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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Oct 31. 2023

#2. HR의 방향

나를 설득하기

HR이 바뀌고 있다?! 정말??

요즘, 인사 관련 이슈나 아티클을 읽다 보면 이전에 비해 직원의 권한이나 대우가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SK 성과급 사태(?)에서 보듯, 점점 회사들이 직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거나 노력하고 있)다. 적어도 과거와 달리, 조직이 정한 성과급 지급 기준을 직급과 연공이 아닌 일이 되기 위해 기울인 개인의 노력을 제대로 인정하고 그 인정이 담긴 적합한 보상을 재고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반영하려고 한다. 그래서 조직이 커질수록 인사관리가 더 중요하지만 여전히 관행에 매여 HR은 ‘사람’의 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하다. 굳이 변화하지 않아도 어느 회사나 있는 직무가 HR이고, 채용~퇴직까지 내용은 달라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절차나 방식으로 누군가는 맡아 하고 있다. 그래서 제도나 정책들이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는 것이 많다. 최소한의 원칙 외에 과한 규정과 제도로 직원의 행동을 제한하며, 규정을 위한 절차와 그 일을 하기 위한 일들로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예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재택이 불가한 직무 담당자를 위해 어떤 '복지'를 주어야 하는지 고민한다고 한다. 그럼 재택근무는 복리후생인가? 웃프다;;; (오늘 받은 피드백 중 와 닿았던 'HR이 있어빌리티를 걷어낼 자기인식 과정이 꼭 필요한 이유이다'에 맞는 표현이다.)   

그래서, 리더가 시키는 일을 빌려오든 만들든 빠르게 조직 내 전파하는 것이 전략적 파트너로서 해야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유는, 리더가 대표이고 대표는 전지전능하니까. 모르는 게 없지, 다 맞지!



물론 한국 산업의 변천사를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한국은 지난 50여년간 압축적인 산업화를 겪으며 농업에서, 제조업, 테크 산업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며 숨가쁘게 달려왔다. 선진국을 앞에 두고 빨리빨리 쫓아가면서 그들이 했던 방식을 따라하며 달려왔고 그 선두에 달렸던 분들이 대부분 조직의 리더(부장급 이상)가 되었다. 선진국이나 글로벌 기업을 벤치마킹하며 가져온 답으로 조직의 사람과 일에 대한 제도, 규정, 정책, 체계, 문화를 만들어 일사분란한 관리와 통제로써 이끌어 온 것이다. 그래서 소위 ‘까라면 까’야 했고, 특/야근도 불사르며, 회식으로 팀워크를 위한 개인의 희생은 당연했다. 적어도 사업에서 사람만 잘 통제하면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과거의 성공 공식이 아직도 유지된 채 이어져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첨단 기술과 세대의 변화에 맞서 과거 방식이 사업 초기까지는 나름 먹힐지 모르나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우리만의 성공공식을 만드는데 한계가 발생할 것이다. 만들면 팔리던 시대는 이미 끝이 났고 생존과 직결된 성장이 지속해서 유지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람을 통제하는 즉, 일을 하는 사람을 관리하는 관점이 아닌, 자율적인 인간으로 바라보고 능력을 개발시켜 스스로 일을 알아서 하도록 돕는 관리 방식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조직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관점을 바탕으로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피터드러커도 경영자의 임무는 인간을 개조시키는 것이 아니며, 사람은 자율적으로 책임지는 존재로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HR은 어쩔 수 없이 변화해야 할지도

조직은 사업을 위해 존재하며 시장이나 사업의 변화에 따라 조직도 변해야 한다. 정확히는 조직의 일이 바뀌어야 한다. 날씨가 더우면 가을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지만, 기후가 바뀌면 살아갈 수 있는 장소를 찾아 떠나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시장, 고객의 변화에 맞추어 조직의 일도 바뀌어야 하며, 바뀌어 수행한 일이 현장 직원들을 통해 고객 반응이나 고객이 원하는 가치가 수시로 모니터링 되어야 한다. 그 모니터링이 Bottom-up으로 경영진의 경영 전략과 전술에 대한 의사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이 과정의 반복, 반영, 개선으로 조직 내 시스템에 의한 운영이 이루어지며 Top&Bottom의 소통이 쌍방향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HR이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이상 HR도 생존이 어려워진다(인사 기능이 점점 아웃소싱 되어 간다. 채용도, 레퍼런스 체크도, 성과관리도).


그래서 조직에서 일과 사람을 모두 다루는 직무가 HR이기 때문에, 기존 사람만 관리하던 역할에서 ‘일을 통한 사람의 관리’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적어도 조직 내 시스템을 일 중심으로 바라보고 조직의 목표 수립에 관여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기존의 조직 목표 설정에서의 Delivery(행정)에서 벗어나 각 부서단위(팀장으로부터)의 목표치를 받고, 그 목표치가 전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합한지, 너무 낮거나 높은 목표라면 유관부서와 함께 조정-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목표에 대해 충분한 오너십을 갖도록 만든다. 또한 목표 수립에 전구성원을 참여시켜 각 팀과 팀원들의 올바른 목표와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함께 협의하여 합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합의된 목표를 공식화하여 성과 측정과 평가의 발판도 마련한다. 그러면, 조직 내 구성원의 일이 목표에 의해 관리(수행)되며, 목표 달성의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팀장-팀원이 함께 협의-합의)을 통해 구성원의 참여와 몰입이 높아져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HR은 직무기술서를 통해 직무별 목표와 결과, 책임, 역할을 정리하며 조직 내 변수에 따라 목표가 바뀌었을 경우 개선과 업데이트를 통해 꾸준히 데이터화하여 축적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목적을 상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대안을 찾고 나은 상태로 만들어 가도록 이끌고 조직 차원의 지원(상사 지원 포함)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 결국, 올바른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는 조직 내 최선의 방법을 함께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게 우리 조직의 DNA이고 문화가 되지 않을까. 많은 인사 기능이 아웃소싱 되어도 목표 설정-수립-실행-피드백-결산은 아웃소싱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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