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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로빈 Sep 22. 2023

자기 고집이 강한 사람은 걸러라.

걸러야 될 사람들이 많다.

난 그 중 걸러야 될 1순위로 <자기 고집이 강한 사람>을 꼽는다.


자기 고집이 강한 사람 중에 걸러야 될 사람은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 사람이다.

리더의 자리에 있어보면, 자신의 체면 때문에 억지주장을 끝까지 고집하는 경우가 생긴다.


아랫 사람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자신의 완벽한 모습만 보이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난 여러 리더들을 경험해보았다.

그 중 최악은 역시나 <자기 고집이 강하면서 절대 사과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체면을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바로잡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 자신이 주장했던 바를 적극 추진하며 조직을 혼란에 빠트린다.


내 친구 중에도 그러한 사람이 한 명 있다.

술 자리에서 어떠한 주제가 나오면, 뭐든 아는 것처럼 그럴 듯 하게 말하는 친구다.


그 친구는 정말 다양한 주제에 대해 알고 있다.

채사장 작가님의 책, 지대넓얕처럼 넓고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누가 어떠한 주제를 꺼내기만 하면,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의 말을 무시하고 주인공처럼 큰 목소리를 내어 술자리의 화자가 된다.


그 주제에 대해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자주 틀린 내용을 말하곤 하는데, 그걸 지적할 때마다 20대의 나는 그의 억지주장에 모멸감을 느끼곤 했다.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해도, 그는 자신이 말한 게 맞다며 끝까지 주장하며 목소리를 키워 술자리를 자주 곤란한 상황으로 몰곤 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지금 사업을 하고 있다.

말도 잘하고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투자도 받아, 큰 기업으로 성장을 했다.

학벌도 좋고, 능력도 뛰어나고 추진력도 있는 친구이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하지만 최근 그 친구의 사업이 곤란함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가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자금 유통이 말라버린 것이다.

사실 코로나 이전에도 무리하게 자금을 운영해 월급을 주지 못해 나에게도 돈을 빌려달라고 몇 번이나 연락이 왔었다. 다음달이면 갚을 수 있다며 1주일만 빌려달라며 말이다.


그때 난 그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며, 너무 무리하게 확장하지 말라는 조언을 해왔다.

나 말고도 그의 주변 사람들과 임원, 직원들도 같은 말을 했다.

하지만 그는 나의 조언을 사실상 무시했다. 

더 큰 리스크를 짊어져 더 큰 돈을 벌기 위해서다.

모든 사람이 위험하다며 만류하는데도 회사의 대표인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현재에 와서는 리스크를 관리하지 않는 그의 성향으로 인해 회사는 자금란에 몰렸다. 그것도 꽤나 큰 금액이다.

그는 자신의 인맥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를 지원할 투자자를 찾고 있지만, 지금 시기에 투자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예측가능한 위험이었는데 왜 그는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을까.


나는 그가 잘 되기를 응원한다.

나 또한 그에게 받을 돈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잘 풀려도, 같은 상황이 올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가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한 상황이 왔음에도 단 한 번도 나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는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끝까지 추진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위험하다고 하더라도 그는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되면 자기 고집을 꺽지 않을 것이다.


난 그래서 그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

또 다시 그가 위험에 처한다고 해도 절대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20대에 보아온 그의 모습은 3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여전하다.

그는 과연 변할 수 있을까?

믿지 않는다.

그래서 난 자기고집이 강한 사람을 거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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