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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Aug 12. 2024

[사업과 채용] 지원자가 가지면 좋을 면접의 태도

쫄지 말자!

10년간 채용을 진행하는 HR 담당자, 면접관의 경험만 가지고 있다가, 최근 지원자가 되어 보니 채용에 대한 생각을 여러가지로 하게 된다. [면접관 - 면접을 진행하는 HR 담당자 - 지원자] 3명의 입장이 모두 다르겠지만 3명이 모두 바라는 것은, 결국 (어떤 기준인지 달라도)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상대를 찾기 위해 서류를 통해 조건을 확인하고 그 다음 직접 만나는 것이다. 그 중 '지원자의 입장'에서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면접에 임하는 생각과 태도를 생각해 본다.


얼마전까지 지원자였던 내가 생각했던 면접은,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나 성과를 알리고 나는 이런 강점, 장점/단점이 있으며, 해당 업무를 진행하는데 어떤 전문성이 있는지'를 어필하는 시간이었다. 다만 그 어필의 시간이 대부분 내가 먼저 얘기하거나 PT를 한 것이 아니고 대부분 회사의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어필했다. 주로 명확하고 일목요연하게 이해되도록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들으면 딱히 문제는 없다. 그래서 잘 어필 했을까? 어필은 했어도 어필 되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결과를 통해 어필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과거 업무 경험으로 면접관, 면접 진행자로서 가졌던 '면접'에 대한 기존 생각(어필하는 시간)으로 내가 지원자가 되어도 '지원자가 선택받기 위해서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지원자도 결국 원하는 상대를 만나기 위함인데도 불구하고 '이래야 한다'는 것은 a) 수용적으로 요구를 받고 질문에 답하고 회사의 눈치(순간순간 실수 없나 생각하는 것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b) 내가 가진 성격을 다 드러내는 것보단 정제해서 분위기에 맞추며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는다. c) 가급적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어필하고 알린다. d) 아부까진 아니지만 그 회사의 사업적 특성을 보고 논리적이거나 중립적인 의견을 말한다.

그래서 원하는 대로 되었나? 앞으로도 계속 어필할거고, 설명할텐데 되지 않는다면 어떡해야 하나?




지원자는 을(乙)이 아니며 면접은 주어진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아니다.

면접, Interview. 단어 그대로 '서로 살피는' 시간이다. 살피는 것은 회사도 나를 보지만, 나도 내가 지원한 회사, 면접관이 내 (기준에 맞추어) 마음에 드는지 여러 질문이나 답을 통해 내가 기꺼이 나의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같이 일하고 싶은 회사이고 동료인지 살펴 판단하는 것이다.


마치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경쟁하려 면접을 보는 것이 아니다. 과거처럼 공채 여러 명이 한꺼번에 면접을 보는 상황은 거의 드물다. 대부분 2~3명 정도의 면접관과 지원자 한 명이 만나 면접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면접이 시간 싸움도 아니고, 누가 잘났나를 보여주는 시간도 아니다. 온전히 a) 면접을 '나(지원자)의 시간'으로 여기고 있는 그대로 나를, 그리고 내일 당장 같이 일한다고 내가 어떻게 일 하는 지 평소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것이다. 지원자 이전에 조직에서 일하는 실무자로서 나는 어떻게 했나 생각해 보았다. 상사의 말에 대답을 '알잘딱깔센'으로 설명했나? 아니다. 가끔은 '제가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왜요?'란 질문도, '말씀 하신 것을 저는 이렇게 생각/이해 했는데 맞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뭔가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은 물었고, 그것을 해야 하는지 물어 확인되면 쉽게 수용한 일도 있었다. 적어도 그 일의 주인이 '나'이고 결정권은 없어도 그 일을 주도하는 주도권은 나에게 있었기에 일이 더 잘 되기 위한 고민을 했었다. 고민을 푸는 방식이 질문이기도, 대화이기도, 정보를 찾거나, 학습이기도 했다. 그럼, 그 주도권을 가지고 일한 나를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로부터 질문을 받았을 때 이해가 안되거나 잘 모르면 내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아야 한다. 지원자도 질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인 나의 질문을 통해 그 회사(면접관)의 구성원의 질문이나 대화를 대하는 태도를 볼 수 있고 그 태도가 그 회사의 일하는 방식일 확률이 높다. 생각보다 조직에서 일의 'Why'을 중요히 여긴다면서도 정작 'why'를 물으면 성의껏 답하지 않는 회사들도 있다.


또한 b) 서로 살피기 위한 대화에 참여한다는 생각으로, 대화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고,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평소의 '나'가 상대의 말에 공격적이고 방어가 크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질문을 통해 다시 묻고, 확인하며 최대한 내가 가진 생각을 펼치는 것이다. 나의 생각도 말하고, 상대의 생각이 무엇인지도 묻는 그런 자연스런 대화가 되어야 대화가 되고 있다, 통하고 있다고 서로 판단하게 된다. 그럼 그런 대화를 만들기 위해 나(지원자) 역시 잘 듣고, 들은 말을 메모하며 그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부분은 공감이나 이해가 되지만 어떤 부분은 이해나 공감이 되지 않는지 다시 물으면 된다. 말을 주고 받는다 정도를 대화로 생각하면 안 된다. 문제의 표면적인 내용으로 이야기가 시작하더라도 질문을 통해 대화가 이어지면, 보다 문제의 깊은 내용을 서로 얘기하는 상황까지 가게 될 수도 있다. 그럼 문제를 꺼낸 회사도, 그 문제를 듣고 있는 나도 어느 정도는 대화가 '통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회사가 하는 질문에는 분명 의도가 있고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답 하느라 그 부분을 간과하지 말고, 혹시 이 질문은 현 회사의 어떤 문제와 연관이 있는지 물어 보아야 그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예로, 면접관이 'OO님이 채용에서 어떤 어려움은 없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어려움을 얘기하더라도 그 질문의 이면에는 현재 회사가 채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 질문을 한 것일테고 그렇다면 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 물을 수 있어야 한다.    


c) 그 대화에서 섣부른 판단이나 단정은 하지 않는다. 충분히 대화하고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 가끔 이상적인 상대가 어딘가에는 있다는 착각을 할 때가 있다. 회사도 그렇다. 공고를 통해, 홈페이지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은 전부가 아니다. 지원자 역시 내가 작성한 이력서나 경력기술서, 소개서가 나의 전부가 아니듯 말이다. 다만 단점은 같이 또는 내가 극복하거나 양보할 수 있고, 강점이나 장점을 생각하며 기꺼이 함께 할 수 있는지를 내가 판단하는 것이다. 적어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음에도 해소하거나 개선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고 덜컥 일하고, 일하면서 다시 공고를 찾고 지원하는 것은 나를 위해서도 지원하는 회사를 위해서도 옳지 않다. 완벽한 상대는 없다. 그러니, 내가 충분히 양보하고 극복할 만한지 따져보는 질문을 면접을 통해 해소할 수도 있어야 한다.




더 많은 태도나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면접을 지원자가 주도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대화를 통해 기꺼이 다닐만 한 회사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면접을 통해, 지원자인 평소 나의 태도를 돌아보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시험삼아 면접 보는 태도는 지양해야 하지만, 어필이 되지 않았던 경험을 통해 지향해야 하는 태도를 갖추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어필이 되지 않았다면 평소 일을 내가 대화를 즐기는지 그렇지 않는지 있는 것이고 결과를 통해 어떤 방식이 일이 되기 위해 적합한지 배울 다. 혹은 대체로 수동적이었다면 상대의 의견을 묻고 다시 나의 의견을 말하며 무엇이 좋은 결과를 위해 옳은논의하거나 대화를 하려는 시도도 있다. 지원자로서 경험한 면접을 통해, 그 면접이 갖었던 영향력이 내가 받는 코칭보다 단시간에 더 강한 깨달음을 주었다.



+++ P.S

읽으셨다시피, 저는 이직 중 입니다. 혹 구인 중인 회사나 담당자 분이 계시다면 연락 주세요~^^ .

저는 HR Generalist로서 작은 기업에서 실무형 리드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조직에 필요한 일을 세팅하고 정리하는 일을 하고 싶고, 10여년간의 노하우를 잘 발휘하여 조직 성장의 기틀을 함께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ysj03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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