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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로빈 Sep 22. 2023

매번 말이 바뀌는 사람을 걸러라.

사업을 하다보면 처음 했던 말과 다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난 그런 사람들과는 한 번은 일해도 두 번 다시는 일하지 않는다.


소설을 쓰다보면 종이책 출간 보장이라는 조건을 내미는 출판사가 있다.


하지만 계약을 하고 원고를 납품하면 꼭 하는 말이 있다.


- 성적이 애매해서 안 되겠네요. 이걸로는 안 되겠는데 다른 원고로 써주시겠어요?

- 여기서 완결하는 걸로 하시죠. 더 이상 저희가 지원해드리는 건 힘들 것 같습니다.


먼저 투고를 한 것도 아니고, 자신들이 먼저 계약을 하자고 접근했으면서, 꼭 그런 식으로 나온다.

물론 회사를 운영하다보면 손해를 볼 때도 있다.

그래서 계약을 하려면 신중히 해야 한다. 본인들이 신중하지 않게 행동했으면서 그 핑계를 상대방에게 전가한다.


계약이란 상호신뢰를 위해 문서로 정리해두는 것인데.

계약을 했음에도 처음과 다른 조건을 제시하며, 그것을 따르지 않으면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곳을 수도 없이 겪어왔다.


난 그래서 출판사를 차렸다.

내 의지가 아니라 하도 말을 바꾸는 곳이 많아서 차리고 말았다.

그러한 이유 때문일까?

난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처음 한 말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한다. 거의 대부분 이행하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물론 손해를 볼 때도 있다. 몇몇 계약은 확실히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

하지만 난 앞으로도 작가와의 최초 약속한 계약은 끝까지 이행함으로서, 회사의 손해보다 회사의 신뢰도를 높이려고 한다.


수비드의 정석이라는 책을 낼 때도 작가님과 약속을 한 게 있었다.

3권까지 무조건 낼 것.

선인세도 종이책 출간으로는 파격적인 금액으로 계약했다. 그때 당시 금액이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했다.

그 후 작가님과 함께 유튜브도 같이 찍고, 거기에 대한 금액과 촬영비도 같이 지불했으며, 인세와 더불어 회사에 정규직으로 고용하여 인세와 별개로 월급도 지급했다.


다행히 첫 책은 2쇄 인쇄를 했고, 현재까지 2400부 정도 팔렸다.

두 번째 책도 현재까지 850부 정도 팔렸다.


하지만 3권은 나오지 않았다.

작가님이 3권 출간을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같이 한 작가님은 예전과 달리 사회적으로 많은 지위를 얻었다.


200여명이 되는 학생들 앞에서 특강도 하시고, 대기업으로부터 레시피 제조 의뢰를 받기도 한다.

반면 출판사에선 2,000여만원의 손해를 입었다.

하지만 난 그게 전혀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와 함께 하며 배운 유튜브 운영과 요리법. 그리고 직접 출판하는 방법에 대해 경험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작가님이 지금이라도 3권을 출간하겠다고 하면 난 기꺼이 그와 함께 할 것이다.

그게 손해를 보는 일이라 해도 난 기꺼이 그 일을 자처할 것이다.

내가 내 입으로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 * *

웹툰 또한 협업관계이기 때문에 다양한 갈등이 오고간다.

중간에 조건을 바꾸자고 하거나, 네가 일을 못하니 자신이 하겠다며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


난 그런 일이 발생하면 더 이상 그 사람과는 일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고 계약에 임했다가, 조금이라도 손해본다는 느낌이 들면 말을 바꾸는 그런 사람과는 절대 일하지 않는다.


아마 직장인들도 자주 겪는 일일 것이다.


입사 전 약속한 연봉과 실제 입사 후 받는 연봉이 차이가 난다던가.

입사하기 전 맡았던 직무와 입사 후 맡는 직무가 다르다던가.


처음과 말이 다른 사람, 기업과는 재빨리 연을 끊는 게 속이 편하다.

처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 열 번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주변에 말을 바꾸는 사람, 기업이 있다면, 절대 그 사람, 그 기업과 일하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굳이 그런 사람과 일할 필요가 있을까.


난 그래서 말을 바꾸는 사람을 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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