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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요리 Sep 18. 2023

육아란

25개월 아이에게 화내는 엄마, 나만 그래? 

20~21개월 무렵부터 말문이 터진 딸은 요즘 못하는 말이 없다.

회사를 갔다가 오면 "엄마 회사 다녀오셨어요!" 라며 인사를 하기도 하고, "엄마랑 아빠랑 할머니 할아버지랑비행기 타고 돌고래 보러 가요~" 같은 귀여운 문장을 말하기도 한다. 소통이 되니 너무 좋다가도 또 따박따박(?) 주장하는 아이에게 가끔 화를 내기도 한다.  

나는 정말 화가 없는 사람이다. 일하면서 짜증이 나고 열받는 일이 종종 있기는 해도, 너무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거나 하는 기분을 못 느끼며 살았는데, 자꾸 아이한테는 화를 낸다. 

자야 하는데 안 자고 침대에서 방방 뛰며 나를 밟고, 소리 지르고, 그러다 실수로 나를 밟고 때리면 버럭!!

밥 먹기 전에 간식 실컷 먹고 밥 먹으라고 주면 밥 안 먹고 돌아다니고 의자에서 일어나고 나간다고 하면 또 버럭!! 주로 이런 이슈들로 아이한테 화를 내게 된다. 

빨리 재우고 나가서 집 치우고, 회사 일 마저 하고, 나도 좀 쉬어야지!!! 생각하는데 같이 누워서 한 시간 반씩 있다 보면 화가 나는데, 막 화내고 나와서 일하다 보면 나 스스로가 이렇게 후지게 느껴질 수가 없다. 

요즘은 또 엄마에 대한 집착이 절정이라 내가 있으면 뭐든지 다 나랑만 하려고 하니 너무 좋으면서도 또 지치기도 하고 그렇다. 

고작 25개월 아이가 뭘 안다고 화를 내나? 아이에겐 내가 세상에 전부일 텐데. 이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거야. 생각하면서 또 반성을 해 본다. 세상에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어!! 는 아니지만, 육아만큼 내 맘대로 안 되는 일은 처음인 거 같다. 예뻐하고 뽀뽀하고 사랑해서 미치겠다가 -> 화내고 -> 혼내고 -> 반성하고 -> 다시 예뻐하고... 뭐 이런 성격 파탄자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안 잤다더니,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피곤이 가득한 얼굴로 "기분이 좋지 않아"라는 말을 하더라. 더 사랑해 줘야지, 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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