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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Nov 20. 2023

[테니스 이너게임] 테니스는 몰라도 된다

단, 읽는 동안 책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면

읽는 동안, 자아1(정신-명령자)의 지나친 간섭, 명령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자아2(신체-실행자)를 믿으며 겨우 책을 덮었다. '누가 모르는가? 알지, 아는데도 안되니까 그렇지'. 이 마음이 책을 내용과 속도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보니 페이지는 넘어가지만 잘 이해되지 않는다. 테니스 룰을 알아야 하나 싶지만, 쓸데 없다. 왜냐하면 책에서 계속 강조하는 말을, 내가 반대로 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이 책은 가끔 갈등의 상황에서 이너게임을 하고 있을 때 '나를 위한 글'로 쓰고 싶어 졌다. 내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위해 행동하기 위해서다. 나를 위해서!


#1. 이너게임은, 경기나 일을 대할 때 내면의 장애물(집중력 상실, 긴장, 자신감 저하, 자책 등)에 맞서 마음 속에서 펼쳐지는 자신과의 경기 즉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래서 이너게임의 목표는 자신을 신뢰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자신감을 통해 나를 믿고 내(자아1, 정신)가 나(자아2, 신체)를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책 :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잠재우면서 자신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고, 집중하며, 신체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신뢰하는 것이다]


#2. 이너게임의 좋은 기술(책에서는 신뢰와 집중)은, 나를 믿고, 어떠한 상황이나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 혹은 흔들리더라도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서는 테니스 경기를 하는 중에도 나의 부족한 점, 잘 안되는 자세, 잘 놓치는 기술에 대해 생각하는 것보다, 공을 바라보고 공의 움직임만 보며 공에 집중해서 경기에 집중하라고 한다.

[책 : 마음과 싸우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집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중략- 집중하면 마음이 평온해 진다. 마음이 현재에만 머물면 차분해 지는 것이다. 마음을 바로 이곳, 이 순간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 바로 집중이다.]

몸의 3가지 감각인 시각, 청각, 촉각으로 공에 집중하는 것이다. 먼저, 공을 지켜보고 공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라켓에 닿는 공의 느낌에 집중한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이건 간에 마음이 다시 다른 쪽으로 흐르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집중력이 없어서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을, 나를 위해 집중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자.

[책 : 오직 연습이다. 다른 왕도가 없다. 마음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려는 순간 다시 다잡아야 한다.]

결국 지속된 실행과 훈련이다.


#3. 자꾸 스며드는 자아1의 비판이나 지시를 조용히 시키는 연습도 해야 한다.

자신에 대해 자신의 행동(플레이)에 대해 좋다, 나쁘다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판단이란, 어떤 사건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보고 느끼는 것의 지극히 개인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남과 나는 다른데 자꾸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기 때문에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고 제일 안 좋은 것은 내 맘대로 남과 나를 모두 평가하는 것이다.

[책 : 칭찬은 결국 가면을 쓴 비판과 다름 없어요. 둘다 내 행동을 조정한거죠]

판단하지 않는 것은, 문제점을 방관하라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라는 얘기다. 오히려 좋지 않는 자세를 바꾸기 위해 계속해서 신경을 쓰고 긴장하는 것이 내가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지켜보고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4. 책에서 읽으며 인상이 남는 문장은, [책 : 학습이란, 정보의 수집이 아니라 행동변화의 주체를 인식한다는 뜻이다.]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운 것을 내가 소화해 내것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변할 것은 나라는 것.

[책 : 이전의 습관을 버릴 필요 없이, 새로운 습관을 들이면 된다] 굳혀버린 습관을 바꾸는데 들이는 것보단, 새로운 습관을 익혀 그 굳힌 습관이 나타나지 않도록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점점 나이가 먹을 수록 내 경험에 비추어 관찰의 대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쌓인 경험 만큼의 판단이나 의견이 개입된다. 살아오면서 경쟁의 상황에 많이 노출되어서 일까. 경쟁이 당연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겨야 한다, 혹은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내 스스로 멈추기가 어렵다.

책에서, 자아 1이 자아 2를 신뢰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일 먼저 제시한 것이 '공을 보는 것'이었다. 왜 공의 솔기를 바라보라고 했을까? 공은 아무런 말도, 평가도 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그저 상대선수와 내가 친 대로 날아만 갈 뿐. 그래서 점점 판단 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기르는 것이 내가 덜 고통받는 최선이 아닐까?


만약 이너게임의 상황을 내가 피할 수 없다면, 

Q. 나는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예전엔 갈등의 상황을 감정적으로 대하고 해결에 중점을 두었었다. 그래서 결과가 좋았느냐? 아니 나쁜 결과가 더 많았고 후회도 했지만 딱히 더 나아지는 건 없었다. 책에서도, 코칭을 통해서도, 다시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갈등을 바라보는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사람이 경험을 통해 학습한다면, 나 나름의 방법과 기준을 만들어 다시는 그 실패나 선택을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다.


Q. 이너게임의 주인은 누구일까?

선택도, 결정도, 생각도 내가 다 한다면 게임의 주인공은 나다. 그래서, 갈등의 상황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혹은 하고 싶은지, 아닌지)'에 따라 해결이 가능하다면 해결 방법 중 나은 선택을 하면 되는 것이고, 다만 해결방안을 찾기까지 나를 진정시키는 행동은 필요하다. 호흡을 가다듬고 잠시 멈추는 등의 방법들로 말이다. 해결할 수 없다면 '그냥 하는 것'이다.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바꿀건 내 생각 뿐이다. 그것의 생각을 바꾸는 것도, 선택의 결정을 하는 것도 결국 나이기 때문에 더 나은 해결을 만들어가는 나를 만들고 싶다면 필요하다면 상황에서 판단하고 결정하는 기준은 내가 만들면 된다. 이 기준들이 나와 맞아 간다면 더 자연스러워질테고 자연스러워지면, 그 행동이 오래 갈 것이다. 결국 게임의 룰을 나로 바꾸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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