공부하는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인 성적.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부모는 넌지시 아이에게 물어본다. “문제가 어려웠니?”, “공부한 곳에서 나오지 않았니?”, 아이는 부모의 질문에 상심이 가득한 얼굴로 답한다. “문제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왜 성적이 안 나오는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하는 기특한 자녀, 그런데 성적이 안 나오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의 마음, 형언할 길이 없다.
회사에서도 이런 직원들이 있다. 누구보다 높은 열정으로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스킬을 함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직원. 그들을 지켜보는 리더의 마음은 앞서 언급한 부모의 마음과 전혀 다를 바 없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에 비해 성적이 나오지 않는 아이, 업무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 대비 성과가 나오지 않는 직원, 이들이 가진 문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부모와 리더는 찾아야 한다. 전이(transfer)는 문제의 원인을 이해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데 유용할 것이다.
전이(transfer)에 대한 이해
심리학에서 말하는 전이(transfer)는 훈련한 내용을 일상생활 속에서 적용하거나, 실제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배우거나, 훈련한 것을 실제 생활(학습, 업무)에 접목해 사용하면 전이(transfer)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전이(transfer)는 ‘인간은 능력을 가진 존재이고, 능력은 훈련과 단련을 통해 연마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과 단련을 통해 능력을 향상하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주장한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정치 사상가가 존 로크(인간 오성론)이다. 또한 인지심리학자이자 인지학습이론 발달에 기여한 브루너(J. Bruner,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지식의 구조이론에서 원리나 개념이 전이(transfer)를 형성시킨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전이(transfer)는 스스로 공부하지만 성적이 나오지 않는 아이, 업무에 열정을 가지고,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식을 탐구하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는 직원의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 전이(transfer)를 위한 리더십 스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전이(transfer)를 위한 리더십 스킬
첫째. 실제 상황과 유사한 상황을 조성하라!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는 왜 시험만 보면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명확하다. 시험을 보는 상황과 공부하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험은 주어진 시간 동안 문제를 모두 풀어야 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시간 안에 다 풀지 못한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법은 명확하다. 주어진 시간 동안 실력을 100%로 발휘할 수 있어야 하므로 집에서 공부를 할 때 시험 상황과 유사하게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의 리더도 마찬가지다. 업무에 열정을 가진 직원,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을 탐구하는 직원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제 필드에서 이뤄지는 상황과 최대한 유사한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 자사가 직면한 문제, 경쟁사의 대응, 기술의 변화, 고객의 성향과 니즈 등 실제 벌어질 수 있는 상황들 말이다. 배움과 학습이 실제 업무에 전이(transfer)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교육/훈련 수단은 과거 수행했던 프로젝트다. 리더는 유사한 프로젝트를 선정해 그들을 교육/훈련시킨다면 실제 업무에 전이(transfer)되어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상황에 변화를 주라!
탐험가 중 훈련의 중요성을 말하지 않는 이는 없다. 그리고 훈련을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빠지지 않고 언급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탐험 중 직면하게 될 다양한 위험을 경험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미리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로 남극 탐험에 성공한 아문센(노르웨이 탐험가)의 성공 스토리로 상황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살펴보자. 먼저 남극의 날씨는 하루에도 수차례 바뀐다. 날씨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게다가 기온은 영하 90도까지 (기록된 최저 온도는 무려 -273.1도) 내려간다. 그 어느 지역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추위를 선사한다. 그리고 남극점을 향해 가는 동안 언제, 어디서, 어떻게 크레바스와 블리자드를 만나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다. 이러한 위험이 존재하는 남극 탐험을 위해 아문센은 어떻게 준비했을까? 아문센의 남극 탐험 일대기를 살펴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남극 탐험을 위한 준비기간 동안 에스키모인들과 함께 합숙한 내용이다. 아문센을 비롯해 팀원들은 에스키모인들과 지내면서 남극의 변화무쌍한 날씨, 혹독한 추위에 적응하는 방법, 크레바스와 블리자드의 위험을 식별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제 탐험과정에서 그 노하우들이 전이될 수 있도록 고된 훈련을 했을 것이라고 유추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것이 바로 남극 탐험을 성공적으로 만든 힘이다. 기업이 직면하는 경영 환경은 남극의 환경과 전혀 다르지 않다. 아니 더 변화무쌍하고, 더 불확실하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구성원의 교육과 훈련 상황에 적절히 변화를 주어 실제 업무에서도 그 역량들이 전이(transfer)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성공을 경험하게 하라!
전이(transfer)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무엇일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성공경험이다. 교육과 훈련상황에서 성공경험을 늘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교육과 훈련 상황에서 성공 경험을 어떻게 제공해 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스포츠 분야의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스케이트를 배우는 아이가 있다. 아이는 처음부터 얼음판에서 점프를 할 수 없다. 점프를 위해서는 먼저 스케이트 날로 얼음판에 설 수 있어야 하고, 오리걸음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미끄러지듯 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멈추고, 뒤로 움직이고, 크로스 오버 턴(crossover turn)을 배우 나서야 비로소 점프를 시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성공을 경험하게 된다. 얼음판에 서기, 전진 및 후진, 멈춤 및 크로스 오버 턴에 성공하는 경험 말이다. 훈련과정에서 성공한 경험들은 실제 피겨 경기에서 자신감을 가지게 하고, 전이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해 가장 어려운 것까지 성공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넷째. 점진적으로 통제권을 넘겨줘라!
실제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실제 업무에서 좋은 성과를 만드는 것은 부모나 리더가 아니라 아이와 직원이다. 즉, 교육과 학습의 주도권이 아이나 직원에게 있어야 한다. 부모와 리더는 전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상황을 조성하고, 시의적절하게 상황을 변화시키고, 성공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 그들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제권을 점진적으로 그들에게 넘겨줘야 한다. 통제권을 넘겨주게 되면 교육 및 훈련상황을 스스로 관리하고, 수정해 가게 된다. 그 결과 어떻게 될까? 그렇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이(transfer)로 나타날 가능성도, 그 효과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전이(transfer)는 벼락치기로 되지 않는다!
좋은 성적을 위해 벼락치기를 해 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벼락치기로 좋은 성적도 받아 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벼락치기로 공부한 것을 얼마나 기억하고, 얼마 동안 기억을 유지했는가?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험이 끝나자마자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전이(transfer)는 배우고, 훈련한 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적용하고, 사용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전이(transfer)는 절대 벼락치기로 되지 않는다. 직원이 배우고, 훈련한 것을 업무 수행에 전이(transfer)되게 하기 위해서는 꾸준함도 필요하다는 것을 리더는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