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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i Apr 18. 2021

나에게 민감해 진다는 것, 몸과 마음 점검하기

얼마 전 부터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평소 앉아서 하는 일이 많다보니 의자에 앉았을 때 척추 중심의 기울어짐,

똑바로 걷고 있음에도 앞으로 쏠려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데스크업무가 많은 현대인이라면 응당 가질법 한 허리, 등 근육 부족이 원인일 것이라 짐작하면서도

코어와 근력은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어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점검을 받았다.


필라테스는 생각보다 운동이라는 단어보다 훈련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될만큼 재활에 가까운 운동이다.

첫시간에는 체형이 균형적으로 맞물려 기능하고 있는지를 위주로 체크하는데,

사진에 찍힌 나는 약간의 거북목과 중심축이 앞쪽으로 많이 쏠린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걸을 때 허리골반 부분의 땡김이 느껴졌던 이유가 앞쪽으로 치우친 무게중심을 이겨내기 위해

몸이 이를 보상하기 위해 허리로만 지탱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몸 전체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기 위해 어느 부분에 통증이 있는지 하나씩 알아가면서

필라테스 선생님이 계속 질문을 했다.

'어느 부분에 통증이 있으세요?'

나는 어느정도가 통증인지 가늠할 수가 없어 어떤 느낌일 때 이야기를 하면 되는지 물었다.

선생님은 간지러움도 통증에 포함된다는 이야기를 하며 어떤 미세한 반응이라도 이야기해주길 원했다.

지금까지 마음을 언어를 조금씩 공부하면서 상대의 민감함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경써왔지만,

정작 내 신체가 보내는 신호들은 짐작만 할뿐 섬세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의 언어는 감정을 통해 나타난다.

기쁨, 분노, 실망 등 다양한 감정들을 인지하고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이 마음의 언어를 읽어주는 것이다.

신체의 언어는 간지럼을 포함한 통증같이 내 몸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들을 섬세하게 인지하는 것이다.


불현듯 우리들은 평소에 신체나 마음의 표현들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생활을 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나가는 사회적 동물인 우리들은

타인의 기분이나 표정 등은 한국형 특유의 오지랖을 발휘해 민감하게 체크하고 눈치챈다.

그러나 정작 나에 대해서는 타인이 말해주는 반응을 통해 인지하거나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들은 생각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오지랖부리지 않고 눈치보지 않는다.

심리학에서 '자기인식', '객관적 자기'는 건강한 성인양식을 완성하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와 과정이다.

'자기를 안다는 것'이 가깝게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지부터 시작해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두는지, 상황에 따라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등을 단계적으로 확인하며 점검해 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이 신체에도 유사한 맥락으로 적용된다.

내 몸과 근육이 평소 자주 쓰는 방향, 선호하는 움직임, 이를 보상하기 위해 대체되었던 동작과 근육 등 객관적 자기 신체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섬세하게 신경쓰지 않아 어느새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몰랐던 신체의 언어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타인보다 나의 몸과 마음이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 민감하게 살피고 나에게 눈치보는 우리들이 된다면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일이 될 것이다.


by jared-rice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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